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탈출
01 솔로탈출 입주 첫날



한적한 오후 카페

나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진희가 벌써?

그렇다니까

나 어제 만나서 청첩장 받았잖아

시간 진짜 빠르다

난 진희가 제일 먼저 결혼 할 줄 몰랐어..

그니까ㅋㅋ

근데 우리 나이면 결혼할 때도 됐지

우리 벌써 29살이야···

..ㅋㅋㅋ

그러게...언제 이렇게

너넨 만나는 사람 없냐.

그럴 시간이나 있겠냐..

의사 선생님이 연애할 시간이나 있을까ㅋㅋ

아, 민소정은 인정

그럼, 김여주는

나?

그러고 보니 여주, 연애 쉰지 좀 오래되지 않았어?

응..한 4년 됐나?

와...

얘는 이 얼굴을 왜 썪혀놓는 거지?

그니까

응?ㅋㅋㅋ

고딩때, 김여주 인기 많았잖아

내가?

주변에 고백하러 오는 남자들 존나 많았는데

김여주 다니는 학원이라고 소문나서 남자애들 우르륵 다 그 학원 다닌다고 몰려왔었지..

..;;

근데 왜 4년이나 묵혀두냐고요, 이 얼굴을..!!

에이

내가 연애할 시간이 어딨어ㅋㅋ

나보다 더 없을까^^

...큼

아아, 우리 여주 연애 좀 해야되는데

나둬, 알아서 하겠지

김여주 나뒀더니 4년이나 솔로이신데?

..야;;ㅋㅋ

아님, 소개팅이라도 해봐

저 자만추인데요ㅎㅎ

...쟤 연애는 글렀다

ㅋㅋㅋㅋㅋㅋ

야야, 아님 그거 해보는거 어때

뭐?

나 방송쪽에서 일하잖아

너네, '솔로탈출' 이라는 연애프로그램 알지?

아, 그 남녀 같이 한달동안 지내면서 데이트하는거?

응응, 그거ㅋㅋ

어, 그거 유명하잖아

요즘 연애 프로그램 1위던데

맞아, 시청률도 10% 넘어

연애 프로그램 치고 되게 높네

그치

근데, 그게 왜?

너

'솔로 탈출' 나가보는건 어때?

..내가?

오, 괜찮은데?

야, 뭐래ㅋㅋ

솔직히 김여주

얼굴 이쁘지, 직업은 또 변호사지, 성격도 순딩한게 착하지 어?

어디가서 안 꿀리지.

내 자존감 지킴이냐고ㅋㅋ

근데 그렇긴해

여주가 또 한 미모하지

아니 진짜 나가봐

'솔로탈출' 작가님이 이번 시즌 신청서 받고 있다는데

신청해봐

혹시 모르지

거기서 운명의 상대를 만날지~♡

에이..ㅋㅋ

나는 민아의 말에 농담 반 약간의 진담 반으로 궁금해지긴 했다.

솔로인지 4년도 넘었고

곧 결혼 적령기이기도 하니까...


그냥 장난삼아 해봐ㅋㅋ

신청했다가 안 붙을 수도 있잖아ㅋㅋ

그럴까?ㅋㅋㅋ

그래 뭐 진짜 붙을거란 보장도 없으니까

괜찮으려나


붙으면, 본방사수한다

나도ㅋㅋㅋ

ㅋㅋㅋㅋㅋ

미리 고오맙다ㅋㅋ






타닥타다닥.-


으-

이거만 끝내고 이제 자야겠다

나는 장기간 앉아 찌뿌둥한 몸을 쭉 뻗었다.


...흠

그리고 잠시, 문득 오후에 친구들과의 대화가 생각이 났다.

'솔로탈출'

...신청서는 넣어볼까

민아가 장난삼아 얘기했던 말에 솔깃해진 나는 솔로탈출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민아의 말대로 정말 이번시즌 신청자를 받고 있었다.


...ㅋㅋㅋㅋ

아 진짜 해봐?

4년동안 외롭기도 했고, 진짜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농담삼아 신청서 한번 던져봐?

그렇게 나는 신청서 링크를 클릭했다.

딸깍.-

...





_

그렇게 장난삼아 던진 신청서가

내 삶을 뒤바꿔버릴 줄을···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몰랐다.

...



"마이크 차고 가실게요-"


아, 네..!

여기서 부턴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넵!

진짜로 될까하는 마음에 보냈던 신청서 하나에 내가 이러고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내 생애 촬영은 처음이였고, 촬영장엔 이렇게 많은 스태프가 있다는게··

이게 정말 내가 봤던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이었나 싶었다.




드르륵..-

나는 긴장되는 마음을 추스르고 캐리어를 끌었다.


...와, 여기가 숙소인가

진짜 예쁘다

여기서 한달동안 있는구나...

뭔가 여행온 것 같네




숙소 안에 들어가자, 깔끔한 화이트 앤 블랙의 인테리어와 한눈에 봐도 탁 트인 큰 테라스가 가장 먼저 보였다.


와...

퀄리티 미쳤는데..?


내가 가장 먼저 온간가

나 말고는 숙소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스탭마저 밖에만 있는건가..

그럼 카메라는 어떻게 찍지


...음?

나는 벽 구석에 까만 무언가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어?

뭐야..

흭.-휙.-

카메라네?

소형 카메라는 내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아, 귀엽네ㅋㅋ

내가 가는 방향대로 움직여ㅋㅋ

요즘 촬영은 이렇게 찍는거구나···

신기해ㅋㅋ


아직 아무도 안 왔으니까 둘러보고 있을까?

나는 생각보다 좋은 숙소에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달칵.-

음~

여긴 남자방인가

되게 넓네, 호텔같아




달칵.-

여긴 여자방인가봐

진짜 좋다···

여기서 한달동안 지내는거구나

ㅎㅎ




와...

수영장도 있어...


철컥.-

숙소 구경에 삼매경이었던 잠시

어디서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새로운 사람 왔나보다

다다닫.

나는 새로운 입주자가 누군지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거실로 향했다.





아, 안녕하세요

나는 현관문으로 들어오는 누군가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아

벌써 이 사람이 나올 줄이야,

작가님도 참..

...




<솔로탈출 프로그램 소개>

솔로탈출은 20,30대 남녀가 한 집에서 한달동안 지내면서 서로의 연인을 찾아 나가는 전형적인 연애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의 특징인 솔로탈출인 만큼

마지막 날에 최종 커플이 되어야지만 이 연애 프로그램을 나갈 수 있습니다.

만약 커플이 되지 못한 참가자들은 다음 시즌에 다시 참가하게 됩니다.

계속해서 솔로인 상태인 참가자는 또 다음 시즌 그리고 또 다음 시즌 솔로탈출의 참가자로 참여하게 됩니다. 커플이 성사되기 까지.

그래서 솔로탈출엔 장기 참가자와 새로운 참가자와 섞여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솔로를 탈출하셔야지만 이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솔로탈출엔 간단한 룰이 정해져있습니다.

첫번째, 마지막까지 커플이 되어 탈출한다.

이 사항이 충족되지 못한 참가자는 강제로 다음 시즌에 다시 참가자가 되어야 한다.

두번째, 참가자들끼리의 방송 심의규정을 넘은 과한 접촉은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세번째, 데이트 장소는 미리 스탭에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이상, 솔로탈출의 관한 소개였습니다.

솔로를 꼭 탈출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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