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조선에서 왔어요, 도련님

32 | 개학은 이것의 줄임말

달그락_

한참을 시끄럽게 떠들던 세사람이 어느새 조용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이수민

................

설여주

(냠냠 - )

야무지게 밥그릇을 싹싹 비워내고있는 여주를 빤히 보던 수민이 정국에게 다가가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이수민

(속닥 - ) 근데, 쟤 말투는 왜 저러니?

이수민

뭔가 요즘 애들 같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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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게.. 설명하자면 좀 길어서...

조선에서 미래로 온것 같다고 말하면 엄마도 날 미친놈 취급하겠지

이수민

꼭 조선 사람들이 쓸 법한 말투를..

설여주

그야 전 조선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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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아, 엄마..!

불쑥_ 두사람의 말에 끼어든 여주의 말을 뚝, 잘라 끊는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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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제는 집에 완전히 온거야?

이수민

아빠는 내일 모레쯤 오실거고, 엄마는 이제 계속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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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왜 엄마는 먼저 왔어?

이수민

그야..

이수민

그야.. 곧 있으면 너 개학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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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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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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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정국이 이마에 물음표를 수백, 수천만개를 그리고선 수민을 멍하니 바라봤다

정말 생전 처음 듣는 말이라는 양

이수민

뭐야, 그 표정은

이수민

너 설마 모르고 있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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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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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알고있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이수민

으이그, 이 멍청아!

아들이 아니라 웬수다, 웬수_ 라는 말을 시작으로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정국의 등을 때리는 수민

살기위해 필사적으로 몸을 오므리는 정국이었지만 어림도 없었지

이수민

바로 다음주가 개학인데 어떻게 그걸 모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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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아..!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됬잖아...!

이수민

됬잖아 같은 소리하보 있네, 콱 - 그냥

설여주

저...

모자 간의 싸움을 말똥말똥 바라보고있던 여주가 할말이 있다는듯이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설여주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설여주

개학이 무엇인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여주의 질문을 들은 두사람 사이에 몇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그런 그들의 반응에 의아한듯 고개를 갸우뚱 젓는 여주였다

이수민

개학이.. 뭔지 모르니...?

설여주

예, 이곳은 조선과 많이 달라 모르는 것이 많사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여주와 신선한 충격을 받고 굳어버린 수민

그 중간에 끼어서 머리가 아픈듯 이마를 탁_ 짚는 정국까지

멀리서 보기엔 평범해 보이나 가까이서 보면 꽤나,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수민

ㅈ, 쟤 진짜 뭐니..?

이수민

우리나라 사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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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우리나라 사람이.. 맞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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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쨋든 조선도 대한민국이니까..

이수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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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냥 좀 옛것에 많이 물들어서 요즘걸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해줘..

나도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으니

이수민

큼_ 아무튼, 개학이 뭔지 모른다는거지?

설여주

(끄덕끄덕 - )

이수민

그럼 학교는 아니?

설여주

학교라 함은..

설여주

혹, 서당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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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 내가 고등학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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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좀 고급버전 서당이랄까..?

설여주

음.. 그럼 향교나 성균관쯤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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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렇, 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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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사실 본인도 잘 모름)

이수민

여주는 너가 있던 곳에서 학교를 안 다녔었나보구나

설여주

네, 본디 여성은 글공부보다 집안일을 잘해야 하니까요

이수민

무슨 우리 할아버지나 가지고 있을법한 생각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유교사상으로 꽉 들어찬 여주를 이해하기란 솔직히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많으니 당연한거겠지만

이수민

그럼 정국이가 개학한 후에 여주는 어떻게 해야되려나

계속 집에만 두자니 너무 심심해야 할 것 같고

그렇다고 또 혼자 내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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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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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씨를 나랑 같은 학교에 다니게 할 수는 없는거야?

이수민

글쎄, 엄마도 잘 모르겠다

이수민

내가 좀 알아볼테니, 너넨 쉬고있어

이수민

정국이 너는 설거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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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네 -

수민이 방으로 들어간 후, 여주가 정국의 옷깃을 살며시 잡아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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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왜 그래요?

설여주

허면 개학이라는 것은, 학교라는걸 다니기 시작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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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비슷.. 하긴한데

으음_ 곰곰히 무언가를 고민하던 정국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고는 여주와 눈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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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잘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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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개학이라는건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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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개같은 학교의 줄임말이에요

설여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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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꿈같던 방학이 끝난 후 다시 감옥에 들어가는 거거든요

설여주

..............

설여주

...............도련님께선, 글공부가 싫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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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당연하죠, 공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설여주

저는.. 도련님이 참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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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왜요?

설여주

저는 여자라 글을 배울 기회가 없으니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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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니,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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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럼 지금 글을 못 읽는다는 거에요?

설여주

기본적인 천자문 몇개는 할줄 압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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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아직 여주씨에겐 한글이라는 개념이 없겠구나

설여주

저도 글을 읽을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설여주

유창하게 글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ㅎ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여주를 가만히 바라보는 정국

고개를 숙이더니 이내 무언가 결심한듯 여주의 손을 꽉, 잡았다

설여주

ㄷ,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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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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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혹시 글 배워볼 생각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