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주얼리
EP 7. 마지막 화
김태형
좋아해요.
김여주
.....네?
꿈인가?
김태형
좋아한다구요.
김여주
....
꿈... 아닌 것 같은데.
김여주
절... 저를..
김태형
그때부터 좋아했어요. 같이 밥 먹었던 날 부터.
김태형
부당한 상황에 나서는 모습이 멋있고, 잘 웃고 밝은 모습이 기분 좋았고, 같이 있던 그 시간부터 좋아했어요.
김여주
......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은 태형의 손이 떨렸다.
두근대는 여주의 심장소리가 전해질 듯 꽉 잡은 두 손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김태형
..여주씨는 저 어때요?
김여주
.....
김여주
저는....
김여주
저도 팀장님이 좋아요.
김태형
.....!
김여주
그런데,
김여주
잘 모르겠어요.
김태형
..뭐.. 뭘요?
김여주
..제가 팀장님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게 맞는걸까요?
김여주
괜히... 팀장님을 곤란하게 만드는건 아닌가요..?
김태형
여주씨.
김태형
왜 이상한 말을 해요.
김여주
....
김태형
나 진심이에요. 여주씨 많이 좋아해요.
김태형
난 팀장이고, 이 회사의 직원이자 디자인 팀을 이끄는 사람이고, 그만큼 짐이 많은 사람이기도 한데,
김태형
난 나에게 솔직하면서 살고 싶어요.
김태형
하고 싶은것도 하고, 가끔은 일도 좀 미루고,
김태형
사랑도 하면서 살고 싶어요.
김여주
......
김태형
그러니까 여주씨도 솔직해주세요.
김여주
..제가 뭐라고... 왜 그렇게까지 좋으신거예요?
김여주
저보다 훨씬 예쁘고 잘난 사람들도 많은데..
김태형
그래도 여주씨가 좋아요.
김태형
이리저리 따지고 재볼만큼 가벼운 마음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김태형
나 좀 좋아해주면, 안돼요?
김여주
......
진심이야.
날 바라보는 두 눈이 흔들리지 않아.
김여주
...으흑...
김태형
여, 여주씨...!!
김여주
흐윽.. 나, 나도..
김여주
팀장님 좋아해요...
김여주
그런데, 흐윽... 용기가 안 나서... 주위에서 뭐라고 할까봐.. 흑... 두려워서..
김여주
미안해요...
김태형
....
와락-
김여주
....!
태형은 우는 여주를 꽉 껴안았다.
김태형
...뭐가 미안해요.
김여주
...흐으윽.... 흐으...
여주는 태형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 울어본 적이 얼마만인지,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김여주
흐윽... 으어엉...
김태형
.....
태형은 그런 여주를 가만히 토닥여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들썩이던 여주의 어깨도 점점 잠잠해져 가고, 주륵주륵 흐르던 눈물도 점차 멎어갔다.
김여주
하아...
김태형
좀 진정 됐어요?
김여주
네...
울음을 그친 여주가 맹맹거리는 소리로 대답했다.
태형의 눈엔 그것마저 귀여워 보였다.
김태형
참, 여주씨.
김여주
네?
김태형
내가 얼마전에 물어봤던거 기억나요?
김여주
어... 어떤거요?
영문을 모르는 여주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물었다.
김태형
반지요.
김여주
어... 이거...
갑작스레 태형이 내민 반지에 여주는 놀랐다.
반짝거리는 반지는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듯, 은은한 유광을 뽐내고 있었다.
김여주
그때 대표님께 컨펌 받은 반지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김태형
거짓말이에요. 제가 만들기만 했고 컨펌은 안 받았어요.
김여주
그럼 이거 설마...
김태형
명색이 주얼리 브랜드 팀장인데, 이정도는 해야죠.
김태형
어때요?
"남자친구가 직접 만든, 당신만의 주얼리가."
김여주
......
김여주
좋아요. 너무...
김여주
너무 좋아서.. 꿈만 같아요..ㅎ
김태형
앞으로 매일매일 끼고 다녀야 해요. 검사할 거예요.
김여주
알았어요. 팀장님거는요? 커플링 아니에요?
김태형
전 이미 끼고 있었죠.
김여주
ㅎㅎ 잘 했어요.
김여주
그런데 저희 점심시간... 안 끝났어요?
김태형
.....아
김태형
어떡하죠? 이미 1시간이나 늦었는데..?
김여주
네? 빨리 가야죠 그럼..!!
탁-
김여주
왜.. 그래요..?
태형은 벌떡 일어난 여주의 손을 잡아 다시 앉혔다.
김태형
..그냥, 이왕 늦은 김에..
김태형
조금만 더 같이 있으면 안돼요..?
김여주
.....
김여주
좋아요. 팀장님 ㅎ
여주는 활짝 웃으며 다시 태형의 옆에 앉았다.
요 며칠새 본 적 없는 아주 환한 미소였다.
김태형
그런데 그 팀장이라는 호칭 언제 고칠거예요?
김여주
음.. 그럼 뭘로 해요?
김태형
...
김태형
여주 너 편한대로.
김여주
...와....
심장에 해롭다.
김태형
아.. 말 놓는거 불편해요?
김여주
네? 아뇨? 아뇨 절대요!!
김여주
잠시만, 그럼 제가 동생이네요?
김태형
응, 그렇지.
김여주
...그럼...
김여주
오빠?
김태형
...........
태형의 얼굴이 급속도로 빨개졌다.
불타는 고구마마냥 엄청 빨개진 얼굴을 보자 오히려 여주가 미안해졌다.
김여주
죄송해요ㅋㅋㅋ 괜찮아요?
김태형
어.. 음...
김태형
...오빠라는 말을 되게 설레게 하네?
김여주
왜요, 싫어요?
김태형
..싫진 않아.
김여주
...ㅎ
김여주
귀 좀 대봐요.
김태형
왜..?
김여주
그냥, 빨리요-
태형의 귀를 잡아당긴 여주가 속삭였다.
김여주
사랑해요.
김태형
.....
태형도 여주에게 가까이 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김태형
나도, 사랑해.
[ 당신만의 주얼리]_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