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하고싶어요 시즌 3 합작
17. 사랑하는 사람이 운다는 건 (휘슬)



이대휘
하 은상아...은상아 내가 곧 갈게!! 조금만 기다려!!!

인형을 부등부등 껴안고 은상아, 은상아! 하며 이름만 불렀다. 그걸 보고 웅이는 한심하게 쳐다보며 쟤가 대체 왜 이럴까, 라고 생각 했다. 아마 대휘에게는 지금 이 시간이 가장 가슴 뛸 때겠지. 웅이가 잔소리를 퍼부을 때 되서야 인형을 내버려 두었다.


전 웅
걔가 나보다 그렇게나 좋아? 나는 아주 잊혀졌지?

허, 지금 걔라고 했어?! 식탁을 수저로 쾅 치며 분노했다. 이 정도면 이혼 할 수도 있겠는 걸. 형이 먼저 걔라고 했잖니, 아니다, 네가 먼저 그랬다...유치한 싸움만 몇 십분 동안 계속 되었다.


전 웅
이은상이 그렇게 좋으면 걔한테 가던가!!


이대휘
누구는 안 가고 싶은 줄 알아?! 나도 가고싶다고!

2시간 뒤에 콘서트를 가는데 그때는 얼마만큼 싸우게 될까, 지금 이 상황이 계속 된다면 대휘는 응원법은 물론, 응원봉은 간신히 흔들게 되겠지. 은상이 이름 한 번 못 외치고 나오게 될 게 뻔했다. 이 시대 최고 질투왕은 전 웅이니까.


전 웅
너 콘서트 그냥 못 가게 한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내가 좋아, 이은상이 좋아?


이대휘
.....

망설이는 대휘를 보고 웅이는 머리를 짚었다. 하지만 대휘에게는 이게 엄마가 싫어, 아빠가 싫어? 라고 묻는 거랑 같았다. 아, 참고로 대휘는 한결같이 친부모와 사이가 안 좋다.

둘 다 동일하게 좋았지만 둘 다 좋다고 말하면 콘서트를 못 가니 결국 웅이가 더 좋다고 말했다. 그런데 역시 예상 외의 반응이 나오지.


전 웅
그럼 은상이는 안 보러가도 되겠네?


이대휘
뭐? 그런 게 어디있어!! 아, 진짜 저러니까 내가 싫다고 하지..!


전 웅
...내가 이제 싫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웅이의 표정을 보니 이미 변명하기엔 글렀다. 이번에는 콘서트의 문제가 아니라 웅이가 마음이 상했다는 게 문제이다. 대휘가 매달리고, 애교 부렸지만 몇 년 전부터 해왔던 거라서 통하지를 않았지.


이대휘
에이, 난 형이 제일 좋아. 설마 형 말고 또 누구를 좋아하갰어? 안 좋아하면 이렇게 결혼 안 했지.


전 웅
이은상한테 가...나 같은 놈은, 우리 대휘한테서 떨어져 줘야 돼...

표정은 대휘에게 정말 실망한 것 같지만 이름 앞에 우리라는 말은 계속 붙인다. 우리 대휘, 우리 애기...


이대휘
알겠어...내가 미안해, 뭐 해주면 화 풀거야?


전 웅
흥...이은상 말고 나도 좀 봐 주란 말야. 너 제일 사랑하고 알아주는 사람은 나거든? 으휴, 어릴 때 내가 다 업어서 키워주니까 당연한 건 줄 알지...

갑자기 랩을 하듯이 말을 빠르게 하며 허리를 두드렸다. 웅이의 잔소리를 가만히 듣던 대휘는 당연히 그걸 못 버티고 일어나 콘서트 갈 준비를 하고. 웅이는 썩은 표정을 짓고 있는 대휘를 졸졸 따라다녔다. 아, 좀 그만 따라오라고!!


전 웅
옛날에는 존댓말 하지마라고 해도 꼬박꼬박 선배, 선배라고 불러줬는데 이제는 해달라고 해도 안 해줘...


