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그대여 (緣)
1화 | 평범한 일상 속, 그는 누구일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한없이 다정하거나, 한없이 매정하거나

정말 좋은 사람이거나, 좋은사람인 척하는 사람이거나


그중 하나는 자신일 것이고, 그 외에는 아는사람일 것이다.


내가 일하는 이곳에서는 그 수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다 볼 수 있다.



오 간호사
서쌤 이제 출근하시네요_


서여주
네_ 저 오늘 외래 많나요?

오 간호사
아니요. 오늘은 별로 없어요.

오 간호사
잠 얼마나 잤어요?


서여주
한…3시간?

오 간호사
어쩐지...분명 아까 퇴근했는데 왜 출근하시지_ 했네요.


서여주
이 병원사람들 특징이죠.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고 사는 거

오 간호사
…너무 해맑게 말하는 거 아닌가?


서여주
…그래보여요? 지금 수면부족으로 죽을 것 같은데?

오 간호사
다행히 오늘은 오전 수술이 없어서 외래 끝나고 좀 주무실 수 있으시겠네요ㅎ


서여주
아_ 그러네


서여주
그럼 오늘 얘들이랑 점심 먹고 좀 자면 되겠네요.

오 간호사
좋으시겠네요_ 주무실 시간도 있어서.


서여주
에헤이 - 오간호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죠_


서여주
저는요, 아침부터 이렇게 나와서 해가 뜰 때 퇴근하잖아요.


서여주
오간호사님은 데이 타임, 나이트 타임 다 정해져서 칼퇴할 수 있으면서_


서여주
너무하시네.

오 간호사
저도 요새 저를 괴롭히는 젊은 교수 한 분이 계셔서 칼퇴 못하고 있어요.


서여주
…혹시 그게 나예요?

오 간호사
음_ 네


서여주
고마워요_ 아, 나 외래 시간 얼마 안남았다. 갈게요ㅎ



오 간호사
…맨날 저렇게 병원에만 있으니까 연애를 못하지.



김지수
서쌤 -


서여주
뭐야, 일찍 출근했네?


김지수
아니요_ 집에 안들어갔어요.


서여주
…논문이 너무 많았나?


김지수
우리 교수님은 항상 알면서도 시키시더라_


서여주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지_


서여주
너 레지던트 끝나는 것도 얼마 안남았잖아. 곧 치프 되면서 이 정도는 감당해야지

* 레지던트 : 3~4년간 해당 과목을 배우며 일하는 전공의, * 치프 : 전공의 중 가장 윗년차


김지수
아무리 치프가 되고 펠로우가 돼도 논문은 써야되잖아요.

* 펠로우 : 이 과정을 모두 거친 후, 병원에 남아 교수의 진료나 수술을 돕는 역할


서여주
…그때는 좀 봐줄게


김지수
이 말만 2년 째인 거 아시죠?


서여주
아, 야, 나도 다 썼어_


김지수
아이고, 됐고요, 얼른 옷 갈아입고 나오세요_ 곧 외래 시작해요. 하여튼, 맨날 간당간당하게 시간 맞춰서 오고.


서여주
아, 잔소리 좀 그만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하자_







서여주
아이고, 오랜만이시네요_


서여주
그동안 몸은 좀 어떠셨어요?

환자
저번 수술 이후로 완전히 회복됐어요ㅎ 다 교수님 덕분이에요.


서여주
에이, 환자분이 잘 이겨내주신 덕분이죠.


서여주
그럼 진짜 상태 괜찮은지 확인해볼까요?



서여주
흉터가 생기긴 했네요. 이거 괜찮으시겠어요?

환자
아, 괜찮아요_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서여주
지수야, 혹시 김교수님한테 이거 사진 찍어가서 다시 되돌릴 수 있는지 한 번만 여쭤봐줄래?


김지수
아, 네


서여주
환자분께서 배 쪽에 크게 흉터가 생기긴 하셨어요_ 근데 저희 병원에 계신 교수님께서 흉터 잘 없애시는 곳을 많이 알고 계시거든요.


