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에피소드: 25

퇴원을 한 채 병원에서 나와, 황민현과 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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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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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허억.. 허억.."

갑작스레 나의 손목을 감싸는 느낌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박지훈이 숨을 고르며 서있었다. 오랜만이라 반갑지만, 궁금한 것들을 묻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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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뭐야, 나 여기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나 찾느라 계속 뛰어다녔나 보네. 그래서, 나는 왜 찾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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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후우, 입원했다길래 병원으로 뛰어가다가 형 보여서 이리로 온 거야. 근데 벌써 퇴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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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으응, 그냥 잠깐 쓰러진 거라 괜찮아. 나 입원한 건 어떻게 알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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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강다니엘이 어디 다녀왔길래, 어디갔었냐 물었다가 알게 됐어. 진짜 괜찮은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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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그렇다니까. 그럼 나 입원했다는 거 듣고 무작정 병원으로 뛰어가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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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아, 병원에 입원했다길래 엄청 심각한 줄 알고 놀라서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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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저기,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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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아아, 나 정신병원에 있을 때 잠깐 나 담당해줬던 앤데 착한 애야. 얘 덕에 정신병원도 나온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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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아, 옹성우 친구 황민현입니다. 옹성우 나오게 해주신 분이라니,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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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별 말씀을요. 아, 그런데 저 성우형이랑 오랜만이라 대화 좀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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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아.. 네, 그렇게 하세요. 옹성우, 나 먼저 가있을게. 혹시 얘 뭔 일있으면 얘 핸드폰으로 전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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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네, 가보세요."

아무래도 날 정신병원에서 나오게 해준 애라니 안심된 건지, 별 의심없이 금방 집으로 가는 황민현이다. 의심쟁이 황민현이 웬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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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형, 그럼 주변 카페나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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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응, 그래."

근처 카페에 도착해, 박지훈은 무슨 얘기를 할지 꽤 고민하는 듯했다. 무언가 복잡한 생각이라도 하는 것 같아,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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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낼까. 일단, 아까 뵀던 그 친구분은 형한테 잘 해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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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응, 잘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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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래, 다행이네. 근데 내가 조금 듣기 거북할 것 같은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좀 들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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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듣기 거북할 것 같은 얘기는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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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강다니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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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

무슨 의도로 강다니엘 얘기를 하려는진 몰라도, 나쁜 애가 아닌 것을 알기에 더욱 혼란스러웠다. 얘가 강다니엘 얘기를 굳이 내게 왜 하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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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내가 성우형한테 이 얘기해봤자 달라질 것도 없고, 굳이 필요한 얘기는 아닐지 몰라도 말은 해야 될 것 같아서 말이야. 좀 들어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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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알았어, 해봐."

한숨을 한 번 내쉬더니,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내게 말해오는 박지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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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내가 강다니엘이랑 지금까지 되게 오랫동안 일해왔어. 둘 다 꽤 어린 나이부터 일을 시작했거든. 한 8년인가 알고 지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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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처음엔 별 관심없었는데, 소문이 돌아서 관심이 안 쏠릴 수가 없었어. 조금이라도 친해지면 엄청 집착한다는 그런 소문이 돌았거든."

집착을 한다라.. 나도 강다니엘에게서 집착을 받는단 느낌을 꽤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8년 전부터 시작된 거였다니, 심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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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나는 별로 안 친해서 집착한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강다니엘 옆에 아무도 없더라고. 아, 윤지성이라는 친한 형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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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하여튼 그렇게, 다들 강다니엘에게서 떠나갔어. 그 이후로 상심이 컸는지, 환자들도 잘 상대하지 않더라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완전히 바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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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4년 전부턴 한 병실에 주구장창 있길래 좀 괜찮아졌나 싶어서 더는 신경을 안 썼는데, 사람이 너무 바뀌니까 좀 이상하다 싶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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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런데 최근에 생각해보니, 형 입원한 시기랑 강다니엘이 완전히 바뀌었던 시기랑 겹치더라고."

솔직히 지금까지 박지훈이 한 얘기엔, 내가 깊이 생각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 그가 나로 인해 바뀌었던 말던 나와 별 상관없는 얘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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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형에겐 그냥 관심없는 얘기겠지만, 최근에 지켜보면서 하나 알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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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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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강다니엘이 형을 좋아한다는 거."

별로 흥미롭지 않았다. 심지어는 놀랍지도 않았다. 날 좋아한다고 해서 그에게 마음을 주지도, 동정을 해주지도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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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근데 지훈아, 이런 얘기 별로 달갑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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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나도 알아. 이런 얘기하기 미안하긴 했는데, 조금 놀라운 다른 사실을 하나 또 알게 돼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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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다른 사실이라..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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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자세하게는 나도 잘 모르기도 하고 남의 가정사에 대해 막 말하기도 참 미안한데, 간단히 말하자면 가족한테서 버림을 받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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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

그러고 보니 강다니엘은 내게 시도 때도 없이 질문하고 자신에 대해 많이 알려줬지만,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 얘기는 해준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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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나도 어쩌다 알게 된 건데, 사실도 아닌데 말하는 건 아니야. 으음, 내가 너무 괜한 걸 얘기했나?"

괜한 거라기엔, 이미 날 복잡하게 만든 원인이 되어버렸다. 그깟 강다니엘을 신경쓸 건 없지만, 이 얘기를 듣고 나서는 조금 달라졌다.

왜인지 몰라도, 강다니엘에게서 이에 대한 얘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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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얘기해줘서 고마워. 아무래도, 강다니엘이랑 만나서 직접 들어봐야겠다. 너한테 피해가게 물어보진 않을테니까 걱정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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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래,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것 같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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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응, 이따 집가서 문자보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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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알았어, 가봐."

우선 정신병원이라도 가봐야겠다. 내 촉으로는, 내게 다시 피해줄 것 같진 않으니까.

사실 촉이 좋다해도 떨리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다시 날 이 정신병원에 입원시킬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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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저기, 간호사 강다니엘씨 지금 병원에 있어요?"

간호사

"네, 있습니다. 불러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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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네, 불러주세요."

터질 것 같은 심장을 진정시키며 기다리니, 금새 내 앞에 나타나 놀란 표정으로 날 응시하는 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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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다니엘

"..간호사 강다니엘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설마 저를 부른게 나였을 줄은 상상도 못 했는지, 아직도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내게 물어온다.

터질 것 같던 심장이 점점 진정되어, 그제서야 한 마디를 꺼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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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할 말 있으니까 따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