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속 특별함
#58


드디어 결혼식 날이 찾아왔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신부 대기실에 여주가 앉아있었다

철컥_

제일 먼저 도착해서 신부 대기실의 문을 연 건

여주의 오빠인 민규였다

오빠 왔어?

예쁘네

민규는 여주의 모습을 보고는 뒤로 돌아 눈물을 닦았다

오빠 울어?

나 결혼식 때 오글거리게 우는 거 안 하려고 했는데

보자마자 눈물이 나오네

민규는 여주의 앞에 서서 말했다

다 컸다 내 동생

뭐래 ㅋㅋㅋ

행복하냐?

당연하지 -

그러면 됐다

민규는 뒤로 돌아 다시 한번 눈물 닦는 척을 했다

오늘 대체 무슨 컨셉을 잡은거야

어디서 나온 대사인데 한번 해보고 싶었어

하지마 부끄러워

미안..

결혼식장에서도 여느 때와 같이 장난을 치는 남매였지만

여느 때와 달리 오늘의 분위기는 묘했다

오빠는 다시 진심으로 여주에게 말을 건네었다

아무튼, 항상 오빠가 걱정만 했었는데

다 이겨내고 이렇게 예쁘게 있으니까 대견하다

그리고 난 니가 나보다 먼저 결혼할 줄 몰랐어

무슨 뜻이야

미안 안 할게

정장 구두 소리를 또각 또각 내고

문을 열고 들어오며 민규가 말했다


형 일찍 오셨네요

여주의 오빠는 민규를 한번 안아주고는 말했다

잘 어울리네 결혼 축하해

감사합니다 형

일찍 왔지 -, 누구 결혼식인데

여주씨 오늘 너무 예쁘죠?

응, 내 동생 아닌 것 같아

무슨 뜻이야

여주씨 진정해요

드레스 무거워서 참는다

근데 민규씨는 왜 왔어요?

보고싶어서 왔죠 -

민규는 여주의 옆에 앉아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웃으며 여주를 바라봤다

쾅_

문을 너무 세게 벌컥 열고 들어온 탓에

문에서 쾅하는 소리가 들리며

현지가 들어왔다

들어와서는 여주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으며 현지가 말했다

여주야… 진짜 가…?

현지 왔어?

둘이 잘 어울리니까 눈물 더 나네 진짜

오셨어요? ㅋㅋㅋ

그때 사생 쫓아주실 때 같이 계시던 친구 맞죠?

그럴걸요

사진 안 찍어?

찍어야지..

아이라인 번진 거 수정하고..

현지는 흠칫하며 놀라더니 급히 아이라인을 수정했다

하.. 이제 안 울어야지

ㅋㅋㅋ 빨리 와, 사진 찍게

민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민규가 앉아있던 자리에 현지가 앉고는

여주와 팔짱을 끼고 서로 기대어 다정하게 사진을 찍었다

결혼 축하해 사랑해

유현지, 거기 그러고 있지 말고 이리 와

오빠 있었네

처음부터 있었거든, 너무한 거 아니야?

미안 ㅎㅎ

현지는 민망하다는 듯 웃으며 오빠의 옆으로 갔다

민규도 덩달아 다시 여주의 옆에 앉았다

똑똑_

철컥_

과장님 ~

보영씨 왔어요?

오늘 진짜 예쁘시네요 -

고마워요 -

결혼 축하드려요 과장님 ~

와줘서 고마워요

당연히 와야죠! 과장님 결혼식인데요 -

민규씨 한번만 더 일어날래요?

당연하죠

앉으세요 사진 찍으셔야죠

감사합니다 -

보영은 여주와 함께 브이를 하곤 웃어보이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뒤따라 들어온 같은 부서 직원들도

여주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여주씨 결혼 축하해요 ~

감사합니다 -

우리 먼저 안으로 들어가 있을게요

결혼 축하드려요 과장님!

네 감사합니다 -

회사 직원들과 보영이 결혼식장 안으로 들어가고

민규는 다시 여주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똑똑_

철컥_

민규야 ~

누나 오늘 진짜 예쁘네요!

ㅎㅎ…고마워요

왔어?

끝도 없이 들어오는 멤버들을 보고

여주의 오빠는 조금 당황한 기색이였다

그리고 멤버들이 모두 들어오고 문이 닫히자

여주의 오빠가 말했다

뭐야 매제

세븐틴이면 17명 아니야?

아 형…

오빠 그냥 조용히 해

저번에 분명히 말해줬던 거 같은데

그런가

기억이 안 난다는 듯 넘겨버리며

오빠가 여주를 일으켜주려 다가갔다

뭐야 왜

다같이 사진 찍으셔야 할 거 아니야

드레스 무겁다며

괜찮아요! 같이 찍으면 되죠 ㅎㅎ

그래도 같은 그룹인데..

저희는 나중에 따로 찍으면 되니까요 -

아 그러실래요?

