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청춘)

EP.01 웅의 이야기 - 01

어렸을 때부터 부유하게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며 살았다. 항상 무언가가 부족하고 모자랐다.

그리고 그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은 도저히 채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부모님은 어떻게든 돈을 벌어오시려고 항상 밖에만 계셨고 나는 깜깜한 지하 단칸방에서 어머니가 두고 가신 5000원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집의 사정이 안 좋은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굶는 날도 많았다.

내가 나이를 먹으며 성장해갈 때 우리 가족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찢어지게 가난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런 우리 집안이 너무 싫었다. 돈을 벌어도 벌어도 계속 빚을 갚는 곳으로 나가버렸고, 어쩔 때는 돈을 걷어가는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와 우릴 협박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찾아온 날에는 항상 악몽에 시달렸다. 이 사람들에게 맞아 죽음을 맞이하는 악몽이었다.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당연하다는 듯 알바를 시작했고 학교에 가면 항상 졸았다.

그러다보니 성적은 자연스럽게 낮아졌고 대학은 당연히 떨어졌다.

애초에 대학에는 갈 돈도, 생각도 없었지만 마음 한 켠이 욱씬거렸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나 혼자 알고있어야 했다. 부모님이 아시기라도 한다면 큰일이니까.

청춘 (청춘)

여느때처럼 알바를 마치고 지친 몸을 뉘어 쉬고 있을 때였다.

조용하던 문 앞에서 남성들이 속닥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순간 직감했다. 지금 밖에 있는 사람들은 돈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번달 갚을 돈은 다 준 것으로 기억한다. 심지어 아직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 사람들이 우리 집으로 찾아올 이유는 없었다.

조심스럽게 현관문으로 다가가 조그만 구멍으로 바깥 상황을 살폈다. 역시나 밖에 있는 사람들은 조폭이었고 돈을 받으러 온 것 같았다.

집에 아무도 없는 척을 하기 위해서 몸을 웅크리고 가만히 있는데 문을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가

'쿵'

'쿵'

'쿵'

세 번 들렸다. 그리고 바로 익숙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웅아~ 지금 집에 있는거 알아~ 이 시간이면 퇴근했잖아. 안 그래? 우리 쉽게쉽게 가자"

순간 흠칫했다. 이 사람들...생각해보면 항상 우리 중 누군가 집에 있을 때마다 찾아왔다. 그럴 때 눈치 챘어야 하는건데...!

어쩔 수 없이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나를 때리는 듯한 그런 느낌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채 그저 잡혀만 있었을 때 목을 옥죄는 힘이 잠시 약해지자 겨우 한 마디를 내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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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대체...무슨 용건으로 온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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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전...전에 돈 드렸잖아요!

"돈? 아~ 그거? 그게 무슨 돈이야~"

"웅아, 매달 그렇게 쥐똥 만한 돈 준다고 갚아야 할 돈이 줄어들어?"

"그리고...네 딴에는 큰 돈인 그거 이제 혼자벌어서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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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ㄱ...그게 무슨...

"네 부모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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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뭐라고요?

"네 부모님~ 너 이딴식으로 낳아준 부모님! 죽었다고. 오늘."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 이런걸 말하는 것일까? 며칠 전까지 분명 집에 들어오셨을 때만 해도 내게 오늘도 힘내라며 인사를 건네주신 부모님이었는데

아직 사회물정 모르는 내가 기댈 쉼터이자 지지대였는데...아무리 이런 삶이 힘들어도 부모님의 응원과 격려를 받아가며 열심히 살았던 건데.

모든 것이 허무해졌다. 나 혼자 감당하기에는 쌓인 빚이 마치 매우 높은 산 같았고 내가 그 산을 혼자 오르기에는 아직 너무 어린 아이였다.

한참을 허탈해하며 헛웃음만 새어나가던 때 나는 생각했다.

어차피 갚지도 못 할 돈 잠적해버려서 조용히 살아가야한다고, 지금이라도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이 정리되자마자 문 밖으로 뛰처나갔다.

※마땅한 이미지가 없어 픽사베이의 무료 이미지를 사용하였습니다. 앞으로도 픽사베이의 무료 이미지를 사용할 예정이며, 독자여러분들은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