서여주
그 분께 한 번 가보세요ㅎ


서여주
음_ 흉터 빼고는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 같으니까 저희는 다음 외래 때 봬요_

환자
매번 섬세하게 잘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ㅎ


서여주
네, 들어가세요ㅎ




서여주
몇 분 남았죠?


김지수
다섯 분 남으셨어요.


김지수
들어오시라고 할까요?


서여주
네




김석진
…너 당직이냐

박민재
네


김석진
에휴, 너도 빨리 교수해_

박민재
그래도 전 치프가 좋아요. 교수님처럼 당직이 아닌데도 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것보단 치프가 나은 것 같아요.

박민재
저는 교수 말고 전문의로 남겠습니다.


김석진
…너 소아외과에서 나가

박민재
에이, 왜 그러세요_ 그래도 저만큼 믿음직스러운 조수가 어디있다고 그러세요.


김석진
아니? 저기 오네, 내 믿음직스러운 조수


정호석
소아외과는 사람도 많으면서 왜 맨날 흉부외과 전문의한테 오라가라야.


김석진
자, 인사해, 여기는 소아외과 치프 박민재, 그리고 여기는 흉부외과 4년차 전문의이자 내 의학과 동기 정호석_


김석진
서여주는?


정호석
걔 오늘 외래


김석진
자, 우리 민재는 이제 일하러 가야지ㅎ

박민재
…교수님도 오늘 외래 있으세요.


김석진
하, 민재야, 소아외과 외래 끝날 시간이 이미 넘었을뿐더러 나는 이미 외래를 끝냈다.

박민재
아니, 치프도 없이 혼자서요?


김석진
내가 아까 얘기했잖아_ 내 조수는 한두명이 아니라고


정호석
…제가 같이 해줬어요.

박민재
정쌤은 일 없으세요...?


정호석
있지 왜 없겠어요_ 근데 뭐 중요한 일은 아니라 그냥 해줬어요.


서여주
병원에 너네 둘이 하루종일 붙어다닌다는 소문이 널리고 널렸더라 -


김석진
오_ 우리 서교수님 오셨네

박민재
아, 안녕하세요 교수님


서여주
네_


서여주
…박민재 치프?

박민재
오, 정답


서여주
예 -


김석진
아침 먹었어?


서여주
먹었겠어? 나 어제 새벽 4시에 퇴근했다가 오늘 7시에 출근했어


정호석
너도 참, 너답다.


서여주
칭찬으로 들을게_


서여주
박지민은?


김석진
걔 오늘 아침부터 수술. 아까 아침에 TA환자가 들어왔나봐_


김석진
같이 출근하다가 걔 달려갔어

*TA : 교통사고


서여주
아마도 곧 콜이 오지 않을까 싶다.

띠리리링 -


서여주
나 간다.



서여주
- 네, 서여주입니다.

서은빈
- 네 안녕하세요 교수님, 저 신경외과 레지던트 서은빈입니다.

서은빈
- 오늘 아침 6시40분쯤 34세 여성 TA환자 들어왔고요. 아무래도 사고를 당하면서 심장 쪽으로 무리가 간 것 같아 교수님께 콜했습니다.


서여주
- 잘했어요. 박교수님은 옆에 계시죠?

서은빈
- 계십니다.


서여주
- 알겠어요. 자세한 건 박교수님한테 들을게요.



김석진
쟤도 진짜 열심히 살아.


정호석
내가 봤을 때는 니가 열심히 살지 않는 거야


김석진
조용히 하고 이제 의국 갈까?


정호석
넌 제발 레지던트 좀 괴롭히지 마


김석진
…그렇다고 전문의를 괴롭힐 수는 없잖아


정호석
전문의가 나고, 나를 괴롭히고 있잖아


김석진
응, 조용히 하고, 라면이나 먹으러 가자


정호석
아, 싫어, 나 박지민이랑 서여주 수술 끝나면 먹을 거야


김석진
난 나랑 먹는 게 그렇게 싫냐?


정호석
난 너무 싫어


김석진
됐어, 넌 내 친구도 아니야





서여주
바이탈은요?

