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에도 예보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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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윤 큐레이터님, 관장님께서 찾으십니다.

윤여주
아, 알겠어.

윤여주
관장님, 찾으셨다고.


김남준 관장
어, 이제 슬슬 내년에 있을 전시 기획 잡아야지.

윤여주
아, 안 그래도 예정 중에 있습니다.


김남준 관장
생각해 둔 작가라도 있어?

윤여주
있긴 하다만···, 수락해 주실지는 모르겠습니다.


김남준 관장
그래, 일단 진행해 봐.

윤여주
네.

그 생각해 둔 작가는 나의 오랜 안식처였던 그 작가님이다. 아직 디엠 답변도 없고, 그 전에 읽지도 않으셨다. 정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걱정이 너무 되었다.


김태형 큐레이터
윤 큐레이터님!

윤여주
어, 김 큐레이터 잘 왔어. 우리 1년 뒤 있을 전시 기획 들어가야 해.


김태형 큐레이터
생각해 둔 작가님이라도 있으신 거예요?

윤여주
어?


김태형 큐레이터
큐레이터님 끌리는 작가님 있으면 이렇게 서두르시잖아요.

윤여주
아··· 내가 그랬나? 암튼 어시 불러서 빨리 회의실로 와. 한시가 급해.


김태형 큐레이터
네, 알겠습니다.

윤여주
다음 전시 주제는 풍경이고, 작가는 무명작가야. 엄청 무명까지는 아닌데 정말 이름이 없기도 한.


김태형 큐레이터
네?

어시 큐레이터
무명작가를 여기서 전시한다고요?

윤여주
실력은 보장해, 내가. 근데 아직 작가님 성함도 모르고 연락할 방법이라곤 디엠밖에 없는데 소식이 끊겼어. 내가 다시 연락해 보고 안 되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자.


김태형 큐레이터
그런데 큐레이터님···, 관장님께서 수락하실까요?

윤여주
어떻게든 되게 해야지. 너희도 아이디 줄 테니까 서치해 봐. 이 작가님 내가 10년도 넘게 본 분이야. 풍경 쪽에서는 탑이라고.


김태형 큐레이터
큐레이터님 안목은 인정합니다. 큐레이터님 전시 담당하신 거 전부 난리 났었잖아요.

윤여주
아무튼 어떻게든 연락해서 알려줄게.


김태형 큐레이터
네, 저희도 작가님에 대해 서치 더 해볼게요.

내 안목 나도 인정한다. 지금까지 내가 담당한 작가님 전시는 전부 흥행이 뒤따랐다. 비록 지금은 성함도 모르고 엄청 유명한 분은 아니지만, 전시를 할 수만 있다면 흥행 그거 장담할 수 있다.

윤여주
‘작가님, 작가님의 오랜 팬이자 현재 우떠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윤여주입니다. 지금 연락이 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전시에 작가님 전시 요청을 드리고자 연락드립니다.

윤여주
작가님 작품을 10년 넘게 좋아한 팬으로서 지금은 큐레이터로서 많이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작가님께서 꼭 수락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답변 꼭 기다리겠습니다, 작가님.’

이번에도 답변이 돌아오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그래도 질렀다. 이번 전시는 주제가 풍경인 만큼, 작가님을 꼭 놓치고 싶지 않았다.


‘띠링-’

윤여주
왔다!!!

잠시 뒤 디엠 알림이 왔다. 작가님의 디엠이었다. 난 너무 놀라 그만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그토록 바라던 작가님의 답변이었는데 중요한 순간 답장이 온 게 너무 행복했다.


김태형 큐레이터
윤 큐레이터님! 무슨 일이세요?!

윤여주
왔어, 왔어! 작가님 답변!


김태형 큐레이터
정말요? 뭐라고 하시는데요?

윤여주
잠시만.

‘안녕하세요. 우선 전시 제안 너무 감사합니다. 하지만 거절하겠습니다. 지금 제 상태가 전시를 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라 제안만이라도 너무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윤여주
거절··· 하겠다는데?


김태형 큐레이터
네···?

윤여주
기다려봐.

윤여주
‘그럼 혹시 만나 뵙기라도 안될까요? 무례하다는 거 알지만, 꼭 작가님의 전시를 열고 싶습니다. 만나 뵙고 얘기 나눴는데 그때라도 거절하신다면 그때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김태형 큐레이터
윤 큐레이터님··· 괜찮을까요?

윤여주
나도 무례하다는 거 알아. 이건 해야 해, 무조건.

‘알겠습니다. 저도 만나 뵙고 말씀드리는 게 나을 거 같네요.’

윤여주
‘그럼, 작가님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작가님 작업실로 찾아갈게요. 주소만 찍어주세요.’

윤여주
성공. 역시 작가님은 마음도 좋아.


김태형 큐레이터
그러면 내일 윤 큐레이터님 혼자 가시게요?

윤여주
응, 일단 나 혼자 가는 게 나을 거 같아. 어떻게든 수락받아서 올 거니까 준비하고 있어.


김태형 큐레이터
네, 관장님께서 낼 찾으시면 미팅 가셨다고 할까요?

윤여주
응. 그렇게 해.

[ 다음 날, 작가님 작업실 앞 ]

‘띵동-’

윤여주
작가님, 저 윤여주 큐레이터입니다!

그랬더니 문이 열렸다. 그런데 오늘 길 내내 신기했던 게 있다. 작가님 작업실이 내 집과 굉장히 가까운 곳에 위치했고, 그래서 그때 그 산도 자주 갔다고 그런 건가 싶었다. 너무 신기했다. 이렇게 가까운데 그동안 찾지 못했다니.

윤여주
안녕하세요, 작가···.


김석진
안녕하세요,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네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김석진이라고 합니다.

윤여주
선···배?


김석진
저를··· 아세요?

진짜 당황스러웠다. 어릴 적 짝사랑하던 김석진 선배가 그토록 찾던 작가님이었다. 그토록 찾을 때는 없더니 이렇게 마주하였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운 건 선배가 나를 기억 못 한다. 너무 오래돼서 그런 건가···.

윤여주
작가 아니, 선배 나 기억 못해요? 우리 고등학교 때 선배가 비 오는 날 나 우산 씌워줬잖아요.


김석진
···어, 죄송해요. 사실 전시 거절하는 이유도 연관이 있는 거 같아서 먼저 말씀드릴게요.

윤여주
네···?



김석진
일이 좀 있었어요. 10년 전 사고로 인해 전 안면인식장애를 갖게 됐어요.


MEY메이
첫 공개부터 순위권이라니ㅠㅠㅠ 감사합니다! 손팅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