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내 옆집?
10. 신경이 쓰이는 사람
여주는 재민의 입을 황급히 막아버리고,
조용한 골목으로 데려갔다.
나재민
여기는... 왜 데려왔어어...
나재민
나 진짜 안 취했는데엥...
나재민
제노라는 사람은 또 누구고오...
김여주
미안해요. 생각나는 이름이 카페 사장님 성함밖에 없어서...
김여주
왜 술 마신 건지나 얘기해요.
김여주
회장님이 힘들게 해요?
나재민
아부지?
나재민
아부지는 여주님 덕분에 괜찮아아~
나재민
(술 취한 웃음) 그러니까 다시 나랑 만나쟈. 웅?
나재민
(울먹이며) 나 진짜 일 때문에... 다시는 너 힘들게 안 할게...
나재민
(갑자기 정색하며) 아니지, 제노라는 사람부터 알아야게쑤!!
나재민
내가 비서님께 부탁을...
...
그대로 잠에 빠진 재민이다.
김여주
(한숨)
김여주
여기서 주무시면 안 돼요, 재민님!!!
김여주
눈 뜨세요!!!
결국 여주는 힘겹게 택시를 잡아 재민을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김여주
으... 무거워.
재민을 소파에 대충 눕혀두고 화장실을 가려는데,
딱 붙잡힌 손목.
김여주
깨셨어요?
나재민
...준희야아,
나재민
나 고민이 하나 있는데...
김여주
...또 시작이네.
나재민
너 혹시 다른 남자가 있는 거면...
나재민
나도 그냥 너 잊고 다른 사람이랑... 잘 해봐도 되는 걸까아...?
나재민
나, 자꾸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어.
...
그 말을 끝으로 잠들어버린 재민.
김여주
내일 후회 엄청 하시겠네.
...
* 다음 날.
나재민
...으,
김여주
깼어요?
김여주
잠을 왜 이리 많이 자요.
나재민
(벌떡 일어나며) 에? 어라?
나재민
제가 왜 여기에...
김여주
기억 안 나요?
나재민
...
나재민
네. 제가 뭐 실수한 거 없었죠...?
김여주
있었을까요, 없었을까요?
나재민
...
나재민
있구나.
나재민
뭔데요? 제가 무슨 실수를...
나재민
근데 저 어제 혼자 술 마신 건데 어떻게.
김여주
그거야 연락이 없으셔서 제가 재민님 회사 가보려다가 우연히...
나재민
아.
나재민
죄송해요, 연락 못 드려서.
나재민
생각을 많이 하긴 했는데...
나재민
...
김여주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거예요?
나재민
아니요. 결정했어요.
나재민
만납시다, 저희.
김여주
...
나재민
ㅇ, 왜요?
나재민
설마 제가 뭐 실수해서 마음이 바뀌거나 그런 건...
김여주
에이, 아니에요.
김여주
무슨 실수했는지 궁금해요?
나재민
그럼요. 엄청 궁금하죠.
김여주
음...
김여주
나중에 알게 되실 거예요.
김여주
저절로 기억이 나겠죠. (웃음)
나재민
...
나재민
음...
나재민
그럼 저희 만나는 사이가 됐으니까...
나재민
데이트, 할까요?
김여주
...
김여주
데이트요...?
나재민
네.
김여주
좋죠.
김여주
근데 안경 어디에 뒀어요?
나재민
...!
나재민
저 설마 어제 안경 안 썼어요?
김여주
네...
나재민
헉,
나재민
큰일났다...
김여주
괜찮아요. 알려질까 걱정이 되시는 거면 제가 재민님 아닌 척 다른 이름 불렀으니까.
나재민
다른 이름이요?
김여주
네. 카페 사장님 성함으로 불렀어요.
나재민
...아,
나재민
그럼 문제 없겠네요. 다행이다.
나재민
이제 술이랑 거리를 둘게요...
김여주
어제는 왜 마신 거예요?
나재민
그거야... 심란해서요.
나재민
근데 어제만 마신 거 아니고,
나재민
고민하는 동안 계속 마셨어요.
김여주
...
김여주
저랑 약속 하나 하실 수 있어요?
김여주
이제 떠나간 사람은 확실히 잊어주세요.
김여주
가능해요?
나재민
...
나재민
그래요, 알겠어요.
나재민
잊으려고 노력할게요...
김여주
제가 옆에서 열심히 도울게요.
나재민
감사합니다.
나재민
이제야 조금 마음이 가벼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나재민
...안경은 없어진 거 보면 어딘가에 흘렸나 봐요.
김여주
그럼 그렇게 다닐 수 없으니까...
김여주
비슷한 안경 드릴게요.
나재민
오, 여주님도 안경이 있으셨구나.
김여주
저는 패션용이었는데 요즘은 잘 안 써요.
나재민
(안경을 쓰며) 어때요?
김여주
좋네요. 잘 어울리시는데요?
김여주
역시 얼굴이 잘생기셨으니 뭐든 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나재민
(웃음) 감사합니다.
나재민
(안경을 다시 벗으며) 저 잠시 화장실 좀...
나재민
여주님도 나갈 준비 하고 계세요.
김여주
네.
그렇게 둘은 외출 준비를 했고,
즉흥적인 데이트를 하게 됐다.
김여주
여기 공기가 너무 좋죠?
나재민
그러게요. 사람도 없어서 더 좋네요.
나재민
정말 이게 하고 싶은 거였어요? 다른 거는요?
김여주
음... 글쎄요.
김여주
재민님은 뭐 하고 싶으신 거 없어요?
나재민
음... 저도 글쎄요.
나재민
여주님이랑 같이 있는 시간이면 다 좋아서요.
김여주
...그거 진짜예요~?
김여주
어제 준희님이랑 다시 만나고 싶으시다고...
나재민
(놀라며) 네?!
김여주
(웃음)
나재민
장난이죠? 거짓말이죠?
나재민
제가 진짜 그랬어요?
김여주
장난이에요~
나재민
(안심하며) 아, 다행이다.
나재민
혹시라도... 저 그런 마음 안 가질 거니까 걱정하지 마요.
나재민
잊을 거니까.
나재민
저는 여주님만 생각할 거예요,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