서은빈
조금 불안정합니다. 우선 인공호흡기 달았고 장기 내 블리딩 의심됩니다.

* 블리딩 : 출혈


박지민
어, 왔어?


서여주
아, 응, 수술방 언제 열어?


박지민
음_ 30분?


박지민
좀 자고 와도 돼_ 너 어제 새벽 늦게 퇴근했다며


서여주
도대체 내 얘기는 누가 그렇게 하는 거야?


박지민
몰라, 나도 김석진한테 들었어


박지민
피곤하면 의국 가 있을래?


서여주
나 혼자 가면 허전하잖아_ 같이 가자


박지민
그러던지ㅎ




서여주
와_ 신경외과 의국은 몇번을 와도 적응이 안 돼


서여주
흉부외과 의국이랑 크기부터 달라. 이사장님한테 건의드릴까


박지민
좀, 성격 좀 죽여라_ 넌 애가 왜 그렇게 맨날 폭군스럽냐


서여주
왜, 나 같은 여자는 못만나겠냐?


박지민
응. 진짜 너무 무섭다 여주야


서여주
니가 무서우면 뭐 어쩔건데_ 너는 애가 되게 한가하다? 이렇게 의국에도 아무렇지 않게 앉아있고.


박지민
아까 못 봤나봐? 나 오늘 출근때부터 전쟁이었어_


서여주
외래는? 미뤘어?


박지민
아니_ 다른 교수님한테 넘겼어


서여주
아, 그 새로 왔다던 신경외과 최교수님?


박지민
응. 너도 참 모르는 게 없냐


박지민
너 김석진이랑 다니지 마 - 너도 걔한테 옮은 것 같아


서여주
에이, 석진이한테 왜 그래_ 그래도 우리 석진이 나름 귀여운 구석이 있어


김석진
야, 누가 들으면 니가 나 좋아하는 줄 알겠다


서여주
난 너 있는 줄 알았는데?


박지민
…난 몰랐어.


김석진
아이고 그래 지민아, 내가 병균이라고?


박지민
넌 의사면서 병균이라는 얘기를 그렇게 쉽게 꺼내고 싶냐?


김석진
넌 의사면서 옮았다는 얘기를 되게 쉽게 꺼낸다.


서여주
둘 다 조용히 좀 할래? 이 누나는 20분이라도 좀 자고 싶다_


박지민
생일도 12월인게 누나 타령이시네요_


김석진
그래 넌 10월이라서 좋겠다 -


박지민
…너 안 바쁘냐?


박지민
일해, 이제 좀 해라


김석진
난 콜 오기 전까지는 한 발자국도 안 움직일 거야

띵 -


김석진
야, 나 간다


박지민
수고해라 -


서여주
쟤도 참 한결같아


서여주
한결같이 순진하고 착한데 짜증나게 해


박지민
쟤 학교 다닐 때도 저랬잖아


박지민
근데 또 공부는 잘했어


서여주
…머리부터 발 끝까지 재수없네


띠리리리링 -


박지민
- 네, 신경외과 박지민입니다.

서은빈
- 교수님, 수술방, 수술대 세팅 다 됐습니다.


박지민
- 수고했어요. 지금 내려가요_



박지민
야, 일어나


서여주
…진짜 퇴사할 수 있는 날은 두손 모아 기다려본다.



여느 때와 같이 사람 많고, 북적북적한 병원

생을 오가는 일이 거의 매일인 장소



서여주
수술방 열렸대?


박지민
응. 다 세팅 됐나봐


서여주
아, 빨리 가자

보호자
저기 선생님, 여기 응급환자 한명 있는데 좀 봐주시면 안될까요?


박지민
몇호세요? 제가 간호사분께 말씀드릴게요.


서여주
야, 됐어, 너 먼저 올라가


서여주
환자분 지금 어디계세요?

보호자
아, 여기요


박지민
…빨리 와야되는데




서여주
환자분_ 여기가 어디인지 아시겠어요?


