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한테 걸려버렸다
2. 회피


* 실수를 저지른 당일 밤.

김여주
...여보세요?

친구
응, 여주야. 무슨 일이야?

김여주
미안한데 나 좀 도와주라. 내가 오늘 사고를 쳤는데...

친구
(여주가 겪은 일을 다 들은 후) 진짜?

친구
왜 하필 대표야. 완전 운이 나빴네. 그래서 어쩌려고?

김여주
내가 너 있는 제주도로 가면 안 될까...?

친구
응? 여기 오겠다고?

친구
완전 도망치겠다는 거네?

김여주
내가 돈도 없고 자격증도 하나 없는데 그 회사를 어떻게 붙어.

김여주
괜찮으면 며칠만 신세를 좀... 질 수 있을까?

친구
그래. 그렇게 해. 내일 당장 오게?

김여주
응.. 그 대표라는 사람, 나랑 나이대 비슷한 것 같은데 돈도 많은 것 같아서.

김여주
여기 있으면 금방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친구
그러다 제주도에 있는 것도 알게 되면? 그때는 어쩔 거야?

김여주
...거기까지는 못 찾지 않을까?

친구
...일단 여기 와서 자격증 하나라도 준비는 해두자.

친구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김여주
(한숨) 그래. 아무튼 고마워! 내가 비행기표 끊고 다시 연락할게.

...

그리고 다음 날,

나는 제주로 도망쳤다.

* 면접날

직원
면접 진행하겠습니다.

면접이 시작하려고 할 때였다.

(문이 열리는 소리) 덜컥.

직원
(놀라며)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어쩐 일로...


한태산
그냥 보러 온 건데요. 보면 안 됩니까? 저 대표인데?

직원
아, 죄송합니다. 원래 한 번도 이러신 적이 없으셨어서...


한태산
그랬나요?


한태산
아무튼 진행하시죠.

태산은 오는 면접자들마다 옆에서 끼어들며 차갑게 대했다.


한태산
OO님은 여기 지원하신 이유가 저 때문인가요? 왜 그렇게 뚫어져라 보시는지.


한태산
ㅁㅁ님은 저희 회사 이미지랑 안 맞는 것 같네요.

직원
저... 대표님, 죄송합니다만...

직원
계속 이러시다가는 직원 못 뽑을 수도 있어요.


한태산
(면접자 리스트를 뒤적이며) 뭐야, 애초에 없네?


한태산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럼 이제부터는 알아서 하세요. 저는 구경 끝.

직원
네?... 아, 네! 들어가세요.


한태산
김 비서님?


비서
(자리에서 일어나며) 네,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


한태산
김여주 찾아오세요.


비서
...네?


한태산
전에 내 정장에 커피 쏟고 도망친 카페 직원.


한태산
번호 추가하니까 카톡에 김여주라고 뜨던데. 그럼 김여주가 맞을 거예요. 찾아주세요.


한태산
여기 지원을 안 했더라고요. 도망친 것 같네.


비서
아... 알겠습니다.


비서
그 직원님 번호 넘겨주시면 찾아볼게요.


한태산
문자로 보내둘게요.

문자로 보내두고 대표실로 들어온 태산.


한태산
여러 사람 힘들게 하는 데 재주가 있구나.


한태산
(여주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휴대폰을 켠다.)


한태산
: 여주님? 전에 저에게 실수하신 대표입니다.


한태산
: 면접에 나타나지 않으셨네요?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한태산
(짜증내며) 마음에 안 들어.

똑똑.


한태산
네, 들어오세요.


비서
대표님, 집 주소 알아냈습니다.


한태산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시죠.


비서
차 대기 시켜두겠습니다.


한태산
같이 내려가시죠. 시간 없으니까.


비서
네, 알겠습니다.

* 한편, 여주.

친구
그 대표한테 연락이 온 건 없고?

김여주
...있어.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친구
그러면 전원 꺼둬. 번호로 위치 추적할 수도 있으니까.

김여주
아, 그러네! 왜 그 생각을 못했지? 고마워.

친구
(웃음) 근데 여기 바다 완전 예쁘지?

김여주
응, 예쁘다. 완전 힐링 돼!

친구
자주 보자. 너 돌아가기 전까지.

김여주
...아아, 안 돌아가고 싶다. 평생 여기 있을래.

친구
(웃음) 내 생각에는 오래 못 있을 것 같은데.

김여주
엥? 왜? 나 내쫓으려고? (울먹)

친구
대표가 너 찾아낸다에 내 전재산을 건다.

김여주
허? 전원도 꺼놨는데 어떻게 찾아.

친구
내가 말 안 했으면 진작 찾았을 텐데.

친구
이미 추적 끝나서 여기로 오고 있을 수도 있고?

김여주
그런 소름 돋는 말 금지야.

친구
(웃음) 이제 들어가자.

김여주
그래.

이때의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앞으로 내가 겪게 될 일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