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속 특별함
#18



김민규
오늘같은 날은 술 마셔야지


김민규
나가서 맥주 좀 사올게

김여주
4병만 사와


김민규
셋이서 4병이면 너무 맨정신인데

김여주
제정신이야? 나는 연차 냈지만 민규씨는 내일 스케줄 가야지


김민규
아 저 내일은 스케줄 없어요 ㅎㅎ

김여주
그럼, 술 마셔도 괜찮아요?


김민규
그럼요 ~


김민규
그럼 잠깐 빠져줄테니까


김민규
둘이서 먹고있어

김여주
응, 갔다와

민규가 술을 사러 나가자

둘은 조금의 정적 후 진지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김민규
형은 여주씨 많이 아끼는 거 같아요

김여주
저는 그래도 다른 여느 오빠들처럼

김여주
놀리고 싸우고 그래보고 싶어요


김민규
안 싸워봤어요?

김여주
아주 어릴 때 빼고는 안 싸웠어요


김민규
그럼 형이 예전처럼 대해줬으면 좋겠어요?

김여주
그냥 예전처럼 맘모스라고 부르는게 더 남매같잖아요


김민규
그렇구나…


김민규
근데 연차는 왜 쓴거에요?

김여주
그냥.. 회사에 있으면 숨이 턱턱 막힐 거 같아서요

김여주
휴게실에서 그렇게 울어놓고

김여주
회사 사람들 본 면목도 없고요..


김민규
왜요?

김여주
그냥 좀… 창피하잖아요


김민규
근데 그렇긴 하겠다


김민규
저도 멤버들이랑 다같이 있을 때 울면


김민규
다음날은 스케줄 빼고싶을 때 많아요

김여주
뺀 적 있어요?


김민규
일은 해야죠

김여주
민규씨 어른이네요

김여주
근데 내일은 왜 스케줄 안 가요?

김여주
세븐틴 인기 많아서 바쁠 줄 알았는데

김여주
설마.. 저 때문에 빠진 건 아니죠?


김민규
아니요, 여주씨가 내 일에 지장이 있을정도로


김민규
그런 영향을 줄 만큼은


김민규
여주씨를 좋아하지 않아요

김여주
거짓말..


김민규
맞아요 거짓말이에요


김민규
사실 한달동안 지장 엄청 많이 갔어요

김여주
제가 인턴이랑 사귀어서요?


김민규
네, 저 그래서 멤버들한테 엄청 혼났어요 ~

민규는 능글스러우면서도 장난을 치는듯한

말투로 여주탓이라는 듯 말했다

김여주
그래요..?


김민규
그래도 스케줄을 뺀 적은 없어요

김여주
그래도 어떡해요 저 때문에 혼났잖아요


김민규
장난이에요 ㅋㅋㅋㅋ

김여주
민규씨 와사비 샌드위치 한번 더 드실래요?


김민규
아 맞다 그 샌드위치…

민규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이었다


김민규
근데.. 샌드위치 5년 전 이후로는 안 먹었다고 했잖아요


김민규
그때 그럼 샌드위치 왜 받아온거에요?

김여주
제가 밥 안 먹고 그냥 학교갈 때가 있었는데

김여주
그때마다 엄마가 주먹밥을 해줬거든요?

김여주
그래서 그거 보고 오빠도 주먹밥을 많이 만들어줬는데

김여주
5년 전에 그 일이 있고나서는

김여주
오빠도 제가 밥 안 먹고 알바가고 회사 갈 때도

김여주
그냥 놔뒀어요 제가 오빠를 등져버린 걸

김여주
오빠도 알고 있었거든요

김여주
근데 그 날 갑자기 샌드위치를 만들어준거에요

김여주
오빠도 내심 그 이후로 안 먹던 음식들을

김여주
제가 하나 둘 먹으면서 그 일을 잊길 바랐나보다

김여주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가져왔죠


김민규
그럼 그 샌드위치에 와사비 든 거 알았을 땐


김민규
그때는 어땠어요?

