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EP • 1 스토커(1)



전웅
음?


김동현
.....


이대휘
오셨습니까?

동현이도, 우진이도 심지어는 대휘까지 들어오는 웅이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런 동현이와 우진이, 대휘를 보고 웅이는 귀엽게 고개를 45°로 비틀었다.


전웅
웅?

응과 웅사이 그 어딘가. 그 소리를 내는 웅이의 모습은 제법 귀여워 보였지만 볼에 선명하게 묻은 그 피를 보곤 섬뜩하다고 느낀 우진이었다.


박우진
얼굴에 피나 닦고 말하시죠?


전웅
어? 뭐야?


전웅
피가 묻었어?

웅이는 '아이 분명 다 닦은줄 알았는데'를 중얼거리다가 아까 그 장소가 어두웠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동현
이번에도 잡고 있었습니까?


전웅
조금?


김동현
제발 잡았으면 잡았다고 말 좀해주십시오


전웅
노력해볼게요

웅이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냈다. 그 모습을 본 우진이와 동현이는 동시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번에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이번에 또 그랬으니깐


박우진
그래서 이번 타깃은 누구야?

대휘는 품에서 선한 인상의 남자의 머그샷을 꺼냈다.


전웅
머그샷?

웅이의 물음에 대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누군가를 찾는 듯한 모습이 시시티비에 찍힌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대휘
이름 박재홍. 나이 34세. 스토커 및 성추행, 그리고 살인미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이 끝났어요.


이대휘
이건 1시간전 사진.


김동현
아마 이린대로 주변이니깐 이린로 주변을 살펴보자

동현이의 말에 웅이와 우진이, 대휘가 고개를 끄덕였고 준비를 하러 갔다.


김동현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니깐 우린 여성을 쫓아가는 ㅅㄲ를 잡는다


이대휘
그 사람을 찾으면요?


전웅
우리 대휘는 처음이라 잘 모르는구나?

웅이의 물음에 대휘는 '그럴 수도 있죠'하고 발끈했다.


김동현
보이면 즉시 사살한다.



곽아론
자, 얘들아

담임선생님의 말씀에 수학 문제를 풀다가 고개를 들어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곽아론
오늘 야자하느냐고 수고 많았고 내일 보자

선생님은 싱긋 웃으며 어서 집에 가라고 아이들에게 말하며 퇴근 준비를 하러 교실을 나가섰다


하여주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됬나?'

다른 아이들은 분주하게 집에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배고프니 밥을 먹고 가자는 아이들의 소리, 자신이 끝났으니 데릴러 와달라고 전화하는 소리, 집에 같이 걸어가자는 소리

나는 그 소리를 무시하고 다시 고개를 숙여 풀고 있던 수학문제를 다시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하여주. 올해 19살 고3인 수험생이다.

내겐 친구도, 가족도 남아있지 않았기에 저 아이들처럼 같이 놀 친구도, 데릴러 와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부모님도 없다.


하여주
'빨리 풀고 집에 가야지'

제발 천천히 풀려라를 마음 속으로 되세기면서 아이들이 다 나갈때까지 그 문제를 붙잡고 있었다.

아쉽게도 내 바램과는 달리 문제는 너무 허무하게 풀렸다. 나는 천천히 짐을 싸기 시작했고 불까지 끈 후 교시를 나왔다.


그렇게 무거운 발걸음을 하나 둘 내딛었다. 사람이 많은 길에서 골목으로 들어와서 그런지, 아니면 요즘 누가 지켜보는 기분이 들어서 그런지

적막한 골목길에 나와 내 뒤를 쫓아오는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서 그런지 누군가 내 뒤를 쫓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하여주
'기분...탓이겠지?'

나는 기분탓일거라고 마음 속으로 불안한 감정을 다독였지만 내 걸음이 빨라질 수록 더 짧은 박자로 들리는 발걸음 소리가 내 심장이 피가 아니라 불안이 퍼지게 만드는 기분이 들었다.

확인해 보기 위해 일부로 멀리 돌아가지만 골목 반사 거울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그 거울을 힐끗 보자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색만 입은 사람이 있었다.

조금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나는 가방에서 내가 늘 들고다니는 조그마한 손거울을 꺼내고 다시 가방을 고쳐맺다.


하여주
후....

나는 심호흡을 한번하고 그 거울을 통해 뒤에 있는 남자를 봤다. 그 남자는 소름끼치게 미소를 지으며 거울 속 나와 눈이 마주쳤다.


하여주
!

나는 양쪽 가방끈을 꽉 잡고 집까지 내달리기 시작했다. 뒤를 휙 돌아보니 나를 뒤따라오던 사람도 나를 향해 뛰면서 말했다

''아가, 이거 술래잡기야?''

