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속 특별함

#46

다음날 아침이 밝자마자

여주와 민규는 오전동안 결혼식장을 보러다녔다

무대를 미친듯이 잘 뛰어다니는 민규도 힘들었는데

여주는 오죽했을까,

조금씩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여주가 조금씩 예민해지면서

민규에게 조금 딱딱해지기도 하고

짜증을 내고 간간히 화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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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지금까지 본 것 중엔 여기가 제일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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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여주씨는 어때요?

김여주

아무 곳에서 해도 상관없어요

김여주

그냥 민규씨가 알아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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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여주씨, 우리 같이 결혼하는 거잖아요

사람/들

신부님 많이 힘드세요?

김여주

네.. 좀…?

사람/들

신부님은 앉아서 일하시는 분이시니까

사람/들

그러실만도 해요, 원래 많이 힘들어 하세요

사람/들

그래도 많이 알아봐야 후회도 없잖아요

사람/들

조금만 힘내볼까요?

김여주

플래너님도 힘드실텐데..

사람/들

저는 이런 식장 보러 다니는게 낙인걸요

김여주

저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여주가 언짢다는 표정을 지으며 화장실로 간 뒤

처음에는 여주를 계속 받아주던 민규도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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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무리 힘들어도, 둘이 있는 것도 아닌데…

민규가 입술을 쭉 내민 채 중얼거렸다

사람/들

원래 이쯤되면 많이 싸우시더라고요

사람/들

근데 처음에는 되게 신나하셨잖아요 -

사람/들

지금 약간 힘들어서 그러시는 거예요

사람/들

신부님 취향인 식장 나오면 달라지실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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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네…

올라오는 화를 억누르고

민규는 여주를 밝은 모습으로 보려 애썼다

김여주

저 왔어요, 다른 곳 보러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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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여주씨 마음에 드는 곳 없어요?

김여주

없어요

차갑게 대답을 하는 여주를 보며

더 이상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민규가 웨딩플래너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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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저희 따로 얘기 잠시 하고 와도 괜찮을까요?

사람/들

아.. 지금 이동 하셔야해서요

사람/들

제가 차 들고 갈테니까

사람/들

두 분 차 타고 다음 결혼식장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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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친 여주가 조수석에 타고

민규가 운전대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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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여주씨, 결혼 나만 하는 거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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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계속 짜증만 내지말고 기분 좀 풀어요

김여주

예민해져서 그래요

민규를 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하는 여주의 모습을 보며

민규는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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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여주씨만 힘든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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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나도 지쳐요, 플래너님은 무슨 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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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우리 둘만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화를 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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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우리 둘이 잠시 얘기하고 풀고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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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따로 가는데, 플래너님 일부러 차 끌고 오시잖아요

김여주

내가 그러라고 했어요?

민규를 똑바로 쳐다보며 여주도 화를 냈다

김여주

민규씨가 무작정 그렇게 얘기한 거잖아요

김여주

그래요, 내가 화 내고 짜증 낸 거 잘못했어요

김여주

그건 미안해요

김여주

근데 이렇게까지 힘들 줄 누가 알았냐고요

김여주

계속 걷고 고민하는데, 마음에 드는 곳은 없고

김여주

결혼은 민규씨만 하냐고요?

김여주

말 엄청 서운하게 하네요

김여주

나도 나름대로 고민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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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왜 여주씨가 화를 내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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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여주씨가 아까 아무 곳에서나 하자고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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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그건 나한테 서운함 안 줬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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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왜 여주씨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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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사람이 왜이렇게 무책임해요

김여주

하.. 그래요,

김여주

다 내가 미안해요

김여주

성질 부린 것도 미안하고

김여주

그딴 식으로 대답해서도 미안해요,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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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왜 또 그렇게 얘기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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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사과 할거면 좀 가라앉히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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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왜 사과하면서도 서로 기분 상해야 하는건데요

김여주

그럼 그냥 좀 놔두던가요,

김여주

민규씨는 나한테 사과가 듣고싶은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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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왜 자꾸 말을 그렇게 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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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풀려고 이렇게 얘기하는 거잖아요

김여주

이게 풀려는 사람이 말하는 말이 맞긴 해요?

여주는 씩씩대며 다시 민규를 등지고

창밖만 바라봤다

그 모습을 본 민규도 한숨을 쉬며

운전에 집중했다

싸우고 싶지 않던 둘은 속으로 같은 생각을 했다

‘ 그런 말을 하려던게 아니였는데.. ’

반년을 조금 넘기며 사귄 둘은

가끔 자잘한 말다툼은 있었지만

이 정도로 크게 싸운 적은 없어 걱정했다

빨리 풀고 싶었지만

자존심 때문에 먼저 사과를 건내지도 않았다

차 안은 적막만이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