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W.B.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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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오전 2시, 오늘도 태형의 아버지는 늦은 시각까지 술을 마시다 집에 돌아와 태형부터 찾는다. 상류층 집 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공부에 대한 압박을 받으며 항상 상위권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태형이지만, 만년 1등만 고집하는 태형의 아버지는 태형의 1등이 아닌 등수를 못마땅해하며 태형을 구박하고 폭행하는 것을 일삼는다. 태형은 오늘도 맞지 않을까 벌벌 떨며 방에서 애써 아버지의 목소리를 못 들은 체하며 공부를 했지만, 이내 아버지는 태형의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김태형. 대답 안 해?”





“어,, 죄송합니다. 공부하느라 못 들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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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태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난 둔탁한 소리. 오늘도 태형은 아무런 저항 없이 맞고만 있다. 너무 순진한 성격 탓에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항상 당하고만 사는 태형. 머리카락은 언제 잘랐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래전에 다듬어, 앞머리가 코에 닿을 지경으로 자라 얼굴 전체를 덮고 있었고 공부에만 매진하느라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않아 근육은 물론이고 살도 빠질 대로 빠져 정말 뼈밖에 없는 저런 비쩍 마른 몸으로 어떻게 저런 심한 구타와 밤샘 공부를 버텨내고 있는지. 태형은 아버지가 나간 뒤에도 다시 공부를 시작해, 새벽 내내 쉬는 시간 없이 공부에 미친 사람처럼 몰두하다 7시라는 이른 시각에 집을 나섰다.










그렇게 밖으로 나와 요깃거리를 찾는 태형의 눈에 이번에 새로 생긴 빵집이 눈에 들어왔다. 외관은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 같은 빵집과 다름없어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온통 흑색으로 칠해진 천장과 벽면, 군데군데 금색으로 포인트를 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눈을 사로잡았다. 태형은 자신의 몰골로 이런 곳에 들어가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이내 빵 냄새에 배가 고파졌는지 빵을 고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중에 있는 돈은 고작 3000원. 태형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소보로빵 하나를 집어 들곤, 계산대로 갔다.










카운터엔 분을 칠한 것처럼 새하얗고, 고양이처럼 생긴 직급은 매니저 정도 되어 보이는 사람이 서 있었고, 태형은 약간 날카로워 보이는 그의 인상에 한껏 위축 되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계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태형을 위아래로 천천히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이거, 내가 주는 거니까 가져가서 같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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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건네준 것은 예쁘게 포장된 샌드위치였고, 태형은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했지만 완고하게 쳐다보는 그의 눈빛에 두 번은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버렸다. 태형은 그 사람에게 거듭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태형이 나가고 난 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여자가 카운터에 서 있는 남자에게 자기가 만들어준 샌드위치가 먹기 싫었던 거냐며 퉁명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남자는 손을 들어 그 여자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곤 저 남자애가 너무 마르고, 곧 쓰러질 것처럼 보여서 준 것일 뿐 샌드위치가 싫은 건 아니었다고 말하며 여자를 어르고 달랬다.




















한편 학교에 도착한 태형은 빵의 포장을 뜯고 혹시라도 다른 애들이 오지 않을까 눈치를 보며 허겁지겁 먹고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 애들이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했고 교실은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그렇게 학교 종소리까지 들리지 않을 것 같이 시끄러웠던 교실이 3명의 무리가 들어오자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그 3명은 들어오자마자 태형에게로 가, 태형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재수 없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뭐야 김태형, 오늘도 공부하고 있네. 어차피 죽어라 공부해도 1등은 못 할 거면서. 니 그 똑똑한 머리로 담배 어떻게 사 올지 고민이나 해.”










태형은 매일 이런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해 억울하고 또 화도 났지만, 최대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때까지 주먹을 꽉 쥐고 어금니가 부서지도록 입을 꽉 다물며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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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슬아슬했던 학교가 끝나고, 태형은 아까 그 무리들의 담배를 사러 편의점으로 향했다. 하지만 태형은 부모님께 야자를 하지 않고 학교를 나왔다는 걸 들키면 안 됐기에 교복을 갈아입을 수 없었고, 편의점 앞에서 서성이며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태형의 눈에 아침에 들렀던 빵집이 들어왔고, 태형은 결의에 찬 표정을 지은 채 베이커리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보인 카운터엔 아침에 봤던 그 고양이 매니저가 그대로 있었고, 태형은 용기 내 그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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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씀하세요.”










태형은 흔쾌히 돌아오는 긍정적인 대답에 주춤하다, 이내 말을 재촉하는 것 같은 남자의 눈빛에 힘겹게 말을 꺼냈다.










“혹시.. 저 앞 편의점에서 담배 4갑 좀 사다주실 수 있으실까요..?”





“음… 담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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