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람피워요, 정식으로”
66 • 뽀뽀, 그리고 인터넷



검찰총장이였던 남은규. 검사들이 많이 모여드는 휴식공간에, 한 손에는 아메리카노를 든 채. 많은 여검사들과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검찰총장, 남은규
이검사는, 오늘 표정이 좋아보이네-

"아이- 총장님도 참, 다른 검사님들 한테도 그런 이야기 하는거죠?."


검찰총장, 남은규
아니야. 나는- 이검사한테만 그러는 걸?.

은규는 자연스레 웃으며 여자 검사들과 하하호호, 하며 수다를 떨고있었다. 그 때 누가봐도 큰 구두소리가 홀에 날카롭게 울려퍼졌다. 그 날카로운 구두소리가, 은규 앞에 멈춰서고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최다희
검찰총장님?, 저랑 이야기 좀 하시겠어요?.

"누구? ….”

은규는 크게 한 숨을 내 뱉고는, 손에 쥐고있던 아메리카노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검사에게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대지 않았으니 마시라고 말하지.


검찰총장, 남은규
입을 대지 않았으니. 마셔도 되네.


검찰총장, 남은규
그리고 사모님은, 저랑 한적한 곳으로 옮겨갈까요?.


최다희
.... 하아, 정말 성가셔.

은규는 매서운 눈으로 다희를 내려깔아보았다. 그리고 정중한 말투로 한적한 곳으로 옮겨가자고 말했다. 몹시 정중한 말투였지만, 그 눈빛만으로도 압박을 받기엔 충분했다.


최다희
그래요. 여기서 이야기하면, 당신도 … 좋을 일은 없을테니.

한적한 복도로 옮겨갔다. 다희는 핸드백을 손에 든 채, 팔짱을 끼고는 은규를 낮은 목소리로 다그쳤다. 대체 아들관리를 그 따위로 하냐면서 말이다.


최다희
당신 아들 관리를 대체 어떻게 하는거야?!.


검찰총장, 남은규
이봐, 똑바로 이야기 해.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잖아!

다희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내보였고, 급기야 은규의 가슴팍을 손으로 밀치며 행동이 급격해졌다.


최다희
애초에 아이들의 결혼을 권한 건 당신이였어. 그럼 아들 관리를 똑바로 해야지!. 남진혁 그 놈이, 내 딸한테 이혼을 하자고 했다고!.


최다희
솔직히 말 해. 그 때, 나랑 결혼하기 싫어서 둘이 결혼 시킨거지?. 아까 새파랗게 젊은 여자 검사한테, 찝쩍된거 맞지?.


검찰총장, 남은규
… 하아, 입 조심해.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여긴 사람 많은 곳이야.


최다희
다른 사람이 듣는건 무서운가 봐?. 사돈끼리 불륜을 저지른다는게?.

은규는 급하게 다희의 팔뚝을 세게 낚아챘다. '불륜' 이라는 두 단어에 은규는 미간을 좁혔다.


검찰총장, 남은규
… 입 조심해. 그게 새어나가면 너나 나나 죽는거야!.


최다희
하, 나한테 그러지말고 니 아들한테 뭐라고 해. 니 아들 놈이, 내 비리 서류들을 다 가지고 있다고!!.


검찰총장, 남은규
… 뭐?.


최다희
애초부터 그 비자금 나눠가지려고 결혼하려고 했던거잖아?. 니 아들이 그거 폭로하면, 너도 같이 죽는거야.

은규는 다희의 팔에 손을 떼었다. 그리고 복잡한 듯 머리를 짚었다. 말을 잘 듣던 자신의 아들이, 자기를 배신할 줄은 몰랐던 거겠지.


검찰총장, 남은규
… 후으, 그 녀석 지금 어디있어.


최다희
알고있었으면, 내가 찾아왔겠어?. … 혜지랑 싸우고, 바깥으로 나갔다고 했어. 다신 들어오지 않겠다고.


검찰총장, 남은규
… 일단 돌아가. 내가 그 녀석 찾아 볼테니까. 그리고 들고있던 비자금은 옮겨. 그 곳에서 말이야.