김여주
황당하기도 하고 화도 났는데

김여주
민규씨한테 전화해야겠다는 생각이

김여주
갑자기 들더라고요


김민규
그래서 그때 목소리가 그렇게 다급했구나..

김여주
그럴거에요, 그리고 회사 가면서

김여주
씩씩대면서 화냈는데

김여주
오빠 성격이면 저한테 아무리 장난쳐도

김여주
이런 장난은 안 칠 거 같았거든요

김여주
그래서 제가 생각한 건,

김여주
5년 전에 그 일이 있고나서

김여주
제가 안 먹던 음식을 다시 먹는 걸 보고싶었나보다

김여주
그래서 이렇게 새로운 추억으로 포장했나보다

김여주
그렇게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여주
그래도 계속 화는 났죠..

민규는 또 망설이다 말을 했다


김민규
여주씨.. 아까 내가 좋아한다고 한 거..

김여주
걱정말아요, 나 안 불편해요


김민규
그럼 다행이네요


김민규
계속 나 이렇게 대해줄거에요?

김여주
당연하죠


김민규
근데 내가 물어보려고 했던 거 그거 아니에요

김여주
그럼요?


김민규
여주씨가 대답 언제 해줄지 물어보고 싶었어요

.

.

.

.

.

.

김여주
아직은 제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김민규
나중에 알게되면 얘기해줘요

김여주
그냥 뜬금없이요?


김민규
저 뜬금없는 거 좋아해요

김여주
뭐라고요? ㅋㅋ


김민규
꼭 뜬금없이 말해주세요

김여주
네 ㅋㅋ 꼭! 뜬금없이 말할게요

띠띠띠띠_

띠로링_


김민규
민규씨 술 잘해요?


김민규
잘하진 않고 조금 합니다


김민규
큰일났네 여주 술 잘하는데


김민규
그래요? 저 큰일났네요

김여주
엄청 태연하네요


김민규
여주씨 술 얼마나 마실 수 있어요?

김여주
2병정도 마시는 거 같아요

2병 반에서 3병까지도 마시는 민규는

겸손이랍시고 말했지만,

자랑스러워 하는 여주를 보며

잠시, 취한 척 해줘야하나 생각했다


김민규
진짜 잘 마시네요

하지만 민규는 몰랐다

여주의 실제 주량은 5병인 사실을

여기서 웃긴 건,

친오빠인 민규는 술을 사러 갈 때

민규의 주량을 지식인에 물어봤고

이미 민규의 주량을 알고있었다

당연히, 여주의 주량도 알고있었다


김민규
…둘이 잘 맞네

김여주
응? 뭐가?


김민규
아니야


김민규
형은 잘 마셔요?


김민규
난 뭐 3병이 시작이지

라고 말한 친오빠 민규는

실제 주량이 1병 반이다

민규가 사온 소주와 맥주들을 늘어놓고

점점 술이 들어가고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여주는

취했냐는 민규의 오해를 받았다


김민규
여주씨 얼굴이 빨간데 벌써 취했어요?


김민규
지금 반병 마셨는데..

김여주
저 원래 얼굴 빨개져요


김민규
여주씨랑 술 먹는 거 재밌네요

천천히 물과 같이 마시는 둘과 다르게

친오빠인 민규는 허세를 부리며 마시다

결국 개가 되었다


김민규
근데 형은 벌써 뻗었어요?


김민규
혼자 빠르게 달리더니…


김민규
1병 마시고 가면 어떡해요 형..


김민규
누가 취했다고 그래..


김민규
근데 너 말이야


김민규
여주 좋아하지마라


김민규
네?

김여주
취했네


김민규
우리 여주는 고려청자보다 더 귀해



김민규
너같은 다비드가 채갈 사람이 아니라고!!

김여주
미쳤나봐 들어가서 자


김민규
우리 여주가 나한테 마음을 열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김민규
여주는 아마도 모를거야…

그 말을 하면서 민규는 방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