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세계
#4


(유나시점)


유나
너희 집...?


유나
오늘만?


은하
응.. 오늘만이라도..


은하
너 쉬어야 할 거 같아.


유나
....

갔다가,

내일 집에 가면...?

뒷감당 자신... 이 없어서 못하겠어, 은하야.


유나
.... 미안해..


유나
먼저 가 볼게.


은하
최유나....!!

은하는 다급히 내 손을 잡았지만,

나는 그런 은하의 손을 뿌리치고 말았다.


유나
먼저 간다고 내가 얘기했잖아.


은하
.....


유나
내일 보자.

나는 그렇게 은하를 등지고 발걸음을 돌렸다.

아니, 옮기려 했다.


은하
최유나.

굳어진 은하의 목소리만 아니었으면 그러려고 했다.

옮기던 발걸음은 그대로 멈춰졌고,

몸도 굳었으며,

나는 이미 은하를 돌아보고 있었다.


유나
왜?


은하
너 진짜 갈 거야?


유나
.... 어.


유나
갈 거야.


유나
아니,


유나
가야만 해.


은하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은하
그렇게 아프고도,


은하
그렇게 상처 받고도,


은하
그렇게 고통 받고도,


은하
가고 싶어, 넌?


은하
그곳에서 지내고 싶어?


유나
......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은하의 말을 그저 듣기만 했다.

은하의 말이 다 맞는 말이었다.

난 많이 힘들고,

많이 아프며,

많이 상처 받고,

많이 고통 받았다.

내가 지금 집에 간다는 건,

이러한 것들을 다시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싫다.

집에 가는 게 무척이나 싫다.

하지만,

난 자신이 없다.

오늘 피해도,

내가 운이 좋아 내일도 피한대도,

며칠을, 몇 달을, 몇 년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언젠간 내가 아빠를 마주했을 때,

나에게 올 시선을,

나에게 올 눈빛을,

나에게 올 폭력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감당할 힘이 없었다.


유나
..... 은하야.


은하
.... 어.


유나
너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모르겠는데,


유나
너도 봐서 알잖아.


유나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유나
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유나
다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알잖아.


유나
몰랐더라도 이제 알았잖아.


은하
.....


유나
알아.


유나
내가 지금 여기서 널 따라가면 편하겠지.


유나
평생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편하겠지.


유나
근데 난,


유나
그 이후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은하
....


유나
오늘은 편하겠지,


유나
오늘은 좋겠지,


유나
오늘은 행복하겠지,


유나
오늘은 웃을 수 있겠지.


유나
하지만 내가 오늘 편하고, 좋고, 행복하고, 웃었던만큼


유나
내일 더 힘들고, 싫고, 불행하고, 울어야 돼.


유나
너라면, 이 모든 것들을 감당할 수 있겠니?


유나
너라면, 이 모든 것들을 버틸 수 있겠니?


은하
....


유나
나는 자신이 없어.


유나
그래서 싫어도, 무서워도, 두려워도


유나
난 가야만 해.


은하
.....


유나
오늘 도와줘서 고마웠어.


유나
덕분에 별로 안 맞았네.


유나
내일 보자.


유나
조심히 들어가, 은하야.

은하는 그 자리에 멈춰 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말할 생각도 없어보였다.

그저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런 은하에게 등을 보였다.

점점 내가 은하와 멀어져만 갔다.

#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