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해가 웃을 때

《노란 해가 웃을 때》 5화

그 밤, 나를 삼킨 불빛


문이 닫히고 발소리가 멀어졌다.

그 짧은 시간에 방 안이 텅 비었다.


‘그대가 그렇다면… 그럼 이따가 보자. 다녀오겠다.’


노아의 그 마지막 말이 자꾸 귓가에서 울렸다.


“이따가 보자?”

“이따가 보자—?”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그 말이 왜 이렇게 신경 쓰이지.


나는 손끝으로 책장을 꾹 눌렀다.


“…뭐, 가든지 말든지.”


눈을 감아도 머릿속엔 자꾸 그 둘의 뒷모습이 그려졌다.

서련의 비단 옷자락, 노아의 고개 숙인 옆얼굴.

마치 오래된 연인 같았다.


그 웃음, 그 시선. 그게 제일 싫었다.


서고 창가에 서서 한쪽을 바라봤다.

노아의 방이었다.


“…….”


나는 고개를 돌렸다.


“관심 없다며, 진짜 왜 보고 있는 거야 나.”


“……하.”


숨이 새어 나왔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도대체 뭐야, 그 눈빛은 또 뭐야!”


공기가 가볍게 떨렸다.

그래도 답답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연인이야? 오랜 친구야? 아니면 그냥—”


말을 잇지 못했다.


대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입이 떨렸다.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이게 뭐라고, 진짜…”


손끝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감정이 올라올수록 오히려 몸이 식어갔다.


서련의 말이 귀 안쪽에서 맴돌았다.


‘노아야.’


그 다정한 부름 하나가 지독하게도 오래 남았다.


“그 여자, 대체 뭐야. 윤서련, 윤–서련.”


이름을 내뱉을수록 어딘가를 긁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보다 훨씬 예쁘고, 훨씬 당당하고,

사람들 눈에도… 더 어울리고.”


입꼬리가 비틀렸다.


“…정혼자는 나잖아.”


나도 모르게 소리가 새어 나왔다.

말하고 나서 스스로 놀랐다.


‘내가 왜 이러지…?’


그 말을 하면서도 마음이 복잡하게 일렁였다.


그리고 다시 허공을 향해 한 번 더 주먹을 쥐었다.

이번엔 치지 않았다.

그냥 쥔 채로 오래 있었다.


심장이, 너무 요란했다.


창밖에서 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괜히 나도 흔들렸다.

그뿐이라 생각했다.


———

좌의정 댁으로부터 초대장이 도착한 것은

서련이 떠난 지 닷새째 되던 아침이었다.


붉은 봉함 위로 정제된 글씨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한공자의 귀환을 기리고, 함께할 인연을 모시는 소연會.’


단 한 줄이었지만 문장 사이엔 숨은 뜻이 있었다.

‘정혼자’라는 말은 없었으나

누구나 짐작했다.

그 ‘함께할 인연’이 곧 한공자의 정혼자를 가리킨다는 것을.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이름이 ‘윤서련’일 것이라고.


연회 당일,

소화가 옷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기씨, 오늘은 이 비단을 입으셔야 합니다.

좌의정 대감댁에서 직접 내리신 옷이라 하셨습니다.”


손끝에 닿은 감청빛 저고리는 매끄럽고 차가웠다.

은실로 수놓은 꽃문양이 빛을 머금었고,

그 아래 겹친 치마는 새벽 노을처럼 옅은 분홍을 품고 있었다.


햇살이 닿을 때마다 은사가 잔물결처럼 번졌다.

소화가 머리를 정갈히 올려 비녀를 꽂았다.


그때, 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노아였다.

오늘의 그는 평소보다 훨씬 단정했다.

흰 도포 위에 옅은 흑비단이 겹쳐져 있었고

가느다란 매듭끈이 깔끔히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그의 옷자락에서 바람처럼 미묘한 향이 흘렀다.


“준비가 길었군.”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끝에 미세한 웃음이 섞여 있었다.


“공자님께서야말로 오늘따라 공들인 차림이시네요.”


내가 거울을 보며 답하자 노아가 미소를 띠었다.


“–오늘 공을 들인 건 옷이 아니라 오늘 함께 설 사람이지.”


