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16화. 오해를 만드는 것


🎵 )) 11월27일 - dress


김태형
대체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박여주
…진짜였네.

힘이 풀렸다.

사람이 절망하면 힘부터 풀린다던데, 진짜였다.

이 순간에도 난 오만가지 생각들이 다 들었다.

놀려고 온 게 아닐 수도 있지, 잠깐 친구 만나려고 온 걸 수도 있지.

설마 진짜 나 말고 다른 사람 만나고 싶어서 온 건 아니겠지.



김태형
…여주야.

박여주
나와, 나와서 얘기 좀 해.




다짜고짜 니 팔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나오는 도중 눈물이 앞을 가려 이 길이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면서, 그냥 이곳에 있는 널 보고싶지 않았다.


박여주
여기서 뭐하는 거야?

박여주
나한테 거짓말까지 치고 오고 싶었으면 그냥 말을 하지.

박여주
나랑 그만하고 싶다고.


김태형
…뭐?


김태형
여주야, 화난 건 알겠는데 일단 내 말도 좀 들어줘야지.


김태형
계속 너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너 혼자 오해해서 또 집에 가서 울 거잖아.

박여주
그걸 알면서도 오해를 하게 만들었잖아.


김태형
일단 내 말 좀 들어봐.

박여주
오빠 말을 들어? 내가 뭘 믿고 들어.

박여주
왜? 또 거짓말 하게?

박여주
나 말고 다른 여자들하고 놀고 싶었는데 내가 와서 짜증나?

박여주
그럼 그냥 다시 들어가. 대신, 나랑은 그만해.


김태형
야 박여주.

박여주
부르지 마, 내 이름.


김태형
봐, 지금도 넌 니 할 말만 해.


김태형
이래서 사이가 다시 좋아질 수가 있겠어?


김태형
난 또 아무 말도 못하고 나만 나쁜놈으로 되잖아.

박여주
오빠 혼자만 나쁜놈 될까봐 무서워? 그래, 그럼 내가 오해한 거라고 치자.

박여주
그럼 연락은?

박여주
연락, 그거 하나 못해줘?

박여주
연락 하나 하면 무슨 일이 생겨? 오빠한테 나라를 구하라고 했어?

박여주
이거 봐, 오빠는 또 아무 말도 못해.

박여주
오해라고 해봤자 처음부터 믿음을 안줬으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김태형
그래, 나도 너 말고 다른 여자랑 놀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니가 갑자기 와서 짜증나.


김태형
나 아까 어떤 여자가 번호 물어보더라? 그때 그냥 번호 줄걸 그랬나.

박여주
…야.


김태형
왜? 난 내 할 말하면 안돼?


김태형
근데, 내가 아까 그 여자한테 뭐라고 했는 줄 알아?


김태형
나 여자친구 있으니까 번호 못 준다고 했어.


김태형
넌 나한테 믿음이 하나도 없나보다.

박여주
오빠가 믿음을 줄 만한 행동을 한번이라도 했었어야지.


김태형
내가 너한테 6년동안 한번도 믿음을 준 적이 없어?


김태형
그냥,


김태형
너 하는 행동이 제일 문제야.


김태형
맨날 니 할 말만 하다가 돌아서서 뒤늦게 후회하는 거.


김태형
그래놓고 다른 사람 나쁜놈 만드는 거.


김태형
그게 제일 문제야.

박여주
…그래?

박여주
그럼 그냥 그만 만나면 되겠네.

박여주
여자친구 행동이 이렇게 난장판이었는데 6년동안 참느라 진짜 힘들었겠다.

박여주
이젠 그런 고생하지 마.

박여주
그냥, 행동 똑바로 하는 여자 만나.


박여주
난 그래도 우리가 꽤 잘 맞고, 행복하고, 힘든 길 함께 걸어주는 예쁜 커플이라고 생각했는데

박여주
진짜 최악이었네.

박여주
이쯤에서 서로 잡고 있던 손 놓는게 맞아.


