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뱀파이어와 동거중
05. 한 지붕 아래에선 죽었다 깨어나도 못 살아



전정국
여우짓이라니?

정국이는 정색을 하며 말했다.


전정국
나는 위대한 구미호라고. 하급이랑 엮어서 부르지마


전정국
모기 주제 시끄럽게 앵앵거려?


정호석
모기니까 앵앵거리지

정국이는 휙 돌아 호석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호석이를 노려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전정국
닥쳐


정호석
우리 막내가 벌써부터 몹쓸 말을 쓰는구나?

정국이는 부들부들 떨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무래도 2대 1은 무리라는 현명한 선택을 내렸는지 현관을 향해 성큼 걸어갔다. 단숨에 현관에 도착한 정국이는 뒤를 돌아 호석이와 태형이를 차례대로 노려보더니 집 안으로 쾅하고 들어갔다.


임여주
'진짜... 형제같아'

그때 호석이는 여주를 발견했는지 머쓱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정호석
정호석입니다.

그리고 태형이를 보고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정호석
사냥 왜 안나왔어?


김태형
......


정호석
그러니까 이런 일이 일어났잖아 김태형.


김태형
미안

호석이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 미소가 어딘가 씁쓸해보였지만 호석이는 웃고있었기에 여주는 그냥 그가 미소를 짓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태형이와 대화를 나누며 줄곳 그런 표정을 지었으니까.


정호석
뭐... 나한테 미안해 할건 아니지

호석이는 태형이를 보곤 깜짝 놀랐다. 곧바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종속되어버렸군'이라고 중얼거리다가 살짝 고개를 숙여 여주에게 인사를 전하곤 사라졌다.


임여주
저분은 뱀파이어...?


김태형
뭐....

태형이는 호석이가 지나간 자리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으면서 답했다.


김태형
그런 셈이죠.

여주는 그런 태형이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머뭇거다가 고개를 가로젔고 말했다.


임여주
몇명이서 살아요?


김태형
7명인데 한명은 잘 안들어와요. 워낙 자유분방해서...

태형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김태형
물론, 오늘 올지도 모르지만요

태형이의 말을 들으며 여주는 점점 울쌍이 되었고 여주는 태형이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임여주
진짜 쥐 죽은 듯이 살게요...


김태형
아니요! 다들 여주씨를 그리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겁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문을 열고 누군가 나왔다. 머리에 까치집이 있는 것을 보니 방금 막 자고 일어난 모습이었지만 햇살이 그를 비추고 그가 마치 자연을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여 매우 몽환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인상을 와락 쓰더니 눈을 뜨고 여주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얼굴을 구겼다. 성큼성큼 여주에게로 다가와 여주의 손목을 확 잡고 당기며 입을 천천히 열었다.


박지민
인간?

그리고 냄새 난다는 듯 코를 막고 여주의 손목을 내팽겨쳤다.


박지민
맞네 인간.


김태형
내 손님이야 지민아.


박지민
하? 손님?

지민이는 여주를 가르키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박지민
지금 저 인간이랑 한 지붕에서 살자고?


박지민
내가 인간이랑?


박지민
정말... 너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임여주
저... 저기... 그냥 저 진짜 조용하게 한 구석에 틀여박혀서 살게요...

지민이는 자신의 머리를 쓸어넘기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박지민
필요없고요. 이게 내 집에서 기생한다면 내가 나갈거야

지민이의 말을 듣고있던 여주가 참다참다 소리를 빽 질렀다.


임여주
뭐? 기생?


임여주
야, 말조심해. 너 나 막 함부로 할 수 있는 인간 아니야

여주의 말을 들은 지민이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박지민
하, 그럼 우리가 인간이 아니기에 그리 괴롭혔나?


임여주
무, 뭐?

지민이는 여주를 노려보고 집 밖을 나서기 위해 여주를 지나쳤다. 화가 많이 난 상태였던 그녀는 지민이를 잡기위해 손을 뻗었다.

순간 여주는 지민이의 귀를 발견했다. 살짝 뾰족하게 위로 솓은 귀는 누가봐도 비정상적이었다. 머리를 잡으려던 여주의 뻗은 손은 놀라서 여주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래인 귀쪽을 향하게 되었고 그 순간 지민이와 태형이 모두 그 모습을 봤다.

태형이는 여주를 휙 낚아채고 놀란 지민이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자신의 귀를 막고 벌벌 떨었다.


박지민
나가...


박지민
나가라고!!


박지민
당장 나가!!!!

그 순간 어디선가 휙 무언가가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여주가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지민이를 바라봤는데 누군가 지민이를 끌어안고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김태형
석진이형...

그는 태형이를 바라보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러자 태형이는 여주를 데리고 멀어졌다.


김태형
여주씨, 집구경해요!



김석진
지민아

지민이의 호흡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눈물범벅인 그는 석진이를 부여잡고 애원하듯 말했다.


박지민
난 저거랑 같이 살 수 없어


김석진
지민아...


김석진
호석이는 괜찮았잖아


박지민
저게 호석이랑 같다고 할 수 없잖아. 그래, 호석이 같은 사람도 있겠지. 근데 걘 이젠 사람이 아니잖아


김석진
호석이가 사람일땐 괜찮았잖아

지민이는 석진이의 옷을 스르륵 놓았다.


박지민
그래, 형에겐 나보다 핏줄이 더 중요하지

그리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박지민
그리고 형과 태형이는 달라. 호석이가 괜찮았던 이유는 호석이가 형에게 물린 뒤로 호석이는 사람도 뱀파이어도 아닌 형태가 되었잖아.


박지민
그래서 믿을 수 있었어.


김석진
이렇게까지 미워하진 않았잖아


박지민
다 호석이 같을 줄 알았으니까


박지민
어리석었지 나도

그리고 석진이를 향해 위태롭게 미소를 지어보냈다.


박지민
내가 인간을 증오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잖아


김석진
.....혼자서는 위험해


박지민
숲에서 지낼거야. 숲은 나의 고향이자 안식처니까


박지민
숲은 배신 안해.


김석진
그럼 남준이랑 같이 다녀

지민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박지민
걔는 숲을 파괴하고 다니잖아. 사고뭉치랑 다니다간 사고를 당하는게 아니라 사고를 수습하고 다녀야 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