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5년 후

5년 후

딸랑. 가게 문에 걸린 종소리가 울렸다. 가게의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왔고 따뜻한 히터 공기가 온 몸을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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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하 추워”

친구

“야! 이여주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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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아, 응 주문만 하고 갈게”

올해로 24살 평범하다면 평범한 대학생

5년 전의 절절한 사랑을 끝으로 몇 달 뒤 전학을 갔다.

고 3의 전학이라 말도 안되는 것이었지만 그 곳을 벗어나지 않으면 그 아이, 수빈이는 나에게 얽매여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친구

“아 벌써 겨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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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그러니깐 시간 진짜 빠르다”

친구

“내말이. 너 봤을때 카리스마 장난 아니라고 난리 났던 때가 엊그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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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이젠 이빨 빠진 호랑이지”

친구

“음 그렇지 너 많이 온순해지긴 했다 결벽증도 이제 거의 없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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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뭐... 병원 다니니깐 꽤 괜찮아 지더라”

친구

“역시 돈이 좋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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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자본주의의 노예다”

친구

“너 설마 돈 많이 벌려고 변호사 되려는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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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날 뭘로 보고”

친구

“너라면... 충분히 가능성 있어... 솔직히 불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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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아니야 그냥...”

여주는 머리를 빙빙 꼬더니 쑥스러운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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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짧은 정적이 흘렀고

친구

“푸하하하하핰”

친구

“범죄자 변호나 해주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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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개새끼가... 닥치고 나 오늘 약속 있어서 먼저 간다”

친구

“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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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눈 많이 오네...”

어느덧 5년이 지났다.

수빈이와 이별하고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나를 보고싶어 하지 않을까, 나를 조금이라도 그리워 하지 않을까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그렇게 하루를 허비하며 보내니 수능은 당연히 망했고

재수를 해서 나름 이름있는 대학교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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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너 너무 장사 안되는거 아니냐”

“너라니 이래봬도 사장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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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존댓말 안쓰냐”

우도환은 한 2년 간 돈을 더 모았고 우리 학교 주변에 작은 자신의 술집을 차렸다

남의 밑에서 일 하기 싫다나 뭐라나

5년 전에는 너무 어색했는데 우도환은 배려한 답시고 장난을 하루에 10번은 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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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가르마 뭐야 더 능글맞아 말투도 능글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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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너 말고 능글맞은거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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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니 여친?”

우도환은 평생 다른 여자 안 만날 것 처럼 굴더니 1년 동안 사귀는 걸 보면 진짜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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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야 나 전화 왔다. 가게 좀 보고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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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아 뭐야 또! 여친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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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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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아오 웃는 거 보면 때릴 수도 없고”

여주는 말은 틱틱 거리면서도 입은 슬며시 웃고 있었다

창문에 비친 도환의 모습은 순수하게 해맑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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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진짜 좋아하나 보네...”

5년을 절절히 나를 좋아했던 도환의 마음도 저렇게 변했는데

왜 나는 계속 수빈이 생각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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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아직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안 생겨서 그런가”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다 재수 하느라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나니 어느덧 24살

좋아할 시간도 없었고 연애할 시간은 더더욱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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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그래... 그래서 아직도 잊지 못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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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어 뭐야 안 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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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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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표정 보소 또 분위기 있는 척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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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아 아니거든!!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도환은 잠깐 멈칫 했다가 미소를 지으며 여주 쪽으로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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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왜 아직도 최수빈 생각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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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그 이름 꺼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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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5년이나 지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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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너도 나 5년 넘게 짝사랑 하지 않았냐?”

