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답게 바람피는 방법
1장_'어릿광대'편 : 광대는 지켜본다


세레네
폐하, 저는 이만 들어가봐도 되겠습니까?


민윤기
왜지?

세레네
사실 몸이 별로 좋지않았습니다만...참고 나온것이라


민윤기
그런가, 미안한 일을 했군. 그럼 들어가 보라

세레네
이해해주셔 감사드립니다

세레네는 기뻤다. 드디어 언니를 없앨 구실을 찾아냈던것이다. 사실 들었다. 어제 언니와 언니의 전속시녀가 나누는 이야기를.

세레네
' 지금 언니의 방에 가면 그 광대가 있겠죠!! '

세레네는 언니와는 비할바가 못될정도로 머리가 나쁘지만, 그 세 남자를 불러들인 뜻이 무엇인지 정도는 이해할수있었다. 필히 언니는 그 광대를 위해 세남자를 부른것이었다.

세레네
들어가겠어요

메리
누구신...아, 2왕비전하. 무슨용무이십니까? 1왕비전하는 부재십니다.

세레네
내가, 언니의 방에, 이유가 있어야, 올수 있는것인가 메리?

세레네가 표독스럽게 말하자 메리는 이를 갈았다. 저 년이 또 무슨일일까

세레네
워워, 그렇게 기분나빠하지말아요 메리...한때 저를 돌보아 주시던분께서 그런 태도로 나오신다면 슬픕니다. 뭐, 다 됐고..이 방에 남자가 있었습니까? 혹은 남자가 있습니까?

메리
그럴리가 없지않습니까. 이 방은 왕비님의 방인걸요

세레네
그럴리가요? '광대'가 왔었을텐데

메리
...어제의 그 어릿광대분이라면 폐하의 초청으로 왕궁에 머무고 계시며, 이 곳에 발을 들이지않으셨습니다. 폐하의 뜻을 거스르시려는 겁니까?

세레네
....그, 그럴리가요. 이곳에는 분명 광대가...

메리
대체 무슨소리를 하시는겁니까 세레네

세레네
세레네가 아닙니다! 이제 저는 어엿한 2왕비어요! 왕비님이라 부르십시오!

메리
세레네! 언제까지 열등감만 품고있을겁니까!

메리의 호소는 물기를 띄고있었다. 세레네와 루시아. 두 자매가 어렸을때부터 같이 지내왔던 하녀인 메리로서는 세레네의 일탈이 안쓰럽기짝이없었다.


민윤기
....? 세레네. 그곳에서 무엇을 하지. 이 방은 루시아의 방이었을텐데

루시아
그렇습니다 세레네. 제 방에서 대체 무엇을 하시고계셨는지?

세레네
무엇을 하다니요! 그저 방에 돌아가던 와중 어지러워 방을 착각했고 메리가 맞아주어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눈것 뿐입니다


민윤기
아, 그런가. 그 하녀는 왕궁이 아닌 너희쪽의 하녀였지. 이해한다. 허나 이곳은 복도다. 예의를 지켜라.

세레네
네...그럼 이만 제 침실로 물러가보겠습니다

낭패다.

꼭 깨문 입술에 피가 방울방울 맺혔다.

루시아
저 아이도 참...이전이나 지금이나 거짓말을 참 못한단 말이야

메리
....

루시아
그렇지않아 메리?

메리
그..렇습니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루시아
거짓말. 우리를 가장 오래보고 지낸것은 어머니도 아버지도 아닌 메리잖아? 쿠쿡,메리도 거짓말을 못하네

메리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메리
왜 두분이 싸우는것인지를요

메리
정말로, 잘 모르겠습니다

메리
자매라면 무릇 서로 아껴주는것..아닙니까

루시아
아, 메리는 사고로 동생을 잃었던가? 그렇다면 그런 감상일수있겠네

메리는 시도때도없이 '왕비'와 '루시아'와 '루시'를 넘나드는 루시아에 위화감을 느끼고있었다. 정말로, 언제 이렇게 커버린건지.

루시아
네 말은 틀려 메리. 우린 싸우는게 아니라 즐겁게 놀고있는거야

메리
...네?

루시아
아주 재미있잖아? 끌어내리려는 동생과 막으려는 언니. 이 놀이의 이름은 내가 붙여볼게. '왕비의 왕관을 빼앗아보자'. 어때?

메리
...루시

루시아
푸훗, 메리가 그렇게 불러줄때는 가끔 헷갈려. 나는 누구인지.

루시아
뭐...잡담은 그만할까. 메리, 세레네가 무엇을 했어?

메리
세레네는 저와 평범히 이야기를 하다 돌아갔어요. 세레네또한 가끔 이나잇대 여자애들과 비슷한 행동을 하니까

루시아
....믿어, 메리. 나가봐도좋아

싱긋 웃는 루시아에 메리는 혼란해져왔다. 내가 한 거짓말은 과연 착한거짓말이었는가.

루시아
정말로...이렇게 복잡할때는 침대에서 뒹구는게 최고지. 태형아


김태형
부르셨습니까

루시아
광대는 광대답게, 한번 재주를 부려보렴


김태형
기꺼이...

광대의 금발이 눈에 들어왔다. 문득 드는생각. 내가 이렇게 흔한, 금발이었다면. 뭔가 바뀌었을까

루시아
예쁘구나....


김태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