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친구

[1화 / 전학생]

김여주

" 안녕하세요, 오늘 새로 전학온 '김여주'입니다. "

짝짝짝, 나를 반겨주는 듯한 익숙한 박수소리. 이제, 정말 내가 여기, '1학년 2반'에 들어오게 된 거구나.

담임선생님[1-2]

" 그래, 오늘부로 우리 '워너고'에 전학 온, 여주란다. 다들 잘 챙겨주렴! "

1학년 2반의 담임선생님은, 탁자 앞에서 우렁차게 외쳤다. 음, 담임선생님은 좋은 분 같네. 걱정이 한개 사라졌다.

학생들[1-2]

" 네 -! "

모두들 한마음으로 외친 것일까, 교실은 선생님의 목소리만이 아닌, 학생들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담임선생님[1-2]

" 음, 좋아. 그럼 여주 자리..는... "

선생님이 학생들을 흡족한 눈빛으로 바라보다, 흘긋 - 누군가를 바라보았다.

담임선생님[1-2]

" 휴, 박우진? "

선생님은 특정학생의 이름을 부르기 전, 한숨을 내쉬었다. 왜일까? 나는 궁금 한 듯, 선생님께서 바라보는 방향을 정확히 찾아내, 그 특정학생을 바라보기 전, 그 '박우진'이라는 선생님이 바라보는 눈빛을 보고는, 다시 '박우진'이라는 학생을 쳐다보았다.

박우진 image

박우진

" 뭐요..? "

.. 딱 보니, 쟤도 다른 여러 학생들 처럼 정상인은 아닌 것 같네. 날카로운 눈매, 자다 일어난 듯 낮은 저음. 정리안된 머리카락, 교복..

교복은 왜 저렇게 입는 거야? 마의는 그렇다 치지만.. 근데 셔츠를 안입고 민소매를 입는건 무슨 경우인건데?..

짜증나는 기분은 꾹, 억누른채, 애써 웃으며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담임선생님[1-2]

" 박우진, 너 내가 자지 말라고 했을텐데? 선생님 말이 장난이야? "

낮게 내리깔은 말투. 아, 선생님 화났다. 근데 더 걸리는건.., 저 애.. 박우진.. 한 두번 걸린게 아닌것 같네.

박우진 image

박우진

" 선생님 말이 장난으로 들렸긴요, 듣지도 않았는데? "

도발하는 거야? 와, 쟤 진짜 인생 막 사는 것 같아. 말로만 듣던.. 그 개썅마이웨이? 그 기분으로 사는 것 같은데.

담임선생님[1-2]

" 박우진, 나가. "

..와, 나 선생님이 나가라는 말 쓸 줄 몰랐어. 선생님이 어지간하면 그런말 안쓰던데.

박우진 image

박우진

" 푸흡.. 아, 재밌었어요. 쌤. "

박우진이라고 하는 애는, 씩 - 한번 웃더니, 나와 선생님을 번갈아보고는, 이내 무표정이 되더니.. 뒷문을 이용해 반을 나가버렸다.

와, 대박.

담임선생님[1-2]

" .. 으휴, 저 녀석을 어쩌면 좋.. "

..큼큼, 아.. 선생님을 바라보다 다시 학생들로 눈길을 돌렸다.

담임선생님[1-2]

" 크흠, 그래.. 여주 자리.. "

.. 아, 맞아. 나 자리... 그러고 보니 박우진이라는 애 보다가 나 서있는 줄도 몰랐네.

이제 느껴서 그런가, 다리가 조금 아프다.

담임선생님[1-2]

" 음, 여주는... "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계속 쳐다보다, 나의 어깨를 잡고 비장한 듯 말씀하신다.

담임선생님[1-2]

" 여주야, "

김여주

" 네..? "

에이, 쌤.. 무섭게 왜 이러세요?... 꾹, 목구멍 뒤로 말을 삼켰다.

담임선생님[1-2]

" 미안하다. 여주, 넌.. "

꿀꺽, 마른침을 목 뒤로 삼켰다.

담임선생님[1-2]

" 박우진.. 옆자리란다. "

쿠궁...!

김여주

" ..예? "

뭐라고요? 쌤?? 저 잘못들은거죠?? 아니, 제가 왜 저기에 앉아요?!... 물론, 입밖으론 꺼네지도 못하는 말이다.

담임선생님[1-2]

" 크흠, 박우진 옆자리 말고는 자리가 없단다. "

동공지진.. 와, 내 정신 흔들린다아...!! 아, 신님.. 제게 왜 이런 시련을...!!

김여주

" 아아, 괜찮아요. "

아 이런 씹..?? 나 뭐하는 짓.... 아, 망했어.. 저 양아치랑 같은 자리 하겠다고 하냐? 미쳤어??

차라리 저 양아치랑 같은 짝지를 할 빠엔, 이 학교에서 나가서 전학가는게 빠를 듯?..

담임선생님[1-2]

" 그래, 그렇담 다행이고... "

선생님께서 눈에 띄게 안심을 하시는 모습.. 아, 저러면... 거절을 못하겠네....? 하하, 역시 전학오는게 아니였는데.

담임선생님[1-2]

" 그럼, 가서 앉으렴. "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한발.., 두발.. 온 갖 괜찮은 척은 다 하며, 무심한 표정으로 박우진의 옆자리로 걸어가는데..

와, 쒯. 벌써 도착했어.. 미친....?

김여주

" 후.. "

숨을 간신히 쉬고는, 가방고리에 가방을 걸고 의자를 끌어 자리에 간신히 앉았다. 정말 간.신.히...

담임선생님[1-2]

" 그래, 그럼 일단 자습하고 있으렴. "

.. 어흐흑, 나는 자리에 앉았는데.. 더 슬펐다.

아니, 양아치 자리라는 건 어떻게든 무마하면 되는데... 뒷자리라니.. 반 맨 뒷자리라니이...!!!

김여주

" 시력 안 좋은데.. [작게] "

시력이 엄청 안 좋은 난데, 맨 뒷자리에다가 양아치 옆자리.. 진짜 운 안 좋네.

아..,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건,

지금은 수업시간.., 거기다 자습시간이란 건데.., 이 시간을 어따 쓰지.

뭐, 그림이라도 그려? 소설이라고 써??.. 음..? 그냥.. 잘까??

그래, 자자. 어차피 쉬는시간엔 쉴려고 해도 못 쉴것 같으니까.. 자자.

다음시간에 그 양아치 놈이 뭘 할지 모르니... 자자. 오늘 안그래도 아침에 학교 일찍 오느라 고생 꽤나 했는데.

뭐.. 쉬는시간엔 일어났으면 좋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