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래? 복수가 나쁘다고
15. 전치 12주


시댁 멤버들이(?) 기억 안 나시는 분들은 5화 마지막 부분을 참고해주세용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한 채, 얼떨결에 탑승한 김태형의 차 안_


김태형
외박한지 얼마됐지?


최은원
...세 달정도일껄, 아마



김태형
나 은진이랑 헤어졌어


김태형
우리 다시 시작하자


최은원
난 너한테 마음 없는데


김태형
...


김태형
다시 시작하면 마음 바뀔거야


김태형
잘해줄게, 내가


최은원
됐고 나 너랑 다시 시작할 마음이 조금도 없으니까 그만 여기서 차 세워줘


김태형
..동거하는 집이 어디야?


김태형
데려다줄게


최은원
아니 괜찮으니까, 여기서 세워달라고


최은원
내가 택시를 타든, 버스를 타든, 걸어서 가든 알아서 할테니까

그는 나를 슬쩍 흘겨보더니, 갑자기 차를 유턴하기 시작했다.


김태형
내가 이대로 내려줄 것 같아?


김태형
나랑 우리 집에서 다시 살자


김태형
그럼 마음 바뀔지도 모르잖아


최은원
나 내려달라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안내려주는 거 범죄야


최은원
신고하기 전에 내려줘 빨리


김태형
신고?

끼익-

김태형은 근처 아무곳에서 잠깐 정차하더니,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아져 있던 내 핸드백을 낚아채 뒷자석으로 던져버렸다.


최은원
야, 너 미쳤어?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운전하는 김태형을 보고 난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홧김에 김태형이 잡고 있던 핸들을 마구잡이로 돌려버렸다.


김태형
야 최은원!!


김태형
너 차에 치여 죽고 싶어서 이래?!


최은원
너랑 다시 사느니 죽는 게 나아!!


김태형
핸들 놔!!


최은원
그니까 세워달라고!!

빵- 빵-


그때 저 멀리서 보이는 대형트럭 한 대가 우리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빵- 빵-빵-






최은원
....

그렇게 나는 병동에서 깨어났다.


김석진
깨어났구나


김석진
어머님, 아버님 방금 다녀가셨는데


최은원
아...


최은원
오빠는 왜 여기 있어?


최은원
김태형한테 가봐야 하는 거 아냐?


김석진
이미 다녀왔지


김석진
참, 은원아 너 전치 12주야


김석진
태형이 말론 싸우다가 너가 핸들을 막 흔들어서 그런 거라는데.. 맞아?


최은원
다시 같이 살자고 하길래 싫다고 내려달라고 했는데 안내려주더라고..

내 말을 들은 오빠의 표정이 삽시간에 어두워지더니 다시 나를 보며 애써 웃는 것처럼 보였다.


최은원
뭐, 홧김에 핸들 흔든 내가 잘못이지..


김석진
너 잘못만은 아니네, 너무 자책하지마 은원아


김석진
푹 쉬어 ㅎ


김석진
이따 저녁 때 다시 올게


최은원
그래 오빠, 이따 보자


그렇게 병실에 혼자 남아 TV 채널만 계속 돌리고 있을 때


드르륵-


김민주
외숙모!!


김민주
다치셨다면서요ㅠㅠ


김소정
호들갑 떨지마, 민주야


김민주
힝..


김지수
언니, 이거 과일이예요


김지수
이렇게 다치셔서 어떡해요


최은원
괜찮아 와줘서 고마워


최은원
어머님, 아버님도 오셨네요

어머님
얘기 들어보니까 너가 핸들을 막 돌려서 사고가 난 거라던데

어머님
태형이 전치 10주나 나왔어

김태형이 어느 누구에게도 앞에 일어난 일에 대한 얘기는 하지도 않았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머님
태형이 바로 옆 병동에 있으니까 다 낫는대로 찾아가서 제대로 사과해

어머님
애 꼴이 장난이 아니더라


김민주
할머니, 외숙모는 전치 12주 나왔대요


김민주
외숙모도 많이 다치신 건데...


김소정
이럴 때는 가만히 있는 거야, 김민주


김민주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민주야 너 밖에 없다, 진짜


아버님
우린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다

아버님
몸 잘 회복하고


최은원
예, 아버님 들어가세요


김지수
언니 조만간 다시 찾아올게요


최은원
그래, 나중에 보자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