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 주제에 어찌 당신을 사랑하겠습니까 <단편>
# 고작 하인 따위를 사랑할리가 없잖아
...
요즘들어 그가 보이질 않는다
매일 밤 마다 빠짐없이 우린 와인창고에서 만났지만
요즘들어 그가 오질 않는다
처음에는 그가 피곤한가 했다..
하지만, 낮에도 그를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바쁜가 했다.
하지만, 그렇게 벌써 그를 보지 못한지 사흘째가 되어간다.
...
김여주
...
김여주
요즘, 왜 안 보이는 것 같아..?
유재희
네?
유재희
누구요?
김여주
..있잖아, 최수빈
유재희
..아, 그 남자하인이요?
김여주
..응
김여주
..바쁜가,,
유재희
에이, 바쁜긴 뭘요
유재희
창고 일은 별로 없어서 거의 갑자기 필요한 잡일이나 하는 하인인데요ㅋㅋ
김여주
...근데, 왜 안보이냐구..
유재희
..?
유재희
..전 모르죠오?
재희는 고개를 갸웃뚱거렸다.
김여주
...
유재희
...혹시, 아가씨를 피하는거 아니에요?
김여주
...날?
김여주
피한다고..?
유재희
네, 요즘 소문도 많이 돌고 하니까
유재희
아가씨께 피해가 갈까봐 그러는 걸 수도 있죠~!
김여주
..그런가
유재희
뭐, 아무렴
유재희
아가씨는 이젠 성년식 준비나 하시죠!
유재희
성년식이 2주 밖에 남질 않았습니다
유재희
예쁜 드레스도 맞추시고 해야죠!
김여주
...응
...
하지만 나에겐, 성년식은 커녕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고 사흘째 만나지 못한 그가 너무 보고 싶을 뿐이였다.
등장인물
어머, 역시 백작가의 아가씨라 빛이납니다~ㅎㅎ
김여주
...
유재희
맞아요, 맞아!
유재희
아가씨, 지금까지 이 드레스가 젤 이쁜것 같습니다!
김여주
...그래, 이걸로 해
나는 예쁜 드레스를 보아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얼른 집에 가서 그를 만나고 싶었다.
유재희
하아, 아가씨..증말..!
유재희
너무 이쁘십니다
유재희
성년식때 오시는 약혼하신 공작님도 반하실거에요..!!
김여주
..아아, 그래
나는 관심 없다는듯 시큰둥하게 반응을 했다.
유재희
..?
유재희
아가씨, 기대되지 않으세요?
유재희
얼굴 한번도 못적 없는 약혼남을 드디어 만나게 되는데
유재희
저라면 완전 설레고 잠못이룰것 같은데..!?
김여주
...응, 난 별로
김여주
약혼은 그저 귀족 집안끼리의 친목 중의 일종일걸
김여주
난,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팔려가는 건 그닥 선호하지는 않는단다
유재희
...아가씨이..
김여주
다 샀으면, 가자
김여주
얼른 가고 싶어
유재희
..네에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유재희
아가씨, 이 드레스는..
김여주
응, 갔다 놔
김여주
난 조금만 걷다가 갈게
유재희
예, 날이 추우니 얼른 들어오셔야됩니다!
유재희
아시겠죠?
김여주
응응
그렇게 나는 마차에 내리자마자 먼저 재희를 보내고 저택 주변을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정원쯤 다다랐을때 익숙한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사각._
사각._
최수빈
이쯤이면 됩니까?
등장인물
네, 고마워요
김여주
..!
그 익숙한 뒷 모습은 역시 수빈이였다.
수빈은 정원사를 돕고 있었다.
김여주
...
나는 수빈을 보자마자 드레스가 다 밟히는 줄도 모르게 그에게 달려갔다.
타닷._
김여주
한참을 기다렸다
나는 수빈에게 말을 걸었다.
최수빈
!
최수빈
..아
최수빈
아가씨, 안녕하세요.
김여주
...너, 내가 얼마나 기다린 줄 알아?
최수빈
..네?
김여주
왜.. 요즘 안 오는데
최수빈
..
