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_13명의 가족과 함께인 고아, 장마음입니다
#11_사랑받는 법을 모르겠어요


작곡가
“못 부른다는 거 다 거짓말이네.”


장마음
“오늘은 예쁘게 불러진 거예요. 원래는 안 이러거든요”

오늘따라 본래 실력보다 조금 낫게 불렀다.

간소한 차이라도 프로듀서들은 알았고, 찬열이 오빠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작곡가
“목소리가 되게 매력적이야…”


장마음
“감사합니다”

칭찬을 받을 때마다 순영이 오빠가 생각난다.

칭찬 받으면 그냥 고맙다고 말하라던 그가.

작곡가
“우리 뮤비 말이야. 드라마 방영 전에 나오는 노래라 찬열이랑 마음이가 나와야하거든. 괜찮아?”

얼굴 공개를 최소화하려던 나를 위한 배려인 모양이었다.

안 괜찮아도 뭐 어쩌겠는가.

나로 인해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으니까.


장마음
“괜찮습니다~”

의외의 긍정적인 반응에 프로듀서 님은 빙그레 웃었다.

다행이라는 뜻이었다.

작곡가
“그럼 다음에 준비하고 와. 꾸안꾸 스타일 알지. 그렇게.”


장마음
“아… 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스타일링할 수 없던 소녀가 스타일에 관심을 갖고 꾸미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다.

아직은 스스로의 스타일보단 그저 모방하는 것에 가까운 스타일이었다.

세븐틴 오빠들이나, 다른 사람들을 만났을 때 스타일 지적을 받지 않으니

잘못 입고 다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잘 입고 다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박찬열
“필요하면 내 스타일리스트한테…”

그런데 먼저 찬열이 오빠가 제안해주었다.

한국 정서라면 한 번은 거절한다는데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걱정되고 간절했으니까.

속으로는 이미 세븐틴 스타일리스트한테 부탁해볼까 생각했지만

이미 컴백 준비 때문에 바빴다.

거기서 더 일감을 더 추가하고 싶진 않았다.


장마음
“괜찮을까요…? 엑소 선배님들 스타일리스트잖아요”


박찬열
“내 개인 스타일리스트라서 괜찮아”


장마음
“감사합니다, 오빠.”


박찬열
“걱정하지 마. 10대 후반 소녀 스타일링도 해보고 싶댔어.”


박찬열
“미리 말해서 옷 보내줄게”


장마음
“감사해요, 진짜…”


박찬열
“…머리 한 번 쓰다듬어도 돼?”

찬열이 오빠의 말에 세븐틴 멤버들의 첫만남이 생각났다.

머리를 쓰다듬곤 당황하던 석민이 오빠의 얼굴이 참 귀여웠는데.


장마음
“넵”

밝게 대답하자마자 찬열이 오빠의 큰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히 귀여운 강아지가 된 기분이었다.

잠깐 쉬는 시간, 찬열이 오빠는 나를 데리고 근처 카페로 나왔다

녹음실이 좋긴 했으나, 사방이 다 막혀있어 답답한 참이었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SM 녹음실에서 찬열이 오빠와의 보낸 시간이 벌써 6시간.

충분히 서로의 얘기를 하고 남을 정도의 시간이었다.


박찬열
“세븐틴이랑 살아?”


장마음
“넵. 저도 아직 실감이 안 나요. 몇 개월이나 같이 살았는데.”

10월 4일, 정한이 오빠의 생일이자 내가 세븐틴의 숙소에 오게 된 날.

대표님께 허락을 받은 날은 10월 5일이라 내 마음 속엔 그 날이 하나의 기념일이 되었다.

오빠들에겐 아닐지라도 나에겐 소중한 날이었다.


박찬열
“어쩌다…”

과거는 더 이상 회상했을 때 아픈 것이 아니었다.

이제 이 과거를 나누어야 오해의 소지가 생기지 않을 거니까,

그리고 과거를 얘기하지 않는다면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으니 조금은 알 필요가 있었다.

지인들에게까지 모든 걸 털어놓을 필요는 없어서

찬열이 오빠에게는 고아이고, 고아원이 싫어 혼자 살았다는 말만 했다

그러나 평생을 함께할 세븐틴이라는 가족들에게는 말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나는 계속 미루고 있었다. 대체 무엇이 두려운것인지.


박찬열
“와… 너 진짜 어떻게 버텼어? 연습생 생활은 명함도 못 내밀겠다.”


박찬열
“연습생은 적어도 살아는 있었거든”

나는 찬열이 오빠의 걱정에 피식 웃었다.

내가 왜 가족들에게 말하지 못하는지 알겠다.

나는 괜찮은데 그들이 나를 걱정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나를 떠날까 하는 걱정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니까 이게 맞겠지.


장마음
“좋은 친구들이 있었으니까요.”


장마음
“수빈이, 승식이, 승우 없었으면 나 여기에 없었을거예요”


박찬열
“하늘이 아주 무정하지는 않았나 봐.”


박찬열
“암울한 현실이었지만 좋은 사람들을 너한테 주셨네.”


장마음
“네. 근데… 저 너무 도움만 받고 사는 것 같아서…”

그는 말하는 나를 지그시 쳐다보다 말했다.