김태형
…그래, 그만하자.


김태형
지친다, 나도.


김태형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김태형
갈게.


서로에게 날카로운 말만 뱉다가 끝나버렸다.

서로가 서로에게 한 말중, 모든 말이 진심인지는 모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실망했다.

이제 행복한 일만 남은 줄 알았는데, 서로 겨우 만났는데도 왜 이렇게 힘든 건지.

너무 지쳐버렸다.




분명 가는 길에는 추운지 몰랐는데, 오는 길은 너무 춥다.

왜인지 흐르는지 알 것 같은 눈물은 계속 흐른다.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너에게 실망한 건지, 그냥 화가 나서 그런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충분히 믿음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은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

겨우 만났는데 더 힘들어졌다.

니가 내게 한 말 모든 게 상처였다.

그런 모습을 처음보기도 했고, 니가 정말 나에게 진심으로 말한 거라면 너무 충격이었기에.

눈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렀다.

너와 나의 끝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 게 너무 억울하고

너에게 너무 실망했다.



차에 타자마자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그대로 머리를 댔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그것 뿐만 아니라, 너에게 깊게 박힐 날카로운 거짓말을 했다.

분명 난 그러려고 간 게 아닌데.

이대로 끝난다는 게 너무 허무했다.

너에게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난 또 지키지 못했다.


김태형
…말도 안돼.

나에게 너무 화가 났다.

니 말대로, 연락 한번이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모두 내 탓이었다.

날 기다려준다며 저녁을 함께 먹자는 니 모습이 자꾸 아른거렸다.

우리의 첫 기념일을 챙긴다며 기대하는 너의 모습, 나에게 받은 선물이 매우 작은 선물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고맙다며 여기저기 자랑하는 너의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생각하면 할수록 눈물은 더 흘렀고, 어느새 운전대는 눈물로 젖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후회는 짖어져가고, 자책은 심해져갔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누워버렸다.

거실을 보고, 주방을 보면 니가 남겨둔 너의 흔적이 보이기 때문에

현관문을 열자마자 방으로 들어와버렸다.


매일 잠에 들기 전, 너와 함께 나눴던 잘자라는 말 한 마디, 내가 잠이 안온다고 하면 바로 전화를 걸어줬던 니가 너무 보고싶었다.

그렇게 눈물로 밤을 보낸 것 같다.


원장쌤
지연쌤, 여주쌤 왜 안오시는지 아세요?


김지연
아…, 그게요.


김지연
여주쌤이 오늘 몸이 좀 안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김지연
그래서 저한테 좀 전해달라고…하셔서요.


김태형
안녕하세요.

원장쌤
태형씨, 여주씨 몸 안좋다던데 지금은 좀 괜찮대요?


김태형
아…, 안 괜찮을 거예요. 이틀만 휴가기간 주세요.

원장쌤
…네, 알겠어요_ 얼른 나으라고 전해주세요.

원장쌤의 말씀에 끝내 대답하지 못하고 자리에 앉는 태형.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은 그저 정말 여주가 아픈 걸로 알고있을 것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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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학원이 열기 전.



김지연
* 너 목소리 왜 그래.

박여주
* …어제 오빠랑 무슨 일이 좀 있었어.

박여주
* 오늘 학원 못 나갈 것 같아, 오빠 얼굴 보기가 너무 힘들어.

박여주
* 원장쌤께는 아파서 못 나갈 것 같다고 전해드려주라.


김지연
* 응, 걱정하지 말고 좀 쉬어. 이따가 내가 너네 집 갈까?

박여주
* 아니야, 나 오늘은 좀 혼자 있고 싶다.


김지연
* …알겠어, 이따 연락할게.



++ 이번 화는 기분이 좀 안좋으시죠??

++ 하지만 곧 좋은 소식 들고 오겠습니다☺

++ 그나저나 하 저 어떡해요.

++ 내일 실기시험이에요😭😭😭😭😭

++ 실기시험 끝내고 바로 돌아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