김여주
내가 밤마다 기다렸다고..
김여주
너 오기를..
최수빈
...
최수빈
아가씨, 잠깐
최수빈
저희 뒤에가서 얘기 할까요..
김여주
..
정원사와 주변을 지나가던 하인들은 나와 수빈을 놀란 눈으로 쳐다 보고 있었다.
김여주
..아
최수빈
..갈까요
김여주
..응
나는 민망한 표정으로 수빈을 따라갔다.
그렇게 우린 작은 숲길로 왔다.
김여주
...
김여주
왜, 안 왔어
나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 하고는 곧 바로 입을 열었다.
최수빈
..바빴습니다.
김여주
...
김여주
그럼, 왜 얘길 안 해줬어
김여주
바빴다고
최수빈
..
수빈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김여주
...
김여주
너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김여주
너는 안 보고 싶었어..?
최수빈
..
최수빈
..제가 뭐라고 아가씨를 볼 처지인가요
최수빈
그저 주인님이 불러주시니 가는거죠
김여주
..
오늘따라 그가 매우 이상했다.
저렇게 차가운 사람이 아니였는데
그때의 다정한 말투는 다 어디로 갔는지
마치 다른 사람과 같았다.
김여주
..나는
김여주
너 보고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는데
김여주
..너는, 안 그랬나봐..?
최수빈
..
최수빈
..아가씨, 그런말씀 마세요.
최수빈
전, 고작 하인이잖습니까.
수빈은 아까보다 더 싸늘해진 얼굴로 말했다.
김여주
...
..왜, 갑자기
그런 표정을 짓는거야..?
내..가 뭐 잘못했나..
나는 수빈의 표정을 보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김여주
나는..
김여주
나는.. 너랑 조금 더 친해진줄 알았어
김여주
..그래서
김여주
..그래서 너무 좋은데
김여주
너가 날 그렇게 밀어내면..
지금 이순간 나는 울것만 같았다.
왜 이런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 너무 서럽고, 속상했다.
전엔 그렇게 날 다정하게 바라보았으면서..
...
최수빈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최수빈
그럼,
수빈은 그렇게 말하곤 이내 등을 돌렸다.
김여주
잠깐,
최수빈
..
수빈은 나의 부름에 돌아선 채로 우뚝 섰다.
김여주
..마지막, 하나만 더 물어볼게.
김여주
혹시, 내가 싫어..?
나는 눈물이 터질것만 같은 울먹이는 눈으로 물었다.
최수빈
...
수빈은 나의 질문에 잠시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서있었다.
그리고, 잠시 그가 입을 열었다.
최수빈
고작, 하인 주제에 어찌 당신을 사랑하겠습니까..
수빈은 약간 일그러진 씁쓸한 표정을 한채 허탈하게 헛웃음을 쳤다.
김여주
...
나는 그의 말이 끝나자 순간 얼핏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사흘전
김여주
내가 하인따위를 사랑할리가 없잖아
...
..
.
스슥._
최수빈
...
마침 그때 지나가던 수빈은 듣고 말았다, 여주의 말을
...
김여주
너...
김여주
그때 있었어..?
최수빈
..
꾸깃._
수빈은 옷 소매를 꾸욱 잡으며 떠오르는 그때의 감정을 억눌렀다.
김여주
그말..
김여주
들은거냐고..
나는 계속해서 물었다.
혹시, 그때 그 말을 정말로 들었는지
혹시 그것 때문에 화가난것인지
그거라면 내가 왜 그랬었는지 설명하고 싶었다.
오해라고..
말하고 싶었다.
김여주
너, 그때 있었던거 맞아?
최수빈
..
김여주
맞으면, 맞다고 해
김여주
뭔 말이라도 하게
나는 입을 꾹 다문 수빈이 답답해서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와버렸다.
김여주
..아,
너무 크게 말했ㄴ..
최수빈
네, 저 그때 있었어요
이내 입을 꾸욱 다물고 있던 수빈이 입을 열었다.