다희는 아직도 분한 기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은규의 멱살을 격하게 휘어잡았다. 그리고 또,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이야기 하지.


최다희
… 너. 똑바로 행동해. 이번에 또 감옥에 들어가게 되면, 정말 가만히 안 둬.


검찰총장, 남은규
… 알겠다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개네들을 결혼시킨건, 그 당시에 약혼녀가 우리 사이를 눈치챈 것 같았단 말이야.


최다희
이야기를 했어야지. 오해했잖아.

은규는 뒤에서 천천히 다희를 끌어 안았다. 그러고는 바로 귓가에 '사랑해' 라며 연발하지.


최다희
하여간, 여자 문제로 또 이런일 있어봐. 가만히 안 둬.


검찰총장, 남은규
알았어. 알았어- 집에 돌아가 있어. 금방 그 녀석 찾아내서, 반을 분질러 놓을테니까.

사랑한다며 연신 이야기를 해주자. 다희는 그제서야 좁힌 미간을 원상복구했다. 그리고 나서 품에서 나와 몸을틀어 정면을 바라봤다.


최다희
돌아갈테니까. 잡는대로 연락해.


검찰총장, 남은규
알았어.

웃으며 돌아서 걸어가는 다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시간이 지나 완전히, 다희의 모습이 사라지자 손을 떨어뜨리고는, 표정을 완전히 바꾸었다.


검찰총장, 남은규
… 아, 이래서 여자들은 피곤하다니까.


검찰총장, 남은규
쯧, 정리하던가 해야지.


도여주
오늘도 늦게 오는거야?.

아침 일찍부터 회사를 출근하는 정국의 옷을 챙겨주며 물었다. 내심 일찍왔으면 하는 마음에, 물었었던 이야기를 한 거였다.


전정국
아-니 오늘은 일찍 올거야. 늦어도 두 시간 안에는 돌아올거야.

여주가 들고있는 겉옷을 걸치며 말했다. 정국도 오래동안 일을 할 생각은 없던 모양이지만.


도여주
그러면, 오는 길에- 맛있는 포도나 사와ㅎ.


전정국
포도 먹고싶어?. 우리 토끼가 먹기엔- 씨가 없는게 낫겠지?.

정국은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다, 뒷머리를 받치고는 조심히 이마에 입을 마추었다.


도여주
응ㅎ. 어서 다녀와.


전정국
더 하고싶은 건 없어?. 예를 들어 … 정국이 뽀뽀라든가.

아예 사심을 담는 정국이의 말에, 빵- 터진 여주는 웃어보였다. 정국은 그런 여주가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아, 입술을 삐죽- 하고 튀어나왔다.


전정국
뭐야- 그 반응은.


도여주
전정국씨, 너무 사심 담는거 아닌가요?-


전정국
내가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엄마랑 아빠가 사이가 좋으면, 아이한테도 태교가 좋다고 그랬어!

그 스킨십을 위해서 인터넷을 찾아봤을거라 생각하니, 정국의 귀여움은 배가 되었다. 검지 손가락으로 이마를 툭- 하고 치자 이마를 문지르며 투덜거렸다.


전정국
아, 왜-


도여주
그걸 위해서 인터넷까지 찾아봤던게, 너무 웃기잖아ㅎ.

"그래서 안 해줄거야?. 그러면 너무 섭섭- 한데."

"우리 와이프와, 토끼를 위해 포도를 사올 멋진 남편인데."

멋진 남편이란 단어를 강조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 뽀뽀를 받고 싶었나 보다.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던 여주는, 지그시- 정국을 바라보았지.

쪽, -

입술과 입술이 잠깐 맞닿았다, 곧 떨어졌다. 그리고 정국은 곧 귀가 빨개지며 베시시- 하고는 미소를 지어보였지.


전정국
아- 그러면, 이제 완전히 힘내서 포도 사올 수 있겠다. 그치?.


도여주
하여간, 어서 다녀오시기나해요. 나 배고프니까.


전정국
응. 알았어, 다녀올게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