그 시선이 거울 속 나를 비추었다.

잠시 그 시선이 비단보다 더 매끄럽게 내 어깨 위를 스쳤다.


마치 내가 입은 옷빛이 그대로 비쳐 들어간 듯 그는 묘하게 멈춰 있었다.


“공자님.”


“응.”


“그 눈빛, 무례하십니다.”


노아는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아름답다는 말을 무례라 하면 이 세상 남자들은 모두 죄인이겠군.”


“…그건 공자님께서 자주 죄인이 되신다는 뜻이겠죠.”


그는 웃음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그대의 말은 언제나 날 조심하게 만들어.”


“그건 좋은 일 아닌가요.”


“그렇기도 하고– 꽤 위험한 일이기도 하지.”


그는 내 앞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가시죠, 아씨. 오늘 밤은 유난히 긴 밤이 될 테니까.”


나는 대답 대신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연회장으로 향하는 길


그날 밤의 공기는 유난히 맑고 차가웠다.

좌의정 댁의 정원은 달빛보다 밝았다.

수백 개의 등롱이 하늘과 맞닿은 듯 늘어서 있었고,

그 아래로는 붉은 홍비단이 마루 끝까지 깔려 있었다.

매화향이 은은히 퍼지고, 풍악이 멀리서 희미하게 울렸다.


사람들은 속삭였다.


“오늘 밤 정혼자가 모습을 드러낸다지?”

“윤씨라더군.”


그 속삭임을 들으며 나는 조용히 자리를 걸었다.


“사람이… 참 많네요.”


“그대가 오신다니 다들 기웃거리겠지.”


“절 보기 위해서라기보다 공자님 때문이겠죠.”


“그게 뭐가 다른가.”


그는 그렇게 말하고 가볍게 웃었다.


그는 태연했지만 나는 알았다.


오늘의 화살이 향할 곳이 나라는 것을.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하인의 인도에 따라 나는 노아와 함께 정원 중앙의 대청으로 향했다. 들어서자 웅성거림이 일었다.


모두의 시선이 내 발끝을 따라올랐다.


“저 이는 누구지?”

“공자 곁에 앉다니….”


노아는 나를 주빈 측면의 자리에 앉혔다.

한 걸음 낮은 자리.


누구의 허락 없이도 그의 곁이라 부를 수 있는 자리였다.


다른 이들의 좌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남쪽에는 사대부와 문신들이 줄지어 앉고

북쪽에는 규수들과 부인들이 비단 방석 위에 고요히 앉아 있었다.


중앙에는 높다란 등롱 세 개와 금사로 수놓은 대형 병풍이 세워져 있었다.

그 병풍 뒤로 풍악을 담당한 가객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좌의정 대감의 귀한 자제를 환영하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연회가 시작됐다.


가야금이 울리기 시작했다.


첫 음은 조용했으나 금세 고운 파문처럼 대청 안을 가득 채웠다.


가객의 손끝이 가는 줄을 퉁길 때마다 잔에 비친 달빛이 부서졌다.


노아의 입가엔 여유가 있었고

그 여유가 곧 이 자리를 지배했다.


술이 돌았다.

잔을 주고받는 소리, 웃음과 속삭임, 비단소매가 스칠 때마다 향이 피어올랐다.


나는 차분히 앉아 주변을 살폈다.


모두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릴 때마다

그 중심엔 언제나 노아가 있었다.




그때, 바람이 문을 살짝 밀었다.

대청의 문이 부드럽게 열리고

붉은 빛이 한 줄기 스며들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동시에 문 쪽으로 향했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붉은 치마자락이 문턱을 넘는 순간 등불빛이 흔들렸다.


붉은빛이 그 발끝을 따라 퍼졌다.


붉은색.


황실에 비단을 바치던 가문만이 허락받은 색.

불길처럼 혹은 상아 위에 떨어진 석류빛처럼.

움직일 때마다 옷자락 끝이 공기마저 태우는 듯했다.


“윤서련 아씨시옵니다.”


하인의 목소리가 울렸다.


모두의 대화가 멎었다.

누군가는 숨을 들이마셨다.


