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언제 나를 봐줄래? / _angel
4. _잊지 못하는 상처


지난 화


이여주
근데, 아마도 접어라. 이성적인 마음으로는 조금 오래걸릴 것 같으니까.


전정국
너 아직도 그새끼 때문에 그러냐.


이여주
* 그새끼라니? 너 설마 손태준 말하는 거냐.


전정국
* 응, 니 잊지 못할 상처잖아 걔.


이여주
* 말하지 마 손태준 얘기.

상처, 다소 평범할 수 있는 이름 세 글자가 여주의 마음에 박힌다. 그 세 글자가 마음에 박혀 지우지도, 씻을 수도, 치료할 수도 없는 상처가 생긴다.


전정국
* 너 아직도 그러는 거면 그냥 나한테 기대.


이여주
* 니가 뭘 안다고 너한테 기대. 너는 내가 겪고 있는 아픔에 '아'도 모르면서 아는 척, 이해하는 척하지 마.


전정국
* 하_ 여주야 그냥 좀 한 번이라도 소희나 나한테 기대줘, 너 혼자 그 아픔 썩히다가 더 심해져.

02:00 AM

전정국
*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까 나도 그냥 내 집으로 갈게, 내일 다시 전화해


이여주
* 알겠어,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잘자

뚝 -

아무한테도 공유하고 싶지 않은, 공유해봤자 공감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상처가 여주에겐 있다. 말해봤자 듣는 사람도 아파질 것 같아서.


박지민
과일 다 됐어, 먹자


김태형
엥, 과일이 왜 이따구냐. 너 과일 잘 깎는다며


박지민
소희 다칠까봐 그냥 깎는다고 했지, 잘 깎는다고는 한 적 없다.


김소희
그만 싸워, 아 김태형_ 못 깎았으면 뭐 어때, 어차피 니가 다 처먹을 거ㅎㅎ


김태형
너 나가.


김소희
잘 먹겠습니다~


박지민
소희 맛있게 먹어ㅎ


김소희
아 박지민_ 개멋있다?


박지민
박지민? 너 요새 오빠한테 말 자연스럽게 놓는다?


김태형
야, 얘 나한테는 이름도 안 불러줘. 그냥 "야" 이래.


박지민
어쩌라고.


김태형
아니 아까부터 이것들이 진ㅉ


김소희
시끄러!!!! 그냥 좀 조용히 하고 처먹어!!!!


김태형
왜 나한테만 그러냐...

정국과 전화를 한 후, 마음이 한 겹 더 무거워진 여주다.


이여주
왜 나한테만 이래.

아무리 누군갈 이겨봤자, 새로운 인연을 만나봤자,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어봤자, 자신의 상처를 덮을 수는 없었다.

02:44 AM

이여주
지금 자봤자 3시간10분밖에 못 자네_


이여주
그냥 내일 월차 낼까.

휴식이 필요하다.

03:19 AM
거실에서 먹던 것들을 대충 정리하고, 늦게라도나마 잠을 자보려는 여주.


이여주
하_ 내일은 더 행복했으면 좋겠네.

술에 취해서인지 평소 하지 않던 말을 하는 여주였다.

어쩌면, 평소에는 숨기고 있던 진심일지도.



김소희
아닠ㅋㅋㅋㅋㅋㅋ 어어, 그래서 어떻게 됐다고?



박지민
뭘 어떻게 돼, 걍 헤어졌지


김태형
쓰레기 새끼.


박지민
너도 만만치 않아ㅎ


김소희
뭐야, 너도 이러냐?



김태형
아, 응ㅋㅋㅋㅋㅋㅋㅋ


김소희
미친놈들...

03:09 AM

김소희
야 다 닥쳐, 공주는 자러간다.


김태형
ㅇㅇ


박지민
잘자 소희야.


김소희
박지민 스윗해~


김태형
; 나만 왕따지 나만.


박지민
나도 자러 간다 왕따야, 나머지는 니가 치워라.


김태형
...

작은 쇼파 안에 몸을 구겨넣어서 누운 지민, 말 없이 천장을 바라보며 이불을 덮는다.

오늘 하루도 많은 일이 있었다던지, 많았다면 무슨 일이었는지, 생각해본다.


박지민
온통 쓸데없는 일 뿐이네.

자기 전에 같은 방식으로 말하지만 상황과 시간이 다른 두 사람. 한 명은 미래, 또다른 한 명은 과거이다.

많은 사람이 있어야 했던 운동장, 단지 고2였던 지민의 시간에는 사람이란 없었다.

지금과는 반대였다.


한승우
야 박지민!!



박지민
어..., 나?


한승우
그럼 너지, 여기에 박지민이라는 애가 또 있냐?


박지민
아...


한승우
너 나랑 친구할래?


박지민
친구? 나랑?


한승우
아니 너 아까부터 왜 자꾸 되묻냐, 너라고 너.



박지민
어...미안, 알겠어! 우리 친구하자ㅎㅎ

그 손을 잡지 말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