최수빈
그리고, 다 들었습니다
최수빈
아가씨께선, 고작 하인 따위를 사랑할리가 없다고
최수빈
들었습니다.
최수빈
...감히, 제가 아가씨 얘길 엿들었네요
최수빈
죄송합니다.
수빈은 그 싸늘한 표정에서 점점 상처 받은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김여주
...아
나는 그런 그의 얼굴을 보자 아무말도 할 수 가 없었다.
그에게 너무 미안해서..
눈조차 마주칠 수 가 없었다.
...
최수빈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김여주
..ㅈ..잠깐만..
나는 수빈을 한번 더 붙잡았다.
김여주
그 말..!
김여주
그런 의도가 아니였ㅇ..
최수빈
이제, 그만해주세요
수빈은 나의 말을 끊었다.
김여주
..
최수빈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최수빈
감히, 저 같은게 아가씨를 욕심냈어요.
최수빈
고작 하인 밖에 안 되는 놈이지만..
최수빈
...아가씨를 좋아했습니다.
김여주
..뭐?
나는 수빈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최수빈
네, 저도 제 주제를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어요
최수빈
자꾸만, 욕심이납니다.
최수빈
...
최수빈
근데, 이제 알았습니다
최수빈
아가씨의 말대로 전 고작 하인이니까요..
최수빈
고작 하인 주제에 어찌 당신을 사랑하겠습니까.
최수빈
...
수빈은 벅차오는 감정에 눈가가 촉촉해졌다.
김여주
...
최수빈
...죄송합니다, 제 주제에 아가씨께 제 감정따위를 하소연하다니
최수빈
또 주제 넘었네요.
최수빈
이제, 정말 저는 가보겠습니다.
탓._
수빈은 그렇게 말하고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
김여주
...
나는 그런 그의 뒷모습만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밤이 되었고
나는 아지까지도 그때의 그의 말에 밤을 뒤척였다.
김여주
...
그가 날 좋아한대..
날 좋아한다고 했어..
...
근데, 난 그런 그에게 상처를 줬구나..
김여주
...하
나는 후회됐다
왜 그때 오해라고 말을 하지 않았는지
그때 그말의 의도가 그게 아니였다는걸 왜 설명해주지 못했을까
...
상처 받은 그의 눈을 마주하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은 내가 너무 싫었다.
말을 하기도 전에 겁을 먹었다.
그의 상처를 받는 눈을 보고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그의 앞에서 입을 열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있을순 없었다.
얼른 그에게 달려가서 설명하고 싶었다.
그게 아니라고, 그때 그 말은 진심이 아니라고..
그리고 사실은
나도 널 사랑..
김여주
...
그래, 나는 그를 사랑해..
탁._
나는 정신이 번쩍 들어 곧 바로 몰래 수빈이가 있는 와인창고로 향했다.
왜 이제야 알았을까
나도 널 사랑한다는 걸
김여주
하하..
나는 신발도 챙길 틈도 없이 맨발로 방에서 나와 계단을 미친듯이 내려갔다.
김여주
...
제발, 그가 아직까지 있어주기를..
기도하며 나는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이내 나는 와인창고에 다다랐다.
철컥._
김여주
최수빈.
나는 와인창고의 문을 벌컥 열고 처음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최수빈
!
수빈은 갑자기 열린 창고문에 화들짝 놀렀다.
김여주
...
다행이 그가 창고에 있었다.
나는 너무 안심이 된 나머지 털썩 주저 앉았다.
최수빈
..!
최수빈
아가씨..?
수빈은 곧바로 털썩 주저 앉은 나에게 다가왔다.
최수빈
괜찮ㅇ
김여주
진심이 아니다..!
나는 수빈을 마주하자 급하게 입을 열었다.
급하게 입을 연 탓이였을까,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최수빈
..네?
수빈은 그런 나를 보고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김여주
..그 말
김여주
진심이 아니였다고..
나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차근차근 입을 열었다.
김여주
그때, 내가 말한 말은 진심이 아니였어.
김여주
..상처 줬다면 미안해
최수빈
...
김여주
진짜야..
김여주
그리고..