서련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희게 드러난 목선 위로 옅은 비녀 장식이 흔들렸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일렁이던 치맛자락은 

붉음과 금빛이 뒤섞여 마치 피와 햇살이 섞인 듯했다.


그녀가 미소 지었다.


“늦어 송구하옵니다.”


노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빛이 그 순간 그녀를 향했다.


그리고

그 찰나의 눈빛이—

내 마음 어딘가를 정확히 베어냈다.


“좌의정 대감댁 한공자님을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또 보는군.”


두 사람이 시선을 맞췄다.

찰나의 정적과

모든 등불빛이 그들을 중심으로 모였다.


낯선 이들 앞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태도.


그 단 한 음절이 그들 사이의 오랜 인연을 말해주는 듯했다.

사람들은 속삭였다.


“역시… 오래된 인연이라더니.”

“정혼자는 윤씨 가문이 맞겠군요.”


나는 아무 말도 아무 표정도 짓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마치 그 불빛이 순식간에 나를 삼켜버리는 것만 같았다.


서련의 눈이 가늘게 휘었다.


“그때도 이렇게 붉은 등이었는데. 다만 그땐 내 생일이었고  직접 등불을 달아줬었지.”


누가봐도 어울리는 둘의 풍경.


나는 술잔을 들었다.

입술이 떨려 잔이 살짝 흔들렸다.


차라리 소리를 질렀다면 나았을까.

속으로 중얼거렸다.


차가운 술이 목을 타고 내려갔다.

쓰지 않았다.

그냥 아무 맛도 없었다.


그 사이 서련은 그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 찰나 그 장면이 이상하게 느리게 보였다.

세상이 조금 기울어지는 듯했다.

잔잔했던 음악 사이로 그녀의 목소리가 흘렀다.


“돌아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조정이 시끄럽다더라.”


노아가 고개를 들며 잔을 내려놓았다.


“겨우 숨 돌린 지 며칠 됐다. 묵힌 일들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지.”


서련은 잔을 기울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새 더 단단해졌네. 청국에서도 공부만 한 게 아닌가 봐.”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노아가 피식 웃었다.


“지난주에 봤을 땐 아무 말도 없더니.”


“너무 보고싶었어.”


노아는 미소로 답했다. 

짧고 절제된 웃음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웃음 하나가 서련의 눈에선 오래도록 남는 불빛처럼 반짝였다.


주변 사람들은 자연스레 그 둘을 중심에 두고 앉았다.

대화는 그들을 축으로 돌기 시작했다.


‘공자님께선 청국에서 어떤 학문을 배우셨는지요.’

‘서련 아씨는 여전히 시를 읊으신다죠.’

‘두 분이 함께 서재에 앉아 글을 논하면 참 그림 같겠네요.’


누가 그런 말을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그저 그 말에 사람들이 부드럽게 웃었고

그 웃음이 내 쪽으로는 단 한 조각도 닿지 않았다.


나는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때 노아가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맞닿았다.

잠시 그가 내 표정을 읽으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는 아주 짧게 정말 한순간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선조차 지금의 나를 위로하지 못했다.


서련이 잔을 들며 부드럽게 말했다.


“오늘은 한공자님을 위한 자리예요. 돌아온 걸 축하하고 또 새로운 인연을 축하하는 자리죠.”


그녀가 잔을 높이 들었다.


“모두 함께, 공자님의 귀환을 위해—!”


사람들이 환호했다.

잔들이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냈다.

연회의 주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약혼’이 아니라, ‘귀환’이었다.


모두가 그를 위해 웃었다.

서련도 그 중심에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시선을 내렸다.


나는 오늘 단 한 줄의 대사도 없는 사람처럼 앉아 있었다. 

노아의 곁에 있었지만 노아의 옆엔 아니었다.


잔 위로 등불빛이 일렁였다.

그 불빛이 마치 내 얼굴 위에서 흔들리는 듯했다.


그 순간 마음 한켠이 또렷하게 깨달았다.


서련은 나보다 화려했고 나보다 높았다.


그리고 나는 이 화려함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지 않는 존재였다.


_____


분위기가 바뀐 순간이였다. 

노아가 자리에서 일어서 잔을 들어 천천히 말했다.


“먼 길을 돌아 이 밤을 맞이했습니다. 오늘 첫 잔은 제 곁을 함께할 분과 나누겠습니다.”


