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황제
🥀 붉게 얼어붙은 황궁



홍지수
이곳에서 네 아비를 죽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홍지수
그렇게 널 황제의 자리에 올린 것이 내 잘못이었다.


홍지수
차라리 내가 그 자리에 오를 것을...


홍지수
내 계산 실수다.


저벅, 저벅-


홍지수
성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윤정한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으니,


윤정한
당당하게 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홍지수
재미있군요, 지금도 난 당신을 죽일 수 있는데 말입니다.


윤정한
...전해야 할 말이 있다.


윤정한
폐하께서 널 부르셨다.


홍지수
...원우가?


윤정한
황명이니, 가야하지 않겠나.


홍지수
잘 됐네, 초대를 받다니.


홍지수
어차피 초대를 안 했어도 갔겠지만.


윤정한
...


홍지수
당신은 살려줄게.


홍지수
내 손으로 정말 끝내고 싶은 자리지만


홍지수
거길 가면 네 자리를 없애는 것이


홍지수
부질 없을 것 같으니.


...

저벅, 저벅..


홍지수
안이 참 조용하네.


홍지수
모든 관계자들을 감춘 건가?


알현실을 둘러보는 지수.

그 뒤를 이어 핏물이 가득 찬 유리잔을 들고 원우가 들어왔다.



전원우
뭐 그렇게 보인다면, 그런 것이겠지.


홍지수
...날 초대했다고 들었어.


홍지수
무슨 속셈이지?


전원우
당신의 폭군은 당신을 버렸어.


전원우
아마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함이겠지.


홍지수
...


홍지수
날 죽인다는 것은,


홍지수
인간들에게도, 우리 종족에게도 배신을 하는 행위라는 것을


홍지수
네가 모를리가 없을텐데.


전원우
그런 건 이제 상관 쓸 것이 아니지.


전원우
난 최대한 많은 이들을 살리고 싶었다.


홍지수
그들 중에 내가 있었나?


전원우
그럼 있었지.


전원우
모든 계획을 멈추고, 평화롭게 살 방법이 있었을 거야.


전원우
그리고 그것이 유일하게 우리가 행복하게 갈 수 있는 길이었지.


전원우
하지만 형은 멈추지 않았고


전원우
난 어떻게든 끊으려고 애를 썼다.


전원우
그 결과,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그대로 끊겨버렸다.


홍지수
그래 끊어진 길, 다시 이어지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


홍지수
어려운 만큼 오래 걸리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홍지수
우리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없구나.


원우는 피를 들이켰다.


전원우
우리의 마지막을 장식하자.


홍지수
...


적막이 흘렀다.

칼을 뽑아든 원우와 지수.

서로에게 겨냥하며, 서로를 주시하며,


챙그랑-!

원우 손에 들려있던 유리잔이 바닥에 떨어지며 깨졌다.

그것이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한 시작음이었을까-

그 소리에 거칠게 싸우기 시작하는 지수와 원우.

더는 그들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칼과 칼이 닿는 소리,

두 남자의 거친 숨소리,

그리고 황궁 밖에서 들려오는 무시한 소리.



전원우
...무슨 짓을 한 거야.


홍지수
내가 준비한 선물이야.


홍지수
내 의지를 따라갈 이들이


홍지수
네가 지키고자 했던 제국을 망가뜨리고 있네.


전원우
...홍지수 마지막까지!!


채앵-!


홍지수
ㅎ, 하...내가 얌전히 죽을 리가 없잖아.


홍지수
내 목숨이 끊겨도.


홍지수
인간들은 용서할 수 없어.


홍지수
그리고 시스투스 너희들도!!!


홍지수
날 밑바닥으로 떨어지게한 너희를 죽어도 용서할 수 없어.


홍지수
그러니, 죽는 쪽은 내가 아닌 너희들이어야 해!!!


챙--!



전원우
네가 올리비아 출신이었다는 걸 눈치챘을 때.


전원우
그때 죽였어야 했을까.


홍지수
그러게 왜 살려두었어.


홍지수
이렇게 죽일 거면서.


전원우
...


전원우
가족이었으니까.


쓱-


홍지수
...윽,


홍지수
가족이라...


홍지수
끝까지 서롤 이용한 우리가


홍지수
그 단어를 입에 올릴 가치나 있는지.


원우의 칼에 얼굴에 상처난 지수.

손으로 피를 대충 닦아내고 다시 자세를 잡고,

원우에게 달려간다.


채앵-!


전원우
...ㄱ, 김민규.


김민규
조금 늦었군요, 죄송합니다 폐하.


전원우
어째서 돌아온 것이냐.


전원우
내 말을 이해 못한 것이 아닐텐데.


김민규
이제서야 은혜를 갚겠군요.


김민규
절 살려주신 폐하의 은혜를.


전원우
...


홍지수
하.


홍지수
2 대 1은 별론데.


김민규
그럴 걱정할 생각도 없이,


김민규
제가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규
홍지수 예하.


기사단장인 민규의 칼에 힘없이 쓰러지는 지수.

민규의 칼끝이 지수를 향했다.



김민규
할 말이 더 있습니까.


홍지수
...ㅎ


홍지수
죽여.


홍지수
그게 무슨 화를 불러올지,


홍지수
알텐데.


전원우
...


김민규
여전히 오만하군요.


김민규
신권을 더럽히고, 폐하의 길을 막아왔던 당신의 목숨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습니까?


홍지수
나만의 착각이었다고 하고 싶은 건가?


김민규
당신이 멈추었더라면,


김민규
오늘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는 단숨에 지수를 베어버리는 민규.

그때.

창문을 벌컥 열며, 외치는 원우.



전원우
기사단장 김민규 경은,


전원우
신권을 더럽힌 홍지수를 처형하도록 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