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에피소드: 29


황민현 :

이제 나도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그냥, 너무 지쳐버렸다. 너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나지만, 이젠 그러는 것조차 지쳤다.

너에게 주는 내 사랑은 돌아오긴 커녕 버려졌고, 내 마음 속엔 상처만 새겨질 뿐이었다. 그럴 수록 마음을 접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였다.

지금도 난 너를 좋아한다. 물론 친구로서도 더없이 좋아한다. 그래서 더 문제다, 내가 널 좋아하는 마음이 한 가지가 아니라서.

솔직히 말해, 더 이상 너를 좋아하고 싶지 않다. 널 향한 내 마음이 친구로서 좋아하게 되길 바란다. 그래야 너도 나도 편할테니.

하지만 너에게 설레기 일쑤인 나는, 평생토록 그러지 못할 것 같다. 나 어떡할까, 성우야.

너와의 진득한 관계를 끊어야 하는 걸까. 그래야 너도 나도 편해지는 건가. 그립고 슬프겠지만, 그러는 쪽이 나을까.

늘 네게 답해줬던 것처럼, 내게도 답해주라.


황 민현
"..하아."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도 지치는데, 도저히 널 안 볼 자신은 없다. 참 이기적이지, 나.


황 민현
"..흐, 좆같다."

내가 놓인 이 상황도, 자꾸만 충돌해대는 내 생각들도, 널 죽도록 사랑하는 나도 너무 좆같다.

"똑똑-", 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옹성우를 보면 더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서, 결국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옹 성우
"민현아, 우리 계속 이렇게 지낼 거 아니잖아. 나 너랑 친구로 평생 잘 지내고 싶어. 너도 그렇잖아, 응? 이러지 말고 대화 좀 하자."

그래, 나도 그렇지. 하지만 너와 평생 연인으로 챙겨주고 서로 좋아하는 모습을 꿈꿀 때도 많아. 나도 내 마음이 어떤지 모르겠는 걸.


옹 성우
"..내가 미안해, 앞으로 강다니엘이랑 엮일 일도 없을 거야."

이미 나는 너에게 집착하듯 소유욕이 생기기 시작했어. 잠시 다른 사람과 얘기한 걸로 그렇게 화를 냈는데, 이 소유욕을 어찌 없앨까.


옹 성우
"얘기 좀 해봐, 민현아."


황 민현
"..너 나가, 옹성우. 우리 앞으로 보지 말자."

그래, 애초에 이렇게 하는게 맞는 것 같다. 금새 눈물이 시야를 흐리지만, 더 이상 널 힘들게 하기도 싫고 더 이상 내가 힘들기도 싫다.


옹 성우
"..민현아, 우리 얼굴보고 얘기하자."


황 민현
"나가라고."


옹 성우
"..후회할 거잖아. 친구로서건 뭐건, 너 나 많이 좋아하잖아. 물론 나도 그래, 너 안 보고 못 살아. 서로 후회할 짓하지 말자, 민현아."


황 민현
"..옹성우, 난 너 사랑해. 친구로서도 맞지만, 다른 의미로도. 그래서 난 너무 힘들어, 미쳐버릴 것 같아. 그래서 네게 집착하게 된 것 같고."


황 민현
"우리 이제 서로 힘들지 말자."


옹 성우
"나랑 더 이상 안 볼 자신있어? 흐, 너는 나 그렇게밖에 생각 안 해? 으흐, 개새끼.."


황 민현
"..왜 울어."


옹 성우
"끄윽, 됐고 나갈, 테니, 까 연락, 같은 것, 도 하지 마. 흐, 아니다. 애초에 할 방법, 을 없앨게."

"쾅, 콰직-", 아무래도 핸드폰을 부순 듯했다. 그것보다도 네가 너무 서럽게 우는 걸 들으니, 나도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옹 성우
"앞으로, 마주칠, 일도 절, 대 없을 거야. 흐윽, 넌 진짜 내가 평생 원망할 거야.. 흡, 끄윽."


황 민현
"..내가 이러지 않으면 힘들잖아. 너도 그렇겠지만 나 너무 힘들다, 옹성우. 나도 너 친구로서 좋아하고만 싶은데 마음대로 안 돼."


황 민현
"그래서 너무 지치고 힘들어."


옹 성우
"흡.. 개새끼야, 내가 어떻게 너 안 보고 살아. 넌 가능할지 몰라도 난 못 그런다고, 어흐흑."

애써 눈물을 참아가며 설득시키듯 말했더니, 더욱 서럽게 울며 욕섞인 말을 내뱉는 너에 조금 당황스러워졌다.


황 민현
"..어쩌자는 거야, 이 일 해결할 수는 있어?"


옹 성우
"..황민현, 민현아."


황 민현
"어.. 왜."



옹 성우
"..내가 너 좋아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