서여주
…혹시 환자분 수술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보호자
아, 어제요, 선생님, 큰일은 아니죠?


서여주
아마 배에 출혈을 막아주고 있던 거즈가 떨어져나간 모양이에요.


서여주
제가 지금 외과 선생님께 말씀드릴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보호자
…네, 최대한 빨리 좀 해주세요


서여주
- 네 안녕하세요 흉부외과 서여주입니다. 여기 1인실 병동 3층 302호인데 외과 교수님 한 분만 여기로 와주세요.


서여주
- 장중첩증 수술 환자인 것 같은데 거즈가 떨어져나간 것 같아요.


서여주
- 네, 감사합니다.



서여주
최대한 빨리 오신대요_ 외과 의국이 바로 옆이라 금방 오실 거예요.


서여주
저는 응급 수술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보호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_


누군가의 삶을 위해, 그리고 남은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탁 -

외과 레지던트
아, 죄송합니다. 진짜 죄송합니다_ 제가 지금 급한 상황이라서 이따가 다시 찾아뵐게요.


서여주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_ 제가 콜했어요. 얼른 가보세요.


정호석
핸드폰 깨졌어?


서여주
아, 응_ 근데 괜찮아, 어차피 바꿀 때 됐었어.


정호석
에, 그러네_ 이거 콜 오기 전에 빨리 바꿔야겠다. 액정이 다 나갔네


서여주
아_ 오늘 시간 안되는데


정호석
너 지금 응급수술 있지


서여주
응, 아, 맞네


서여주
야, 박지민한테 혼나겠다, 나 간다 -


정호석
뛰지 마라_




박지민
오늘도 잘부탁드립니다 -


지잉 -


서여주
뭐야, 많이 안늦었지?


박지민
의외로? 얼른 들어와



박지민
포셉 주세요.


서여주
석션 더 해주셔야 될 것 같아요. 시야확보가 잘 안돼요.

서은빈
펌프 작동해주세요_


서여주
펌프 한번 더요.




박지민
…깔끔하지?


서여주
잘했네ㅎ


박지민
칭찬해주는 거냐?


서여주
너 아니고 은빈씨_

서은빈
아, 교수님도 수고하셨습니다ㅎ


박지민
어허, 서은빈 내 레지던트야


서여주
야, 누가 뺏어간대? 나도 내 치프, 레지던트 있어_


박지민
어쨌든, 응급수술이었는데 오늘 잘 된 것 같다.


박지민
이제 밥 먹자_


박지민
마무리는 은빈이가 하고 나오자.

서은빈
네, 교수님.


서여주
조금만 더 수고해요_

서은빈
들어가세요ㅎ



02:33 PM

김석진
너네는 왜 7시에 출근해서 지금이 돼서야 점심을 먹냐


정호석
이젠 이게 당연한 게 된 거지_


서여주
석진아, 밥 먹을 때는 서로 건드리지 말자


박지민
서여주 은근 이런 거에는 예민해


김석진
…정신 나가서 그래


서여주
건들지 말라고 했다_


김석진
아, 야, 다 먹고 좀 얘기해라


박지민
이것들이 어떻게 의사가 된걸까


정호석
나는 나중에 시간 있으면 의사로서 연구 때려치우고 얘네에 대해서 연구 좀 해보려고


박지민
음_ 좋네



서여주
내가 너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


서여주
왜 한 번 말하면 듣지를 않냐_ 말 좀 듣자 석진아 6살도 아니고.


김석진
의사가 돼서는 주먹도 참 잘나간다 그치?


김석진
아주 불주먹이야_ 부러워ㅎ



정호석
시끄럽고, 서여주, 너 휴대폰 언제 고칠 거야?


서여주
…오늘 수술도 끝났고, 이따 오후에 하나 있으니까 그 전에 다녀와야겠지?


김석진
야, 너 그거 바꾸는 김에 번호도 좀 바꿔_ 맨날 보이스피싱 오는 것도 안질리냐


서여주
아니? 나는 이 보이스피싱범이랑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


김석진
우리 정신 좀 차리자 여주야_


서여주
우선 번호랑 액정만 바꾸면 돼. 밥 먹고 바로 다녀올까?


