솔직하지 못한 기자님

번외 #2

번외 #2

'전정국의 첫 여자친구.'

(이름 뽑히신 분이 개인으로 말씀해주신 분이라 닉네임은 따로 밝히지 않겠습니다.)

(정국이가 여주를 잊으려 미국에 갔을 때로 생각해주세요!)

제이홉

여기 재미없어?

제이홉

나갈까?

전정국

아니야. 좀만 더 있어볼게.

제이홉

그래 임마.

제이홉

여기만 해도 예쁜 여자들 엄청 많지?

전정국

응.

전정국

예쁜 사람 엄청 많은데...

전정국

근데 전부 내 스타일이 아니네.

제이홉

하아-... 나 미국 이민 오고 너같은 놈은 처음 본다.

제이홉

얼마나 예뻐야 네 스타일인거냐?

제이홉

하긴... 너가 워낙 끝내주게 잘생겼으니...

전정국

...내 이상형 예쁜 사람 아닌 것 같아.

제이홉

???

제이홉

뭔 미친소리야.

제이홉

그럼 못생긴 여자가 이상형이라는 거야?

전정국

아니.

전정국

평범한 사람.

전정국

그냥 모든게 평범한 사람.

제이홉

....아니 그러면 여기서 여자를 찾으면 안돼지...

제이홉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제이홉

뛰어나게 예쁘고, 뛰어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인데...

제이홉

야, 나가나가.

전정국

응...

미국에 나가서 가장 최선을 다한 일은

취직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여주를 잊기 위한 일이었다.

첫 사랑.

결말이 정해져 있는 짝사랑.

몇 년 동안 반복해오다 보니 너무 덤덤해져

과연 죽기 전까지 다른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처음에는 여주보다 훨씬 예쁘고 멋있는 사람에게 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을 원하는 것이였다.

나를 위로해주고, 나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 말이다.

위이이이이잉-

전정국

옆집에 이사왔나 보네.

모처럼 쉬는 날 나는 먹을 것들을 사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사차를 발견했다.

몇 주 전 옆집이 이사를 갔기에, 이사 온 사람이 우리 옆집 사람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띵동 -

조은율

안녕하세요?

띠리릭-

조은율

어...?

조은율

혹시... 한국분....?

전정국

아, 네.

조은율

헐... 여기서 한국분을 다 만나네요!

조은율

저는 조은율이에요!

한국인이라서 놀랐고,

밝아서 놀랐다.

웃는 모습에 여주가 생각났다.

전정국

ㅎ 안녕하세요.

전정국

저는 전정국이에요.

조은율

와... 완전완전 반가워요.

조은율

친해져요!

딱 봐도 나보다 어려보이고, 서툴러 보였다.

처음에는 그런 감정이었다.

여동생 같아서 챙겨주고 싶은 정도.

조은율

하... 무거워.

무거운 짐을 양손 가득 들고 가는 옆집 여자가 보였다.

전정국

...끈 끊어지겠다.

후두둑-

조은율

헐... 끈이 끊어지냐...!!

전정국

푸흡...

너무 뻔하게 행동하는 옆집 여자가 웃겼다.

전정국

이 무거운 걸 어떻게 혼자 들려고 했어요.

조은율

어? 정국씨!

조은율

완전 반가워요!

전정국

이상황에 또 반가워요?

조은율

...아... 이건 제가 할게요!

전정국

됐어요. 어차피 집 가는 길 아니예요?

조은율

맞긴 한데...

전정국

들어줄게요.

조은율

...아.. 감사해요!!

말이 엄청 많았다.

집에 가는 10분동안 단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말을 했다.

조은율

근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전정국

음... 아무래도 은율씨보다는 많겠죠?

조은율

그럼 오빠라고 불러도 돼여?

조은율

오빠도 은율이라고 불러요!

전정국

물어봐놓고 답은 듣지도 않고 바로 오빠라고 해버리네.

조은율

헝... 오빠라고 부르면 안돼요...?

전정국

아니요, 돼요 ㅋㅋㅋㅋㅋㅋ

대책 없어 보이는 은율이가 가끔은 귀엽기도 했다.

조은율

안녕하세여 오빠!

조은율

일찍 출근하시네요?

전정국

....너 대학생 아니야?

전정국

학교 엄청 빨리가네.

전정국

공부 열심히 하나 보다.

조은율

그럼요! 저 완전 모범생인데요!

전정국

그래, 그럼 학교 잘 가.

조은율

네! 오빠도 출근 파이팅 하세여!

그 날 뒤로 은율이랑은 정말 많이 마주쳤다.

어떻게 매일 마주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정국

아으 힘들ㄷ...

전정국

은율아!

그렇게 몇 달동안 은율이와 나는 매일 아침 출근길, 그리고 퇴근길에 마주쳤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야근을 했고,

문 앞에서 자고 있는 은율이를 보고 깜짝 놀라 달려갔다.

조은율

어? 오빠 오셨어요?

전정국

야. 너 미쳤어?

전정국

왜 여기서 자고 있어?

전정국

지금 새벽 2시야.

조은율

헐...

조은율

저 오빠가 화내는 거 처음봐요.

조은율

신기하당.

전정국

농담할 기분 아니거든.

전정국

한국도 아니고 미국이야.

전정국

큰일나려고 진짜....!!

조은율

...너무 혼내지마요.

전정국

왜 여기서 자고 있던건데?

조은율

그냥요...

전정국

그냥이 어디있어!