오늘따라 어리버리해 보이는 오빠를 보며

여주는 잠시 웃음을 참았다

그리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 내 결혼식인데 왜 오빠가 긴장한거지 ’

둘 다 결혼 축하해요 ~

와주셔서 감사하죠 -

당연히 와야죠 -

여주와 이야기를 나누며 주변을 둘러싸고는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

여주 진짜 예쁘지 않아?

현지가 여주의 오빠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은 예뻐

무슨 뜻이냐고

아니야

몇 번의 찰칵 소리가 들리고

멤버들은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고

여주의 오빠와 악수를 하고는 결혼식장으로 들어갔다

이따 봐 민규야 -

네 형 -

똑똑_

철컥_

민규 ~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안거야

알려주시던데

아무튼 와줘서 고마워

안녕하세요 -

아 안녕하세요

민규한테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얘기 많이 들었어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결혼 축하해

고마워

아 두 분 같이 사진 찍으세요

오빠 도와줘

조심해서 일어나

여주가 오빠에게 팔짱을 걸자 정국이 말했다

아 괜찮습니다 앉아계세요

나중에 따로 찍으면 되는걸요

그래도..

여주씨 여기 신부 대기실이에요

내가 여주씨 보고싶어서 온거고

여주씨가 일어날 필요 없어요

알겠어요..

사진 같이 찍어도 되죠?

아 네, 그러세요 -

정국이 사진을 찍으러 뒤로 가자마자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

와..

안녕하세요… 대박..

결혼 축하드립니다

김민규 결혼 축하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저 연예인 처음 봐요

네?

김여주 긴장했네

여주씨..?

나도 아이돌인데요..?

아 그러네, 미안해요 민규씨

민규는 조금 질투가 나는 것 같았다

은우가 좀 잘생기긴 했죠?

다 잘생겼죠 -

여주씨..

ㅋㅋㅋㅋ 민규씨가 짱

짱..?

짱!

좋아요 -

너도 같이 찍자

아 잠깐만 주차하고 온다고 해서

누가?

재현이랑 같이 왔거든

아 그래?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며

노크와 함께 다시 한번 문이 열렸다

미안 좀 늦었지?

아직 시간 많아

다행이네

결혼 축하해

고맙다

여주씨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민규한테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결혼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와서 같이 사진 찍자, 얼른 와

평소 연예계에서 친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4명과 여주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잠시 얘기를 나누다 민규가 말했다

여주씨 연예인 보고 놀란 거 은우가 처음이야

안 놀라신다고 들었는데 놀라셔서..

아 죄송해요 너무 잘생기셔서..

여주씨..

장난이에요 ㅋㅋㅋ

여주가 민규에게 팔짱을 끼며 말했다

민규씨 짱

짱?

짱!!

오늘따라 엄청 귀엽네요

고마워요..ㅎㅎ

결혼 축하한다

우리 들어갈게

결혼 축하해요 -

감사합니다 -

셋이 나가자마자 민규가 바로 삐진 티를 냈다

여주씨 나 처음 봤을 때는 엄청 태연하더니..

실물이 진짜 잘생기긴 하더라고요 ~

놀리는 거예요?

그래도 민규씨가 제일 잘생겼어요

진짜죠..?

그럼요 -

여주가 팔짱을 낀 상태에서 민규의 손을 잡고 말했다

민규씨가 제일 멋져요

사랑해요

…그래도 아까는 너무했어요

남편 옆에서 잘생겼다고 하는게 어딨어요..

미안해요 -, 응?

봐줄게요 -

나도 사랑해요

민규씨도 오늘 더 귀엽네요

여주씨가 더요

어우 나 여기 못있겠다

그러니까, 왜 계속 있는건데

이제 좀 들어가

근데 라인업이 미치긴 했다

너도 안 들어가고 뭐해..

들어가야 할 타이밍을 못찾았어

언니 이제 들어간다 ~

난 나중에 너랑 팔짱 끼고 들어가야 하거든

아 그러네 미안, 현지 조금 있다가 봐 ~

현지가 나가고 대기실 문이 닫혔다

그 뒤로도 여주의 친구들이 줄줄이 들어오기도 하고

민규의 친구들이 줄줄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자 결혼식이 시작됐다

똑똑_

신랑님 이제 나오실게요 -

곧 들어가셔야 해요!

신부님도 준비 하세요!

여주씨 이따가 봐요 -

이따 봐요 ~

민규가 나가자 오빠와 여주만 남은 대기실에

적막한 공기가 맴돌았다

갑자기 왜 긴장하는데?

곧 입장이잖아…

오빠가 매제한테 가는 길까지 잘 데려다줄게

긴장도 하지말고 걱정도 하지말고

오늘 진짜 예쁘다 내 동생

민규는 긴장한 여주를 달래주었다

똑똑_

신부님 입장 준비 하실게요 -

민규가 여주를 일으켜주며 팔짱을 끼고

결혼식장 문 앞까지 걸어갔다

어떡해, 나 너무 긴장 돼..

여주야 옆에 오빠 있잖아

매제한테 잘 데려다줄게

오빠 믿어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부님 이제 입장하실게요

네..!

여주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철컥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