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꿈 (자유연재)
05 : 산적



여주하
누군지 정체를 밝혀ㄹ


여주하
!

그 순간 목에 칼날이 들어왔다

산적
그냥 조용히 따라오시죠

목이 살짝 베어서 피가 흘렀다

아프진 않았다, 이정도 통증에 비하면

궁에서 겪었던 모든 수모와 비교했을때 별것도 아니니까



숲속으로 계속해서 깊숙히 들어갔다

산적의 손에 이끌려 목적지가 어딘지도 알지못한채

여기서 입을 열면 이번엔 진짜 목이 날아갈지도 모르는일이었다

그래서 일단 잠자코 따라가기로 결심했다

이놈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날 납치하려는건지 궁금해지기도 했고

산적
징검다리입니다, 미끄러우니 치마 잘 부여잡고 따라오십시오

산적
허튼짓 할 생각은 마시고요


여주하
..(끄덕)

산적
조용히하라 하였더니, 말은 잘들으시네요

산적
공주님께서 입을 여시면 공주님의 군대가 절 잡으러 올지도 모르거든요

산적
그러니 잠자코 계세요

ㆍㆍㆍ


얼마나 걸었을까

캄캄한 숲속을 가로지르느라

내 비단치마는 찢길때로 찢겼고

팔과 다리에도 잔가지에 스친 상처가 가득했다

또 곱게 땋아올린 머리는 헝클어질대로 다 헝클어졌다

화아아악- (빛이 들어옴)

숲길을 빠져나오니 환한 빛이 비추었다


여주하
(여,여긴..산..?)

온통 산이었다..산이라면..

여기는..

산적
드디어 도착했군요

산적
명나라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여주하
(여기가 명이라고..?)

산적
아, 이제 말하셔도 되는데

산적
아까 말하지 말라고해서 계속 입다물고 계셨던가요?

산적
독하시기만한 공주님인줄 알았더니 꽤 귀여운면도 있군요

산적
아무튼 목적지까지는 50발자국 정도 남았습니다

ㆍ

ㆍㆍ

ㆍㆍㆍ

저벅- 저벅-

산적
다왔네요


여주하
동굴..?

산적
저희가 사는곳이죠


여주하
너희 산적들 말이냐..?!


여주하
날 지금 산적들의 소굴로..!


여주하
아니, 날 여기에 데려온 이유가 뭐지?

산적
뭐, 본론만 이야기하자면 공주님께서 명의황자에게 보내진다고 들었습니다

산적
저희 산적들은 명의황자와 사이가 지독하게 안좋거든요

산적
그래서 공주님이 명의황자에게 가서 그 황자가 행복해하는꼴은 못보겠더라고요


여주하
겨우 그런 연유로..


여주하
그럼 이제 날 어떻게 할 셈이지?

산적
공주님은 죽으신겁니다, 산적의 습격으로요


여주하
뭐..?

산적
지긋지긋한 공주의 신분에서 벗어나게 해드린단 말입니다


여주하
어떻게..?

산적
저희와 같이 산적생활을 하는거죠


여주하
ㅁ,뭐?!!


여주하
하,하지만 난 나쁜짓은싫어!

산적
살아남으시려면 어쩔 수 없을겁니다, 곧 적응하실테지요

산적
저흰 귀족들을 혐오하거든요

산적
계속 공주로 남으시겠다면 여기서 죽으시는 수 밖에


여주하
그,그치만 난 산적을 하기엔 체력도,기술도,무술도 전부다 부족한데..!

퍽- (주하의 배를 발로참)


여주하
악! (뒤로 나뒹굴어짐)

엄청난 힘이었다, 순간 배가 뚫리는줄 알았을 정도로


여주하
으..윽 뭐하는짓이냐..!

산적
이정도로 엄살부리시는겁니까?

산적
저희 산적들은 목에 칼이들어와도 목표를 완수합니다

산적
강해지셔야죠, 공주님

산적
아니, 이제 신입이지


여주하
공주에게 감히..

스릉- (칼을꺼냄)

산적
아직도 공주신분을 못버리시겠습니까?


여주하
..아,아니 버릴게!

산적
그럼 이제부턴 서로 말투가 바뀌어야겠군요


여주하
뭐라고..?


두목
난 여기 두목이고 앞으로 그냥 두목님이라고 불러


두목
이제부터 넌 나에게 존댓말을 해야겠지?


두목
여주하 넌 산적패거리의 신입이니까.


여주하
…


두목
대답안해?


여주하
..알겠습니다


두목
아직 우리와 함께 산적 생활을 하기엔 넌 너무 약해


두목
거기, 이리와서 신입 좀 받아

???
부르셨습니까


두목
앞으로 너가 얘 담당해, 네가 책임지고 우리 패거리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잘 키워놔


두목
온실 속 화초이셨던 귀한 분이니까 거칠고 강하게 키워


두목
내가 너에게 그랬던 것 처럼


두목
최대한 빨리 강하게 만들어서 내 앞에 데려와

???
네, 두목님


두목
신입, 너도 인사해 얘도 들어온진 얼마 안됐지만 앞으로 널 가르칠 선배니까


두목
약해빠진 신입 너랑은 달리 쟨 들어올때부터 압도적인 무술실력을 지녀서 바로 받아주었지


여주하
안녕하ㅅ


여주하
!


두목
뭐야 그 표정은?


이지훈
!

지금 내 앞에 실종됐다던 그 왕자가 서있다

그리고 날 지독하게 혐오했던 그 왕자

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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