박찬열
“미안하구나.”


장마음
“네. 받은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는 게 맞는 거잖아요.”


장마음
“그래야 평형이 맞으니까.”


박찬열
“그 사람들은 대가를 바라고 한 게 아닐 거잖아?”


장마음
“그렇긴 한데…”

앉아있어도 나보다 더 큰 찬열이 오빠가 나와 눈높이를 맞췄다.

그리고 머리를 살짝 헝클었다.


박찬열
“세븐틴 후배님들은, 너한테 주면서 받고 있어.”


장마음
“그게 무슨 말…”


박찬열
“내가 봤을 때 나보다 네가 더 감성적인 거 같은데,”


박찬열
“내가 너한테 이런 말 하는 게 이상한 것 같다”


장마음
“주면서 받는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어느샌가 눈에 습기가 차고 있었다.

조금만 더 습도가 높아지면 눈물이 주륵 흐를 것 같았다.


박찬열
“너를 사랑하니까.”

그의 짧은 한 마디에 결국 눈물 한 줄기를 흘리고 말았다.

찬열이 오빠는 손가락 끝으로 눈물을 닦아주고 말을 이었다.


박찬열
“나도 후배님들이 왜 너를 사랑하는지 정확히는 몰라.”


박찬열
“근데 네가 말하는 걸 들어보면 정말 지독히도 사랑하는 것 같아.”


장마음
“사랑이란 뭘까요…?”


박찬열
“그건 나도 답을 못 내주겠는걸.”


박찬열
“사랑에는 너무 여러 종류가 있을 뿐더러, 그 정의는 나도 아직 고민 중이야”

그는 침을 살짝 삼킨 후에 말을 이었다.


박찬열
“사람들은 부모님의 사랑으로 사랑받고, 사랑하는 법을 익혀.”


박찬열
“그런데 너는 그러지 못했으니까. 그러니 사랑받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 어색한 거야.”


박찬열
“네가 그런 고민을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얘기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핵심을 제대로 찌른 것 같아서.

하지만 아프지는 않았다.

도리어 내가 나를 알아가는 길에 이제 막 발을 올린 기분이 들었다.


박찬열
“정 신경 쓰인다면, 디노 후배님한테 한 것처럼 해주면 돼. 힘들 때 네가 도와줬잖아.”


박찬열
“너는 몰랐을지도 모르지만, 너도 세븐틴 후배님들을 많이 사랑하고 있을지도 몰라.”

사랑이라. 나는 그저 가족애라 생각했을 뿐이었다.

허나 다시 생각해보면 가족애가 바로 사랑 아니었을까.

충분히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데 왜 난 알지 못했을까.

아, 어른이 되기까지는 한참 남은 것 같다.


박찬열
“그래도 마음이 걸리면 생일이라도 잘 챙겨줘. 아, 13명이라 조금 힘드려나?”

그건 시키지 않아도 할 생각이었다.

아마 오빠들은 용돈도 얼마 안 받는 애가 이런 걸 사면 부족하지 않냐 묻겠지만 아마 엄청 좋아하겠지.

그들이 웃는 걸 보면 나도 좋았다.


장마음
“아니에요. 가족 챙기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들은 안 주고 안 받는 걸 선호하는 것 같던데.

하긴, 중고등학생 때부터 보던 사람들과 매년 13번이나 선물을 주고 받기 힘들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게다가 도겸이 오빠와 한솔이 오빠는 생일 선물을 받으면서도 선물을 줘야할 판이었으니까.


박찬열
“세븐틴 후배님들이 마음이를 많이 아끼고 있어.”


박찬열
“스스로 깎아내리지 마. 알았지?”


장마음
“네. 그럴게요.”

그의 미소는 따뜻했다.

내 모든 고민을 대수롭게 생각하고 하나하나 조언해주는 그런 모습이 괜히 울컥하게 만들었다.

물론 세븐틴 멤버들도 위로는 잘해주지만, 위로할 때 도를 넘은 걱정이 섞여있어서 문제다.

아직 그들의 눈에는 눈물로 젖은 가련한 여고생이 있는 모양이었다.

어느새 나는 그들의 튼튼한 기반 아래 성장해 그 누구보다 멋진 사람이 되어있었는데.


박찬열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해”


장마음
“정말… 정말 그래도 돼요?”


박찬열
“무슨 일 없을 때도 연락해도 돼. 너라면 좋아”

그의 잔잔하고 다정한 말에 결국 눈물 두 줄기를 흘리며 말했다.


장마음
“안겨도 돼요…?”

찬열이 오빠는 내 말이 잠깐 지그시 바라보더니 나를 말없이 꽉 안아주었다.


박찬열
“우는 건 더 나은 나를 위한 열쇠일거야.”


박찬열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네 옆의 사람들이 많아”

그 특유의 따뜻함이 녹은 위로는 혼란스러운 나를 울게 만들었다.

우는 건 나쁜 게 아니라는 것까지 알려주면서.

또 다른 내 사람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오늘 편은 너무 진지했네요··

근데 진짜 쓰고 싶었던 부분이었어요

이해 부탁드릴게요

매번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