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정극을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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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정극을 원해요!

부제목: 나는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어!






이혜륜
으악!


이혜륜
아 진짜 치정극의 정석은 봐도봐도 안 질려… 너무 재밌어!

오늘도 '치정극의 정석'이라는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 벨소리가 울리며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혜륜
아, 뭐야 누구야!


이혜륜
엥, 예림이네?



이혜륜
여보세요?

예림: 야, 오늘 술 고?


이혜륜
왜, 너 술 별루 안 좋아하잖어.

예림: …… 남자 친구랑 헤어짐.


이혜륜
헐, 왜 헤어졌는데?

예림: 아니… 진짜 짜증 나는 게, 걔가 바람…….


이혜륜
허얼, 야. 헤어지길 잘했네! 오키. 오늘 이 언니가 쏜다! 몇 시에 볼래?

예림: … 지금이 일곱 시니까…… 한 아홉 시 삼십 분?


이혜륜
오키오키. 이따 보자 예림쓰~


내 친구가… 남자 친구랑 헤어졌단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술을 마시러 간다! 너무 신난다. 술 마시는 게 얼마만이람!(어제도 마셨다. 소주 여섯 병이나 마셨다.)


이혜륜
헐, 벌써 9시네?

치정극의 정석을 계속 반복해서 읽고 있으니 벌써 두 시간이 지나 아홉 시가 되어있었다.


이혜륜
화장하는데 십 분 정도 걸리니까…… 지금 씻고 화장하고 옷 입구 나가면 되겠다!

왜 화장하는데 십 분밖에 안 걸리냐고 묻는다면… 로션 바르고 틴트만 바르면 되기 때문이다! 로션 바르는데 좀 오래 걸려서…….





이혜륜
아, 개운해. 그러면 이제 로션 발라야지!





(약간 생략)


이혜륜
얘는 도대체 어디있는 거야.

예림: 어어, 이혜륜! 여기야 여기!


이혜륜
야, 너 왜 이렇게 구석에 있냐? 한참 찾았잖아.

예림: 야, 울려면 구석에서 울어야지. 쪽팔리게…….


이혜륜
아~ 오키.

예림: 아 됐고, 얼른 마시자! 오늘은 그냥 이 언니가 쏜다


이혜륜
아니야 됐어. 내가 쏠게.

예림: 아니야 나 때문에 너 나온 거니까 내가 쏠게.


이혜륜
… 진짜? 그럼 네가 쏘는 걸로!

예림: 오키~





이혜륜
야야, 너 너무 취했어.

예림: 아니야아. 아직 안 취했어. 안 취했다구.


이혜륜
…… 내가 돈 낼 테니까 너 그냥 집 가.

예림: 진짜루? 그러면 나 먼저 가께에~


이혜륜
…… 빨리 가라




이혜륜
아으… 나도 취한다. 이제 그냥 가야지.



이혜륜
얼마예요?

엑스트라
30만 원입니다.


이혜륜
…… 내 전재산 30만 원밖에 없는데….


이혜륜
그래, 뭐. 알바 구하면 되겠지…?


이혜륜
여기 카드요.

엑스트라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실수로 장면을 못 바꿨어요 ㅜㅜ 죄송합니다 양해부탁드려요...)

도수가 높은 술을 많이 마셨는지 막상 나오니 비틀거리며 걷게 되었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혜륜
으, 으윽.


이혜륜
으…… 어지러워….

어지럽다는 말을 계속 하며 이상한 신음 소리를 뱉어냈다.


(혹시라도 오해하실까봐…….)



이혜륜
으, 으악!

나는 비틀거리며 걷다가 갑자기 앞에 있던 홀에 떨어져버렸다. 늦은 밤인지라 근처에 사람이 없어서 도와줄 사람도 없었다.

이혜륜은 그렇게, 죽어버렸다.








단지혜
으억!


단지혜
뭐, 뭐지? 나 살았나…?


단지혜
근데 여기는 내 방이 아닌데…….

잠에서 깬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병원은 아닌 것 같은데… 여긴 어디지?

엑스트라
지혜야 일어났니?


단지혜
누구… 세요?

엑스트라
어머, 얘도 참. 잠이 아직 덜 깼니?

엑스트라
네 엄마도 못 알아보고, 참….


단지혜
엄…… 마…?

엑스트라
그래, 내가 네 엄마다 얘.

엑스트라
아, 그리고 너 오늘 새학기잖니. 가방은 다 쌌니?


단지혜
네, 네? 아, 네….

엑스트라
그러면 얼른 씻고 교복으로 갈아입으렴. 아침은 간단하게 토스트 구웠어.


단지혜
네 엄마…, 금방 갈게요!

자신을 나의 엄마라 칭한 사람은 내게 입꼬리를 말아올려 예쁜 미소를 지어주고 방을 나가셨다.

아니 그보다, 지혜라니… 새학기라니? 나는… 스물두 살인데. 교복… 어, 저 교복은…… 토끼중학교…? 토끼고등학교도 있나?

그러면 혹시, 혹시라도 말이야. 여기 그, '치정극의 정석' 아닐까?

나는 재빨리 휴대폰을 들어 네ㅇ버 검색창에 토끼고등학교를 검색했다.




단지혜
…… 헐.

나 진짜, '치정극의 정석'에 들어온 거야?

일, 일단. 씻고 옷 갈아입고 나서 부엌에 가서… 물어봐야지!

다행히 내 방에 화장실이 딸려있어서 빠르게 씻고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단지혜
엄마!


단지혜
… 엥?


단지혜
…… 왜 이렇게 넓어…? 설마 이 몸… 재벌 2세인가? 재벌 3세?

어쩐지 아까 그 방도 말도 안 되게 좀 크긴 했어. 그리고 화장실도 딸려있었지? 아, 이게 아니지! 얼른 엄마한테 가서 물어봐야지!(자신이 이제 이 몸의 주인이 됐다는 것을 깨닫고 그냥 엄마라 부르기로 했다.)


단지혜
엄마!

엑스트라
응? 지혜야 왜 그러니?


단지혜
엄마, 나 이름 뭐였죠?

엑스트라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네 이름은 단지혜잖아. 열여섯 살 단지혜!


단지혜
… 열여섯이요?

엑스트라
그래, 열여섯. 학교 지각하겠다. 토스트 구워둔 거 가면서 먹고. 길 잃어버리지 말고. 2학기 시작하는 날에 지각하면 못쓰지. 얼른 나가!


단지혜
아, 알겠어요 엄마. 다녀올게요!

… 열여섯? 2학기? 아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버려서, 머리가 아파.


단지혜
아니 무엇보다, 난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어!


토끼고등학교라는 고등학교는 실제로 없고요, 그냥 제가 편집한 거예요.

오늘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