그 소리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살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하여주
헉... 헉... 헉...

앉아서 내내 공부만 하던 나에게 체력이란게 있을리가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운동이라도 할걸. 잘못 될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지만 지금은 울때가 아니다


하여주
'정신차려 하여주. 너 살아야지'

그렇게 뛰다가 눈 앞에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였다. 물론 그 사람도 내 뒤를 따라오는 사람의 일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멈칫 했지만 다시 거울을 향해 보이는 그 남자가 조금 당황한 표정을 한게 보이자 그 사람을 향해 뛰어갔다

자세히 보니 군복을 입고있었다. 군인. 군인이었다. 누가봐도 휴가나온 군인.

나는 그 군인에게 소리쳤다


하여주
군인아저씨!!


하여주
살려주세요!

나는 그 군인의 손목을 잡고 거친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런 내 손을 토닥이면서 앞을 보던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박우진
간거 같네요.


하여주
아....

나는 뒤를 돌아 그 남자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긴장감과 함께 다리까지 풀려버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하여주
아... 죄송해요... 다리가 풀려버려서...


박우진
괜찮아요. 이제 그 남자 절대 못 쫓아와요.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괜찮다는 그 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여주
ㅇ...어? 아... 죄송해요... 저 원래 이런 애 아닌데...


그 시각 아까 여주를 따라오던 그 남자는 처참하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신이 심각하게 회손되었다.


전웅
와... 팀장님 작품이지만...

웅이는 그 시신 중 일부를 발로 툭툭 차며 감탄을 했다. 동현이는 힐끗 웅이를 바라보더니 다시 피묻은 손을 닦기 시작했다. 곧 웅이의 신발이 피가 묻어 붉게 물들어 버렸고 대휘는 그런 웅이에게 손수건을 건냈다.


이대휘
저희가 신호를 받고 달려온지 5분도 안됬어요. 그 짧은 시간동안 죽인거에요?

대휘는 피를 뒤집어 쓴 웅이에게 건낸 손수건이 아무래도 그 피를 모두 닦기에는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들어 다른 손수건을 건내려고 했지만 웅이는 이미 그 손수건을 휙 가지고 갔다.


전웅
고마워

대휘는 다시 그 시신을 보며 '으으' 싫은 소리를 냈다. 정작 그렇게 만든 동현이만 태연했다. 아무래도 급소를 찌르고 저렇게 만든듯한데... 피는 오직 손에만 묻어있었다. 많이도 아니고 조금.


이대휘
이거 발견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놀라겠는데요?

동현이는 세상 남일이라는 표정으로 대휘와 웅이를 보고 우진이한테 무전을 보냈다.


김동현
-박우진 그 여자 내가 데려다 줄테니깐 상황 정리해


전웅
-박우진 상황 종료. 팀장님이 다 처리하셨다. 뒷정리하러 와

동현이는 옷을 한번 탁 털고 우진이가 있는 쪽으로 유유히 걸어갔다. 정말 태연한 그의 행동은 방금 막 사람을 죽인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타깃을 사람으로 보지 않으니, 그저 그들에겐 사냥감일 뿐



박우진
저기 오네요

그 군인이 가르킨 끝에는 경복을 입은 잘생긴 남자가 걸어오고있었다. 무표정으로 걸어오는 그가 얼음처럼 차가워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역시 잘생겼다라는 인상이 너무 강해 잊혀졌다


박우진
저는 바빠서 이만 먼저 자리를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여주
경찰을... 부르셨군요?

그 군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에게 짧은 인사를 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김동현
집은?


하여주
저기요...

나는 내 집이 있는 방향을 손으로 가르켰고 경찰은 그 방향으로 한쪽 손을 주머니에 넣고 시계가 달린 다른 손으론 시간을 슬쩍 확인하더니 고개를 내가 가르킨 그 쪽으로 까딱이며 말했다


김동현
안내해 빨리


하여주
네, 아저씨

솔직히 그 경찰은 아저씨보다는 오빠에 가까워보였지만 그 싸가지 없는 말투에 아저씨라고 불렀다. 분명 지금 나처럼 꽤 화가 났기를 바라면서

아쉽게도 그건 아닌가 보다. 아까부터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있었으니. 표정 변화 하나 없는 걸 보니 아저씨라는 말을 들어도 별 타격이 없나보다


하여주
정말 아저씬가?

내 말에 그 남자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아, 역시 화가났구나! 내심 속으로 한반 먹였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지만 아저씨는 내가 아저씨라고 부른거에 화가난게 아닌가 보다


김동현
빨리 안내 안하고 뭐해?

그래... 경찰이면 피곤할만 하지.... 그럼그럼.... 나는 백번 천번 양보하는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해서 빠르게 집으로 걸어갔다. 아 물론 내가 화가 났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