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두 개의 빛
EP 3. 구원의 첫 걸음


"짐은 잘 챙기고 있는거니? 아무것도 안 보여서 어떡하려고..."


루케온
전 괜찮아요. 어머니도 몸조심 하셔야 해요?

"내 걱정은 하지 말어라. 난 네가 길이라도 일어버릴까 겁이 난다."


루케온
걱정마세요. 이래봬도 저 장사꾼이라구요.


루케온
웬만한 곳은 거의 다 가봤으니 발에 익었어요.

"그것 참 다행이구나."


루케온
...뭐...?


화르륵-


루케온
으읏...!!

웬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 뒤, 순식간에 불꽃이 타올라 집 안을 환히 비추었다.

그리고 그 불은 놀랍게도 한 남자의 손 위에 들려있었다.


루케온
...부... 불...?

"헤... 헤파이스토스 님!!"

정신을 퍼뜩 차린 어머니가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을 보더니 단번에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 임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조아렸다.

뒤늦게 상황 파악이 된 루케온도 어머니를 따라 머리를 숙였다.


루케온
헤파이스토스 님께서 어쩐 일로...


헤파이스토스
제우스 님의 명령이시다.


헤파이스토스
네가 집을 떠나있을 동안, 너희 집에만 불을 밝혀 어머니를 모시도록 해주겠다.


루케온
...!!!


루케온
그, 그게 정말 입니까...?


헤파이스토스
지키지 못 할 약속은 하지 않는다.


헤파이스토스
스틱스 강에 걸고 맹세하마.


루케온
아...

한 번 맹세하면 신이라 하더라도 절대 어길 수 없다는 스틱스 강에 걸고 맹세를...


루케온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헤파이스토스
됐고, 어서 떠날 준비나 하거라. 나도 언제까지고 이 어둠이 지속 되는건 탐탁치 않으니까.


루케온
네, 알겠습니다!


헤파이스토스
...


헤파이스토스
좋은 아들을 두었군.


잠시 후, 먹을거리와 옷가지, 무기들까지 가득 챙긴 루케온이 문 앞에 섰다.

그리고 그의 오른손에는 제우스가 준 횃불이 들려있었다.


루케온
......


헤파이스토스
왜, 두렵느냐?

선뜻 문을 나서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루케온에게 헤파이스토스가 말했다.

어머니를 안심 시키기 위해 말은 걱정말라 했어도, 두려움이 큰 건 어쩔 수 없었다.


루케온
..만약 제가 돌아오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건가요?


루케온
지금은 불이 있기에 저희 집은 이렇게 밝지만... 만약 섣불리 갔다가 길이라도 잃으면...


루케온
...그럼 세상은 되돌릴 수 없게 되는 것 아닙니까?


헤파이스토스
...


헤파이스토스
걱정말거라. 제우스 님이 널 그냥 죽도록 내버려두진 않을테니까.


헤파이스토스
그 횃불도 평범한 횃불은 아니니 안심하고.


루케온
...


루케온
알겠습니다.


루케온
어머니, 제가 올 때까지 부디 몸조심 하고 계세요.

"알았다. 너도 조심하거라."


루케온
...그럼...

끼이이익-


탁-


루케온
...

문을 열고 나오자 다시 어둠이 쏟아졌다.

오랜만에 빛을 보다 나와서인지 무감각해진 눈을 몇 번이나 감았다 떠봐도 어둠은 그대로였다.


루케온
'침착하자.'


루케온
'마을 지리는 일단 잘 알고 있으니까... 조금씩 천천히 나가보면 돼. 횃불은 되도록 아껴쓰고...'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