박지민
같이 가줘?


서여주
됐다_ 나 혼자 가


정호석
야, 그렇다고 또 밥 급하게 먹지 말고_ 의사들은 역류성 식도염 쉽게 걸린다.


서여주
됐어, 다 먹었어_ 나 다녀올게ㅎ



정호석
소화시키면서 가라_ 수술하다가 수술대에 토하지 말고



오 간호사
어디가세요?


서여주
아, 저 폰 좀 바꾸려고요.

오 간호사
오_ 드디어?


서여주
뭐야, 다들 내가 폰 바꾸는 거 기다리고 있었어요?

김간호사
병원에서 유명해요_ 서교수님 골동품 들고다닌다고ㅎ


서여주
아니, 누가 그런 소문을 자꾸 내요?

오 간호사
누구긴 누구겠어요_ 김쌤이지.


서여주
아, 김석진?

오 간호사
네


서여주
다녀오면 니가 수술대에 누워있을 거라고 전해주세요.

오 간호사
의사인데도 말을 살벌하게 하시는 게 너무 좋네요.


서여주
칭찬으로 들을게요_ 나 진짜 갑니다.



직원
어서오세요_


서여주
제가 지금 좀 급해서 그런데 그냥 여기서 제일 좋은 폰으로 바꾸고 번호도 좀 바꿀 수 있을까요?

직원
의사이신가봐요?


서여주
오, 네_ 어떻게 아셨어요?

직원
뭘 어떻게 알아요_ 의사가운 입고 오셨잖아요ㅎ


서여주
…아.


직원
음_ 이게 제일 잘나가기도 하고, 기능성도 좋아요.


서여주
그럼 이걸로 할게요ㅎ


서여주
번호는 그냥 이전 번호랑 최대한 비슷하게 해주세요.

직원
음_ 3분만 기다려주세요.


서여주
천천히 하셔도 돼요ㅎ



직원
자, 됐어요_

직원
번호는 선생님 주소록 첫번째 칸에 남겨놨습니다.


서여주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ㅎ



오 간호사
뭐야, 원래 핸드폰 바꾸는 게 15분 안에 할 수 있는 일이었나?


서여주
에이, 제가 최대한 빨리 바꿔달라고 말씀드렸죠_


서여주
아 맞다, 저 번호도 바꿨어요. 지금 알려드릴게요.



서여주
010...2...

오 간호사
전화 걸어볼까요?


서여주
아, 네, 해보세요.

띠리리리링 -


서여주
왔다ㅎ


서여주
이걸로 저장할게요_




박지민
벌써 바꾸고 왔어?


서여주
아, 깜짝이야_ 너 어디가?


박지민
아, 회의 가는 중


서여주
수고해라 -


박지민
야, 나 번호 알려줘


서여주
내가 전화 걸게, 나 니 번호 하나 정도는 외웠어_


박지민
오_ 알겠어, 이따 전화 걸어


서여주
응, 가_




서여주
자식들아_ 누나 왔다.


정호석
꽤 빨리 왔네?


서여주
응, 김석진은?


정호석
걔 방금 콜 받고 내려갔어_


서여주
아아_


서여주
나 번호 바꿨어, 너 전화 걸어봐


정호석
번호 알려줘봐


서여주
아, 010…

띠리리리링 -


서여주
오, 야 나 콜 왔나보다.


서여주
이따 알려줄게_ 나 간다.




서여주
- 네_ 흉부외과 서여주입니다.

- 여보세요.


서여주
- 어, 누구세요?

- 그쪽이 먼저 저한테 전화 건 걸로 뜨는데, 누구세요.


서여주
- 아, 저는 방금 전화번호를 바꾼 사람입니다. 아마 그 전에 쓰시던 분이 거신 거 아닐까요?

- …아, 네.


서여주
- …근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목소린데. 번호도 나랑 똑같네요...?


서여주
-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김태형
- 김태형입니다.

늘 열심히 살아가던 나에게 갑자기 찾아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이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