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카우 밀크맛
우주가 우릴 위해서 움직였어


푸근하면서 달콤하고

편하면서 설레는,

말랑하면서 단단한 너와의 이야기

‘우주가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모든 건 정해진 거였어’

너와의 첫 만남,

아마 우리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지.

그 때는 몰랐었지-.

너와 내가 어떠한 사이가 될지

우리가 처음 나눴던 대화는 시덥잖은 사과였던 것 같아

우리 둘이 어깨 부딪혔었잖아

기억 나?


김여주
아!


박지민
아, 죄송합니다


김여주
아•••.

정말 영양가 없는 대화였었지

근데 그거 알아?

나 그렇게 뻔한 대화를 하는 중에

너에게 반했다는 거


김여주
저기...!


박지민
응?


김여주
이 명찰, 네 거 아냐?

귀여운 고양이 스티커 하나가 붙어있었던 명찰엔 네 이름 석자가 써있었어

‘박지민’


박지민
응, 내 거야. 고마워


김여주
박지민? 이름 되게 예쁘다. 우리 학년인 것 같던데 친하게 지내자 지민아!

손을 네게 내민 날 빤히 쳐다보는 너였어

네 시선을 느낀 나, 볼이 제법 붉어졌었는데 혹시 봤어?


박지민
•••.


김여주
뭐야 사람 무안해지게•••. 아 악수 안 해줄거야?


박지민
하자, 악수

나 그 때 정말 설렜었어

네가 푸스스 웃으면서 내 손을 진득하게 잡아오는데

어쩜 이렇게 간질거렸는지


김여주
••• 안 놓을 거야?

말을 끝내기도 무섭게 손을 놓는 네가 내심 미웠었다?

괜히 말했나 싶고•••.


박지민
수업 늦겠다-. 빨리 들어가. 아 맞다, 너 이름 뭐야?

내 이름은 묻는 너에 나 내신 당황했어

아 또 보자는 거야 뭐야


김여주
그러게. 내 이름 뭐게.


박지민
뭐야 싱겁게


김여주
다시 만나면 알려줄게. 아마 우리가 인연이면 언젠간 친해져있지 않을까?


박지민
에이 그냥 친해져만 있으면 어떡해 서로 사랑해야지

내 우스갯소리에 그렇게 대답하면 어떡해•••.

괜스레 서로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하는 너에 나 내심 웃겼어

처음 본 주제에 별에 별 감정이 다 들고...

그래서 한 번 튕겨봤던 거야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근데 넌 나보다 더 하더라고

뭐-, 싫었던 건 아냐

오히려 좋았다고••• 해야 되나?


김여주
치-, 완전 선수네. 너 연애 많이 해봤지


박지민
나 연애 해본 적 한 번도 없어-. 짝사랑도


김여주
웃기지 마!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나 내심 안심됐었어.

근데 정말 나 왜 그랬을까

처음 본 주제에

참 웃겨


박지민
진짠데


김여주
몰라 나 간다

오늘따라 들리는 학교 종소리가 왜 이렇게 미운지

밝게만 들리는 리듬이 너무 화가 났었어


박지민
잘 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손을 살살 흔드는 네가 정말 동화같았어

왕자님 그 자체

뭐,

주접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렴 어때

내가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