이대휘
아 씨...중간에 기억 한 번 잃었으면서 그런 건 어떻게 알았는데..! 흑역사라고 그거.

존댓말 해줘, 해달라고!! 아마 웅이는 과거를 많이 그리워 하는 것 같다. 아니, 좀 심하게. 네, 알겠습니다, 라고 말하니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정색을 했다.


이대휘
네, 선배 저는 은상이 보러 갈게요.


전 웅
그런 거 말고!! 옛날에 네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 막, 막...애교 부리면서..!


이대휘
뭐래,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때는 애교 같은 거 안 부렸거든.

열 일곱 살의 대휘는 차갑고 무뚝뚝하기만 했다. 평생 그런 성격인 줄만 알았지만 웅이를 만나 지금의 이대휘가 된 것이고.


전 웅
칫, 너무하네. 그래 너 마음대로 해라...

대휘를 이길 수 없는, 아니 매일 져주는 웅이는 투덜거리며 갈 준비를 했다. 대휘는 웅이가 가고나서 귀엽다며 웃음을 보였지.


이대휘
우리 형,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웅?


전 웅
거짓말 치지마...이,대휘 너무해...


이대휘
...형 울어? 아니, 잠시만.

계속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대휘의 태도에 정말 속상했던 건지 어깨를 부르르 떨며 눈물을 한 두 방울 흘렸다. 대휘는 순간 자신이 웅이를 울렸다는 거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지.


이대휘
미, 미안해..! 울지마 형아...내가 나쁘게 굴어서 그래..?


전 웅
나는 네가 제일 좋은데 넌 아니니까 그렇잖아! 속상하다고.

평소에 잘 울지도 않는 웅이가 우니 대휘도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왜, 주변 사람이 울면 자신도 울게 되는 그런 거 있잖아. 순간 대휘도 미안해서 우는 거지.


전 웅
...? 야, 너는 왜...아, 진짜 넌 왜 울어..!!


이대휘
내가 형 울린거잖아, 자꾸 다른 사람만 말하구..!

같이 우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는 지 헛웃음을 지었다. 웅이는 일단 대휘를 달래고 해결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등을 토닥이며 울지나 말라고 말했다.


전 웅
이 아기를 어쩌면 좋을까...화낼 수도 없어, 진짜.


이대휘
...나한테 화 낼거야?


전 웅
나 너 우는 거 못 보는 거 알잖아. 너 울면 내가 잘 책임 못 진 것 같아서 마음 찢어질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이 우는데, 그걸 잘 볼 수 있는 사람이 어디있겠어?

웅이의 품 속에서 꼬물꼬물 거리며 그 말을 가만히 들었다. 키는 둘 다 똑같은데, 확실히 대휘가 더 작고 연하라는 걸 누가봐도 알 수 있었다. 아직 어린 애 느낌이 난달까.


전 웅
그러니까 아기야, 울지 말라고.


이대휘
나 아기 아니라니까..! 성인된 지 한참 지났는데 언제까지 아기라고 부를래?

발끈하는 대휘가 귀여워서 웃음을 터뜨렸다. 아, 귀여워 죽겠네. 볼을 꽉 잡으며 귀엽다를 반복했다. 성인인데 어쩜 이렇게 귀여울 수 있는지.


이대휘
우브...아파아..! 이런 건 연애 초때나 하는 거구...


전 웅
연애 초가 아니라 귀여운 사람한테 하는 거겠지. 우리 대휘~


이대휘
빠, 빨리 나갈 준비나 해! 늦으면 어쩔려구.

남은 시간을 보고 놀라며 옷장 앞으로 뛰어갔다. 아무거나 집어 입고 대휘에게 보여주니 이 형이 미쳤나, 소리를 들어먹고 나서야 제대로 된 옷을 입었다. 콘서트 가는데 예쁜 옷 입어야지.


전 웅
...진짜 이대휘 맞춰주기 힘들다.


이대휘
조용히 하고 옷 입기나 해.


전 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