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있었어, 보고싶었어

chapter 2. 절친→이별→잊었다

*여주 시점*

나와 승철이는 보육원에서 지내게 되었다. 같은 보육원에서.

우리 말고도 화재사건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많은거 같았다.

어린 김여주

이제 우리 여기서 살아야 되는거야..?

어린 최승철

아마도 그래야 겠지.

드디어 보육원 정문 앞에 도착하니, 왠지 긴장되고 많이 떨렸다.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꼬옥

어린 김여주

..!

내 오른쪽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오른쪽 손을 바라보니 승철이가 내 손을 꽉 잡고 있었다.

어린 최승철

떨지 마. 다 괜찮을거야.

...바보.

자기도 떨고 있으면서..꽉 쥔 손으로 다 느껴지는데..

어린 김여주

고마워.

나는 승철이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최승철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나서야 뭔가 좀 안심이 됬는지 더 이상 떨지 않았다.

그렇게 나와 승철이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보육원에서 지내게 되었다.

공부하고

책을 읽고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즐겁게 놀며

나는 행복했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거 같아서.

그리고 무엇보다 더,

최승철이 내 옆에 있어줘서.

더욱 더 행복했다.

어린 김여주

아악!! 아!!!

악몽을 꿨다. 그 날의 일을,

다시 보고 말았다.

그래, 맞다.

그 날의 일은 지울 수 없었다. 영원히.

나조차도 평생 지울 수 없다는 상처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버텨온걸까.

하..

헛웃음만이 나왔다.

내가 헛웃음을 할 정도로 많이 성숙해진건가? 큭..이게 더 웃기네.

내 소리에 방에서 자고 있던 친구들이 깨고 선생님도 깨셨다. 선생님은 나에게로 오셔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셨다.

어린 김여주

악몽을..꿨어요...제 집이 불에 타던 그 날.

선생님은 나를 안아주셨다. 괜찮아, 다 괜찮아. 라고 말씀하시면서. 근데 선생님껜 죄송하지만 괜찮아지지는 않을 거 같네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여서.

최승철은 어느틈에 내가 있는 방으로 온건지 방 문 앞에 서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나를 지켜보는 최승철의 눈빛을 난, 금방 해석할 수 있었다.

어린 최승철

괜찮아?

나도 눈빛으로 승철이의 물음에 답을 주었다.

어린 김여주

괜찮아지지는 않을 거 같아.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여서.

최승철은 그걸 또 알아들었는지 나를 아련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표정 짓지 마..또 눈물 날거 같잖아..

어느 덧 겨울,

이제 또 나이 1살을 더 먹게 되었다.

7살이던 시절이 엊그제인거 같은데, 나랑 승철이는 갑자기 8살이 되있었고 이번 겨울만 지나면 9살이 될 운명이었다.

어린 최승철

시간 참 빨리 가네. 그치?

어린 김여주

그니까. 우리가 7살이던 시절이 엊그제 였던거 같은데 어느 순간에 8살이 되있었고 이번 겨울만 지나면 나이를 1살 더 먹어야 하니..

어린 최승철

..야.

어린 김여주

? 왜?

어린 최승철

우리..계속,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낼 수 있는거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잊지 않을 수 있는거지? 또 다시 만난다면, 다시 지금처럼 지낼 수 있는거지?

어린 김여주

어? 나도 그 말 할려고 했는데!

어린 최승철

아 진짜?

왠지 모르게 우리는 웃음이 터져버렸다.

어린 최승철

나 사실..내년에 새로운 가족들한테 입양 된데.

어린 김여주

나돈데..?

충격이였다. 나랑 승철이 둘 다 내년에 입양을 간다니..그럼 진짜 떨어져야 하는거잖아. 못 만날 수도 있다는 거잖아..연락은 또 어떻게 하라고..

어린 김여주

그럼 우리 못 만날 수도 있는거 아니야..?

눈에 눈물이 고여버렸다.

어린 최승철

울어. 그냥.

어린 최승철

니가 슬플 땐 실컷 울라며. 우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니라고.

그 말..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냐..

나는 왠지 모를 미소를 지으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승철이는 나를 자신의 품 속에 넣었다.

따뜻했다. 우리 부모님 곁에 안겨있는 그런 기분이였다. 떨어지고 싶지 않은, 그런 포근함이였다.

나는 승철이의 품속에서 계속해서 울었다. 승철이는 내 등을 토닥여주면서 우린 떨어져있어도 잊지 않고, 계속 친구일 수 있을거야.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 라고 말하며 나를 위로해주었다.

근데..너도 눈물 흘리고 있으면서..이번에도 니 걱정이 아닌 내 걱정부터 하네......이래서 너가 걱정되는건데..

어쨌든..! 나도 널 절대로 잊지 않을 거야. 입양 가서도 절대로 안 잊을거야. 우린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니까.

봄이 되었다.

우리는 입양 가기 전,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로 하였다.

어린 김여주

......

어린 최승철

......

정작 아무 말도 꺼내지를 못하겠다..한참동안 침묵을 이어가면서 이번엔 승철이가 먼저 침묵을 깨뜨렸다.

어린 최승철

잘 지내고..아프지 말고..그 일 때문에 매일 악몽에 시달리지 말고..좀...괜히 또 사람 걱정하게 만들지 말고..

어린 김여주

사돈남말 하시네. 너야 말로 사람 좀 걱정 시키게 만들지 마.

어린 최승철

..큭..

어린 김여주

킄큭...

우리 둘은 웃음을 터뜨렸다.

어린 김여주

날 잊지 말아줘.

어린 최승철

너도 나 잊지 마.

어린 김여주

알겠어.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입양가는 차에 타기 전, 우린 눈빛 교환을 하였다.

어린 김여주

가서 꼭 나 잊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

어린 최승철

너도. 나보다 더더더 훨씬 더! 친한 친구 생기면 가만 안둬..

어린 김여주

큭..알겠어.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빌게.

어린 최승철

나도.

우린 그렇게 새로운 부모님의 차를 타고 보육원을 떠났다.

비록 이별했지만,

다시 만나기를 빌며..

*작가 시점*

11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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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야 최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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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얼른 와! 이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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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좀 기다려라 이 좌쉭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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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아 왜 이렇게 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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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나

얘 도대체 언제 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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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영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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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이건 조금이 아니야!!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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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

어? 야 저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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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비

흐엑..헥..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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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

야!! 빨랑빨랑 튀어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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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비

으아..! 힘들어..헥..켁켇

김여주

킄킄 야 숨 좀 고르면서 와라

왜 이렇게 늦게 왔냐 정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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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비

미안해에...

김여주

야 ㅋㅋ 냅둬 걍. 쉴 틈 없이 뛰어온거 같은데.

정연 image

정연

야 빨리빨리 가자! 오랜만에 모처럼 놀러왔는데 날 새자!!

콜!!

우린 결국 서로를 잊어버리고 말았다.

밤하늘에 별을 새다가 너무 많아 까먹는 거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