그 작은 아이가 문 앞에 기대어 자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지도 않고 부모님처럼 다그치기만 했다.

그 때는 그냥 너무 걱정되어서.

큰일이라도 당했으면 어쩔까 싶을정도로 심장이 철렁해서.

그래서 그랬다.

조은율

...오빠 진짜 눈치도 더럽게 없고요...

조은율

.......짜증나.

울먹거리며 집에 들어가는 은율이를 보며 수많가지의 생각이 들었다.

아닐거라고 부정해왔던 게 아닐까.

나는 몇 년동안 여주만 좋아해왔다.

매일매일 여주를 생각했다.

그런데 난 지금,

여주 생각을 언제 했더라.

최근에 여주 생각을 한 적이 있던가.

순간 가슴이 찡해지는 기분이었다.

최근에 내 일상을 꽉 채우고 있던 사람이 누구지.

일하면서도 문득문득 생각나던게 누구지.

출근, 퇴근하면서 은근히 기대한 이유는 뭐지.

전정국

...하아...-

모든 의문점의 정답은 너다.

띠리릭-

전정국

.......

그 날 뒤로 은율이와 잘 마주치지 못했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단 한번을 마주치지 않았다.

마음은 은율이에게 있었지만,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 감정이 확실한건지도 모르겠고,

괜히 저지르고 후회만 남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렇게 불확실한 감정으로 몇 주를 보냈다.

그 날은 몸이 아파 1시간 늦게 출근했다.

전정국

.......!!

몇 주만에 은율와 마주쳤다.

얼굴을 보자마자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내 감정이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전정국

...야...! 너....

전정국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

조은율

........

조은율

저는 아침 6시 30분에 학교를 가지도 않고,

조은율

9시 30분에 집에 오지도 않으니까요.

전정국

.......

조은율

제가 오빠 좋아해서,

조은율

매일매일 보려고 기다렸거든요.

조은율

근데 요즘은 제가 그 짓 안해서,

조은율

그래서 우리 잘 못 마주친거예요.

전정국

아직도,

전정국

아직도 나 좋아해?

조은율

.......

전정국

난...

전정국

난 좋아해.

조은율

.......진짜요?

전정국

어.

전정국

너무 늦게 알아줘서 미안해.

조은율

.......

조은율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 좋아한다고 고백하는데,

조은율

솔직히 누가 거절해요...

조은율

아... 진짜...

전정국

...나 받아주는거야?

조은율

그럼 뭐, 차일거라고 생각했어요?

전정국

ㅇ, 아니... 응...

조은율

말 바꾸기 없어요.

조은율

오늘부터 1일!!!

조은율

헤헤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

전정국

...푸핫...

손으로 1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 은율이가 너무 예뻤다.

평범하지만, 또 평범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

너와 함께하는 나날들이 기대되었다.

전정국

근데 나 회사 늦었다.

조은율

괜찮아요. 저도 늦었거든요.

전정국

우리 그냥 쨀까?

조은율

와... 완전 불량...

전정국

ㅋㅋㅋㅋㅋㅋ 아니 ㅋㅋㅋ

전정국

지금 회사한테 전화하면 되지...!!

조은율

저는 좋아요!!

전정국

알았어, 그럼 우리 어디갈까?

조은율

...와...

전정국

?? 왜...

조은율

상상이상으로 너무 다정해서요.

조은율

완전 설렌다.

전정국

나 원래 다정한 사람이야 ㅋㅋㅋㅋㅋ

조은율

제 남친 맞죠?

전정국

응. 그럼 누구 남친이겠어.

조은율

너무 떨려서요.

전정국

나도.

전정국

지금 너무 떨려.

전정국

너랑 사귀어서.

조은율

거짓말.

조은율

저는 오빠가 제 첫사랑이에요!

전정국

...나돈데.

조은율

?? 거짓말.

전정국

왜 다 거짓말이래 ㅋㅋㅋㅋㅋ

전정국

너 내 첫 여자친구야.

조은율

....? 오빠 나이가 몇인데...!!

조은율

헐. 그러고보니 나 오빠 나이도 모르네.

전정국

나도 은율이 너 나이 몰라.

조은율

....?

조은율

나 스물 넷이요.

전정국

난 스물 아홉.

전정국

와. 다섯 살 차이네?

전정국

완전 찰떡궁합.

조은율

??

조은율

푸합ㅋㅋㅋㄹㅋㅎㅋㅎㅋㅋㅋㅋㅋㅋㅋ

조은율

뭔소리야 ㅋㅋㅋㅋㅋ

조은율

아 너무 귀여워.

전정국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가자.

전정국

이러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밤 새갰다.

끝_

이렇게 해서 번외까지 끝이 났네요 ㅎㅎㅎ

헝 후기를 올리고 나서 구취자 20명정도가 생겼는데,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맘은 아픈...😭

아무튼 번외까지 봐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당

글자수가 3500자인데욥...

번외를 너무 늦게 가져온 만큼 열심히 썼으니까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용

그럼 그동안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새작에 대한 투표 한 번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1. 한 작품에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 작품

ex ) 제목 장편 모음집

한 작품 안에 여러 이야기가 장편으로 들어가 있는거예요!

2. 그냥 평소처럼 작품 하나

이 작품처럼 그냥 이야기 하나가 쭉~!~!

1번의 장점 / 여러이야기를 볼 수 있음, 자신이 보고 싶은 이야기를 볼 수 있음

2번의 장점 / 진득하게 한 작품만 볼 수 있음

투표해주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