최수빈
..그만해주세요
수빈은 또 나의 말을 끊었다.
김여주
..왜?
김여주
지금 제일 중요한 말을 하려던 참인데..
최수빈
...됐습니다, 그정도면..
최수빈
저도 알아요..
최수빈
아가씨께서 그때 하신말은 진심이 아니였다는거..
최수빈
그때 제가 너무 무례했습니다..
최수빈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속상해서
최수빈
아가씨께 고작 하인중 하나라는게 너무 억울해서..
최수빈
그랬어요..
김여주
...
최수빈
그리고 아가씨가 그럴분 아니란건 저도 잘 압니다.
최수빈
..죄송해요, 제 욕심때문에
김여주
...
김여주
...아니야
최수빈
..?
김여주
내가 할말은 그게 아니라고.
최수빈
..?
최수빈
그럼, 뭡니ㄲ..
텁석._
나는 수빈의 양쪽 어깨를 덥썩 붙잡았다.
최수빈
!
최수빈
..저, ㅇ..아가씨..?
수빈은 여주의 행동에 순간 당황해 눈이 커졌다.
최수빈
무슨 말을 하시려ㄱ..
김여주
..사랑해.
나는 머뭇거리다가 이내 수빈에게 질러버렸다.
사랑한다고
..
최수빈
...네?
수빈은 여주의 고백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여주를 빤히 바라보았다.
김여주
..
김여주
..내가, 널 사랑한다고..
나는 다시 한번 수줍은 소녀의 얼굴로 그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최수빈
...
수빈은 나의 말을 듣자, 순식간에 몸이 경직되었다.
김여주
..왜
김여주
너는 아직도 내가 싫은것이냐..?
나는 불안한 눈빛을 하고 경직된 그를 바라보았다.
최수빈
..아뇨,
최수빈
..아뇨, 저도 좋아합니다..
최수빈
아니, 사랑합니다..아가씨..
수빈도 또한 수줍은 소년의 얼굴을 한채 여주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였다.
김여주
...!
남자에게 처음 받아본, 고백이였다.
그것도 내가 처음 사랑하게된 사람에게 들은 처음 받아본 사랑이었다.
쪽._
김여주
응, 사랑해
최수빈
..!
나는 수줍게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그는 나의 입마춤에 깜짝 놀란 눈으로 얼굴을 붉히며 날 바라보았다.
최수빈
..아가씨?
김여주
..이제, 아가씨라는 말 하지마
김여주
내 이름 불러 줘
김여주
...응?
최수빈
..
'피식'
최수빈
응, 여주야
수빈은 피식 웃음을 지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여주를 불렀다.
김여주
...
그가 내 이름을 불러주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에게 아가씨가 아닌 나 김여주인 평범한 여자로서 불려지는 것만 같아 설레였다.
쪽._
최수빈
늦었는데, 이만 들어가요
수빈은 여주의 이마에 입을 마추었다.
김여주
!
김여주
..어, 으응..
그의 키스에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그렇게 난 붉어진 얼굴을 한 채 수빈에게 인사를 건넸다.
김여주
갈게..//
최수빈
아, 잠깐
김여주
?
최수빈
내일, 마을 축제가 있는데..
최수빈
나랑 같이 갈래..?
김여주
...응, 좋아
최수빈
네, 그럼 내일 봐요ㅎㅎ
그렇게 그와 내일 약속을 잡고 나는 저택으로 들어갔다.
나는 곧 바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털썩._
김여주
...
...너무 설렌다.
나는 그날밤 한참을 설레어 잠을 뒤척였다.
마치, 나의 모습은 처음 사랑에 빠진 순수한 소녀와 같았다.
첫사랑의 풋풋한 설레임, 빠르게 불타오르는 사랑.
항상 영원할 것만 같은 그 사랑
그 사랑의 한계를 느끼기까지..
나는 몰랐다
그 사랑이 얼마나 위험한 외줄타기라는 것을..
...
_
_
_
으아, 드디어 담화가 마지막입니다
다들, 손팅 부탁드려요😊
다들, 손팅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