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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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진짜 옷도 거의 안 챙기고 그냥 사서 입으려고 속옷 양말 세안도구 카메라 이런거만 챙겨 냅다 도쿄로 향함.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메이지 신궁도 뭐 나쁘지않다해서 가기싫은데 그냥 겉에서 기웃거리다가 올까 하고 갔는데

갑자기 엄청 많은 검정 세단이 우르르 오더니 양복쟁이들이 우르르 내리는 거. 그 중 가장 젊고 키도 훤칠하니 눈에띄는 남자가 한명 있어, 여주는 배낭 끈 꽉 쥔채로

김여주

야쿠자들인가..말로만듣던...

하고 있는데 남자들 우르르 신사 안으로 들어가. 여주도 멍때리다 그날 너무 오래 돌아다녀서 피곤한 탓에 얼른 둘러보고 가려고 빠르게 걸음 옮겨가는데 신사 안에 가장 큰 건물로 양복쟁이들 우르르 들어가서 정중히 신발 벗고 한명씩 절 하는 거.

김여주

뭐야..전부 천황 숭배하는 거야?

김여주

으엑..

그냥 양복쟁이들 옆에서 오늘 뭐 먹지 하고 멍 때리다가 눈썹도 찌푸렸다가 느끼한음식 생각하고 토 하는 시늉도하고 그러는데 그거 참배드리고 나오던 전정국이

전정국 image

전정국

(일본어로) 어이,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이 앞에서 왜 헛구역질을 해?

하고 말걸어 정확히는 시비거는거겠지만.. 여주는 일본어 1도못해서 겁나 당황해갖고

김여주

에...에? 저요? 뭐가요...? 내옷차림새가 맘에안드나...?

허둥지둥 바디랭귀지 시도해보는데 전정국이 어깨 툭 치면서 말해

전정국 image

전정국

(일본어로) 감히 천황님 모셔놓은 곳 앞에서 이런식으로 행동하고 간뎅이가 부었군. 똑바로 해.

하여튼 여주는 뭔가 자기가 잘못한거같기는 하고 무슨말인진 모르겠지만 매우 기분이 안좋아보이니 90도 폴더인사하면서 사과하는데 아는말이 아리가또고자이마스 밖에없어서 그것만 말해

김여주

(고개를 숙이며) 아, 아리가또 고자이 마스..

전정국 image

전정국

? (얜뭐지)

조직원들

...?

조직원들

(일본어로) 형님.. 가시죠 여행객인 것 같은데

정국이 여주 반응 너무 신기해서 계속 밀어붙여

전정국 image

전정국

치쿠쇼, 이게 뭐야! (미친새끼가, 이거 뭐야?)

김여주

(당황당황) 에...에..?

전정국 image

전정국

(소리지르며) なにが かんしゃするのかって(뭐가 고맙다는 거냐고! )

김여주

(어 뭐지 이거 사과 아닌가)

여주 허둥지둥 또 비는 것 같은 제스쳐 하면서 꾸벅꾸벅 인사하니까 ???? 뭐하잔거지 갸웃 하고 쳐다보는데 그짓 몇번 하니 정국이 갑자기 빵 터져.

전정국 image

전정국

료코가 어땠어! (여행객이 맞았군!!)

정국이 옆에서 자기 말리던 양복쟁이(조직원) 보고 여행객 맞는거 같긴 하다 하고 뒷통수 빡 칠듯. 그럼 그사람은 맞고서도 감사하단듯 꾸벅 고개숙이고 한걸음 물러나지.

정국은 미안하다면서 자기가 외국인에게 실례를 범했다, 일본의 이미지를 좋게 가져갔으면 하는데 나때문에 망한것같군 하면서 천천히 둘러보다 가라 얘기하고 김여주는 또 그냥 머라는지 모르겠지만 화가풀린거같으니 또

김여주

아리가또

하면서 폴더인사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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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 후 게스트하우스로 가기전에 술한잔 하고 가려고 도쿄 거리 한복판에있는 엄청 큰 이자카야로 들어섰는데 입구부터 또 엄청나게많은 양복쟁이들이 대기타고있어서 설마 했는데 둘러보니 좌식 룸 안에 전정국 있어.

최대한 눈에 안 띄려고 살금살금 들어가 구석 테이블에 앉아서 술 주문하고 창밖 보면서 홀짝거리다 나가려는데 갑자기 누가 어이~ 하며 다가오는거같아서 녹슨 로봇마냥 끼긱거리며 고개 살짝 돌려 보니 전정국 오고있음..

김여주

(고개돌리면서) 먹던거 막 먹고 급하게 나갈까 아님 다른사람인척 할까..

하는데 와서 악수 요청하면서 뭐라뭐라 낮은 목소리로 얘기하는거

전정국 image

전정국

"여기서 다시 축하해요" (여기서 또 뵙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