하인이 금배(禁杯)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그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하인이 내 앞에 잔을 내밀자 좌중이 고요하게 술렁였다.


특히 서련의 얼굴이 굳었다.


노아는 끝까지 나만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담긴 것은 조용했지만 단단했다.


‘나는 네 옆에있다.’


그리 말하는 듯했다.


다른 이들의 눈빛은 축하와 호기심 그리고 아주 미세한 멸시로 뒤섞여 있었다.


그는 잔을 들어 내 잔과 맞닿게 했다.


“빛은 늘 옆에 있는 걸 비추는 법이지. 그대 없인 아무것도 비추지 못한다.“


잔 둘이 등불 아래서 포개이듯 빛났다.


그 짧은 순간 연회의 모든 속삭임이 멎었다.

그제야 모두가 알았다.

이 밤의 주인공은 ‘그’가 아니라

‘그 곁의 그녀’라는 것을.


나는 그 모든 걸 마주한 채 잔을 들었다.


“감사드립니다.”


입술은 웃고 있었지만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좌중의 환호가 서서히 돌아오자 주인어른이 덧붙였다.


“이 인연이 더욱 두터워지길. 오늘 밤 축수를 더하시오.”


하인들이 다시 술을 돌렸다.

가객이 춘한가(春閑歌)의 첫 구절을 올렸다.


여석(女席) 쪽 부인들이 고운 말로 덕담을 건넸다.


“정혼자분, 오늘을 오래 기억하시길.”

“축복 받으셨네요.”

“영감댁 아기씨께서 좌의정 댁의 새 품격을 세우시겠지요.”

“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


말과 웃음이 다시 흘렀지만 내 귀엔 물속처럼 둔탁했다.



연회는 서서히 마무리되었다.


사람들은 돌아갔지만 그들의 말과 시선은 여전히 대청 위에 남아 있었다.


잔마다 남은 술 향이 공중에 얇게 걸려 있었고

비단 치맛자락 끝에는 아직 불빛의 잔향이 묻어 있었다.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오늘 나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세상은 내 이름을 너무도 많이 불렀다.


‘좌의정 댁 정혼자.’


그 말이 달게 들리지 않았다.


‘축복 받으셨네요‘


그건 축복이 아니라 짐이었다.


시원한 바람이 부니 그제야 숨이 조금 놓였다.


“이제 그만 들어가자.”


노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여전히 평온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얼굴이 나를 더 괴롭혔다.


나는 그를 돌아보았다.


“사람들은 이제 저를 그렇게 부르겠죠. 좌의정 댁의 정혼자라고.”


그는 조용히 내 말을 기다렸다.


“그 말이… 참 무겁습니다.”


“왜 무겁지?”


“저는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노아가 한 걸음 다가왔다.


“그대가 어울리지 않는 자리는 없다.”


“그건 공자님 입장이니까요.”


“내 입장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의 단호한 말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공자님, 혹시–”


입술이 잠시 떨렸다.


“저를 사랑하십니까?”


그가 멈췄다.


바람이 불고 등불이 마지막 한 줄 남은 빛을 흔들었다.


노아의 눈동자가 그 흔들림 속에서 나를 비췄다.

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짧은 정적. 그는 한 걸음 물러났다.


바로 그때, 바깥에서 폭죽 소리가 터졌다. 


펑—

붉은 불꽃이 밤하늘로 솟았다가 가늘게 흩어졌다.


사람들이 환호했다.


“ㅇㅇ아.”


등 뒤로 노아의 목소리가 아주 낮게, 그러나 또렷하게 들렸다.


노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늘 밤.”


그는 시선을 멀리 연못 쪽으로 돌렸다.


“하나의 고백을 하겠다.”


“고백이요?”


“그래. 그대가 나를 믿지 못할 이유가 모두 사라지게 될.

그런 고백.”


그의 말 끝에 연못 위 등불이 조용히 꺼졌다.


달빛만이 남아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빛 사이에서 그를 바라보았다.


연회는 불꽃으로 끝났고

내 밤은 그 한 마디를 기다리며 시작되었다.



5화 그 밤, 나를 삼킨 불꽃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