여주는 도환을 보면서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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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너...너 그거 언급하지 마라고! 다 잊어가고 있었는데”

여주는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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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이제 얼굴도 잘 기억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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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목소리도... 가물가물 하다... 같이 찍어둔 사진 하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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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아 또 분위기 잡치지 말고 술집에 왔으면 술이나 드시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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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네~네~”

여주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새하얀 눈이 포슬포슬 내리고 있었고 캐롤이 동네 가게마다 틀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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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평화롭다... 5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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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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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좋지. 일은 술술 잘 풀리고 있고... 졸업 후 진로도 확실하고... 완벽하잖아”

도환은 여주의 얼굴을 들여다 보다가 턱을 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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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근데 넌 왜 이렇게 공허해 보이냐”

완벽한 정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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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나 갈게~이제 또 몇 달간 못 만나겠네? 너 여친 질투하니깐 톡은 적당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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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아이고. 이거 취했네 말투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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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안 취했어 안 취했어~ 그냥 살짝 알딸딸 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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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그래그래 알겠고 조심히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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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응~ 아 그리고”

여주는 도환의 앞에 섰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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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행복해줘서 고맙다”

여주는 자기 할 말만 하고 칠렐레팔렐레 버스 정류장 쪽으로 뛰어갔다

도환은 당황했다가 이내 여주 뒷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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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26]

“너도 이제 행복해져라... 마음 좀 놓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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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으... 춥다”

버스 정류장에 선 여주는 오들오들 떨면서 눈이 내리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여자

1“야 저 남자애 잘생겼다... 이번 신입이야?”

여자

2”응 신입이래 완전 잘생겼어!”

여주는 그런 이야기에 하나도 관심이 없었다. 여주의 머릿속 남자는 딱 한 명뿐이었기에

여주는 눈을 감고 기억을 차근차근 떠올려 봤다 이제는 조금씩 잊혀가는 너의... 그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목소리를

여주는 감고 있던 눈을 크게 뜨고 뒤를 돌아보았다

“내일 회사에서 봬요”

얼굴을

거짓말. 그럴리가 없어 정말로 최수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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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9]

“내 이름은 최수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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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그럴리가... 없겠지”

설사 최수빈이라고 해도 뭐 어쩌려고. 오랜만이라고 반갑다고 인사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스토리는 이미 끝났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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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기분 잡쳤어”

여주는 버스가 오는걸 봤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달려갔다

속이 너무 울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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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헉...헉...”

차가운 겨울 바람과 공기를 빠르게 스치고 스쳐 여주는 다시 도환의 가게 주변 벤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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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잘 못 본 걸 거야... 그래... 아니... 맞다 하더라도 다가가면 안돼... 잘 도망쳤어”

여주는 숨을 고르다가 벤치에 눈을 털지도 않고 풀썩 앉았다. 다리에 힘이 풀린 것 같았다

5년이 지나도 아직 난 널 그리워 하고 있었다. 변함 없이 어쩌면 더 많이

여주는 눈물을 흘렸다 이유도 모르겠는 눈물을

보고 싶었다. 격하게 울분이 터질 만큼

5년 동안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 너의 웃음소리 와 그때의 공기 마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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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다 기억 나면 뭐해. 기억 밖에 남지 않았는데”

여주는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훔치며 팔로 머리를 감쌌다

그때 누군가 여주의 어깨를 톡톡 쳤다

“저기 전화번호 좀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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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24]

“아...아니ㅇ...”

“다음에 벌레나 무서운거나 속상한거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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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14]

“다음에 벌레나 무서운거나 속상한거 있으면 나한테 전화 해!”

5년 전의 그 여름날 운동장의 햇빛은 참 뜨거웠었다. 아직도 하나도 잊혀지지 않던

5년 전의 너와 5년 후의 너

5년 동안 널 그리워했고 5년 동안 미안해 했어

앞으로는 영원히 사랑만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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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리

오랜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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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리

이제야 완결을 낸 저도 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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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리

오늘 화에 1화와 2화에 나왔던 부분이 반복되는 부분이 많은데 너무 오래 돼서 까먹은 분들이 몰입도가 떨어졌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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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리

늦게 온 제 잘못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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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리

기다려 주신 분들 너무 감사하고 이 작이 제 마지막 작이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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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리

미흡한 완결인 거 같지만 부랴부랴 완결을 내느라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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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리

지금까지 봐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