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1년
06


'퍽'

두꺼운 보고서 파일들이 선배님들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이여주
'윽'

가만히 옆에 서 있는 내가 다 아프다

그런데도 선배님들은 익숙한 듯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미 각오 했던 것일까

"이 새끼들이 돌았나!!!"

'퍽 퍽'

"니들 경찰이야.. 알아??!!"

"2번 읽어봐"

2번이란 우리 경찰서 규칙 5개 중 2번 것이다


김남준
"우리 경찰서의 경찰들은 범인을 체포하는 일을 한다. 범인을 최대한 헤치지 않고 체포한ㄷ.."

"아는 새끼가!!!"

난 너무 놀란 탓에 몸을 움추리고말았다

누군가의 손이 나에게 온다


정호석
"괜찮아, 일어나"

역시 착한 호석선배님

"시말서 한 두번 쓴 거 아니니까 오늘까지 제출해"

"이여주 순경은 오늘꺼 보고서 써서 박지민한테 내"

이여주
"넵.. 알겠습니다"

"그럼 다 나가도록"

이게 끝이었다면 차라리 나았을텐데


민윤기
"그냥 다 해, 어? 범인이고 뭐고 다 죽여 그냥"

팀장님...


민윤기
"막내 구출됐잖아, 곱게곱게 범인 잡아오지 왜 이 지랄을 하냐고"


민윤기
"팀장 없으면 분노조절이 안돼?"


전정국
"죄송합니다, 팀장님"


전정국
"제가 괜히 여주 혼자 놔두고 가서..."

나는 선배님이 그런 말씀을 하실 줄 몰랐다

놀란건 다른 선배님들도 마찬가지였다


전정국
"앞으로는 여주 혼자 내버려두는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민윤기
"그...래"

선배님들 미안해요

죄송해요

제가 그냥 다 망쳤네요

너무 죄책감 들어요

앞으로는 피해 안 끼치도록 노력할게요

이 회사에 온지 2달, 이 팀에 들어온지 1달이 지났다

첫 날 했던 사건 이후로는 선배님들이 나를 과보호했고

나 혼자 두고 사건을 나가시기도 했다

경찰서에 혼자 남아있어도 위험하지 않을까..


민윤기
"사건이다. 나가자"

이여주
"넵!!"


민윤기
"넌 여기 있어"

이여주
"저두 이ㅈ.."


김석진
"열정만 가지고 있다고 범인을 잡을 수는 없어. 너 같은 순경이 괜히 우리 따라왔다가 일 망치면 어쩌려고"

이여주
"....."

팩트폭력..

기분은 나쁜데 맞는 말이다


김남준
"저번 사건 보고서 안 쓰셨잖아요. 그거 쓰고 계세요"


김석진
"그거 아직도 안 냈냐. 하고 있으면 되겠네. 다녀온다"

이쒸 싫어!! 안해!! 못해!!

이런게 계급의 지옥이라는 것인가


민윤기
"....다녀온다"

이 경찰서에는 나 혼자 있다

어쩜 다른 팀들도 다 나가버리고..

'스스스슥'

'스스스...뚝'

이놈의 연필심은 왜 또 뿌러지는거야

팬으로 쓸 걸 그랬네

오늘따라 일이 잘 안 풀린다

'뚜벅뚜벅'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남자인 것 같다

이여주
"누구십니까"


박성우
".....ㅎ"

저 사람은..

그때 그 개새끼님이신가

이여주
"......"


박성우
"2팀 팀장님이라고 불러"

이여주
"네"


박성우
"근데 왜 여기 혼자 있냐"

사실 성희롱범과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여주
"다 나가셨습니다"


박성우
"아, 그래? 하긴 야리야리한 여자새끼를 그놈들이 뭣하러 데려가냐"

나도 경찰인데

아무리 순경이라도 난 경찰인데

이여주
"저도 경찰입니다"


박성우
"ㅁ..뭐?"

이여주
"저도 경찰이라고요. 순경이라지만 성희롱 당하고 남녀차별 당하려고 경찰 한 거 아닙니다"


박성우
"이 년이....!"

'퍽'

그는 내 머리를 후려 갈겼다

나는 그대로 의자에서 떨어졌고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머리에서 피가 흐른다


박성우
"ㅁ..미친... 얘는 왜 혼자 나가 떨어지고 난리야....!!"

니가 했어 븅시나


박성우
"시...발.."

그는 그대로 경찰서를 뛰쳐나갔다

이여주
"하아.. 존나 아파"

아 무전기

무전기를 쓰면.. 선배님들께 해를 끼칠텐데

또 그럴 수는 없다

'터벅터벅'

또 누군가가 온다

제발 아는 사람이기를


김유정
"으음..? 아무도 없네..."

유정선배님이다

이여주
"선...배.."


김유정
"뭐, 뭐야! 누구야!!"

이여주
"저.. 여주..."

'탁 탁 탁'

선배님이 나에게 달려온다


김유정
"헐!! 어떡해! 너 왜 그래!!!"

이여주
"11..9 불러...주ㅅ.."


김유정
"어..!! 알겠어!!!"

눈을 떠보니 병원이다

내 몸...

음 살아있다

그리고 내 옆에는...

뭐야

선배님들이 왜 있는거야

막내 살아있나 구경하려고 왔나


민윤기
"흐으음..."

팀장님이 깨어나셨다

이여주
"ㅇ..앗, 일어나셨네여..."


민윤기
"이여주..."



민윤기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