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24화. 뭘 해도 다 예뻐보여.



생각해보니까_

가장 소중하고, 오래오래 옆에 두고 싶은 사람은 진짜 찾기 힘들더라고.

근데 그 사람을 찾고나면, 내가 진짜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고, 하루하루가 행복해지더라고.

이젠 아프지 않고, 행복한 날만 있길 바랄 정도로 니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




김태형
적어도 난 계속 진심이었어.


김태형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야.


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박여주
와 - 뭐야?

박여주
언제 이런 데를 예약했어?


김태형
다 이 오빠한테 맡기라고 했잖아_

박여주
치ㅎ, 오빠는 무슨, 가끔보면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김태형
너보다 어리다니_ 너보다 어리면 애기지.

박여주
애기 맞잖아.


김태형
애기 아니ㅇ….

직원
주문하시겠어요?


김태형
아, 이거 하나랑_


김태형
여주, 뭐 먹을래.

박여주
음_ 나는, 이거.


김태형
그럼 이거랑 이거, 콜라 2개만 주세요ㅎ

직원
네_


박여주
…방금 진짜 오랜만이다.


김태형
응? 뭐가?

박여주
오빠가 나한테 여주라고 불러준 거.

박여주
우리 예전에 만날 때 오빠가 맨날 나한테 여주라고 했잖아.


김태형
지금도 하잖아_ 여주야.

박여주
아니_ 그런 거 말고.

박여주
뭐, 예를 들면_

박여주
아까처럼! 여주, 뭐 먹을래_ 라던가,

박여주
여주, 잘 잤어_ 라던가,


김태형
뭐야_ 그냥 여주야에서 야만 빼달라는 거네?


김태형
여주 맛있게 먹어.


김태형
이렇게?

박여주
…그래, 이거였어.

박여주
이거잖아_


김태형
아_ 입력 완료.

박여주
뭐 어디에다가 입력했는데ㅎ


김태형
내 머리에다가 입력했어.

박여주
그럼 이제 안 까먹어?


김태형
당연하지 -

박여주
알았어, 2주 후에 다시 확인해볼게.


_



김태형
우리 이따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박여주
으음_ 일단 바다는 이미 봤고, 그냥 호텔가서 잠이나 자다가

박여주
밤 되면 야시장 갈래?


김태형
오ㅎ 좋다.


김태형
오늘은 다이어트 생각하지 말고 막 먹어_


김태형
그리고, 난 너 살 빼는 거 별로야.

박여주
다이어트는 자기 스스로가 만족해야 돼.

박여주
나는 만족하지 않아.


김태형
아, 아니야.


김태형
너 지금도 충분히 예뻐_ 지금 볼살이 얼마나 귀여운데.


김태형
근데 살 쪄도 예뻐.

박여주
…거짓말하지 마.


김태형
거짓말 아니야_


김태형
니가 20kg가 찌고, 30kg가 쪘으면 나도 같이 찔게.


김태형
그럼 그때부터 우리 같이 빼자.

박여주
…평생을 함께 해주겠다는 얘기를 예시로 든 거지?


김태형
뭐, 그럴지도?

박여주
놀러왔다고 하루종일 애교를 부리네_


김태형
내 특기지.


박여주
아, 몸은 좀 어때?

박여주
가까이 와봐.


박여주
오_ 오늘은 열이 없다ㅎ


김태형
거 봐, 내가 말했잖아_ 나 금방 낫는다고.


김태형
넌 괜찮지?

박여주
…사실 난 좀 추워.

박여주
분명 어제 그렇게 조심했는데...

박여주
왜 옮은 걸까.

박여주
뭐, 나 잘 때 뭐 했지.

박여주
나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


김태형
아니야_ 너 안건드렸어.

박여주
거짓말.


김태형
난 결백해.

박여주
거짓말이면 딱밤 맞기.


김태형
…이마에 구멍 뚫릴 일 있어...?

직원
음식 나왔습니다_ 맛있게 드십쇼.

박여주
감사합니다ㅎ


김태형
많이 먹어_

박여주
오빠도 -


박여주
…요새 회사에선 연락 없어?


김태형
응. 나 없이도 잘 돌아가나 봐.

박여주
그럼 그냥 퇴사해.

박여주
내가 오빠 먹여살릴게.

박여주
오빠는 퇴사하고 우리 학원 열심히 다니면서 나랑 24시간 붙어있자ㅎ


김태형
ㅎ, 진심이야?

박여주
난 누구같이 거짓말 안 해_


김태형
그 누구가 나야?

박여주
그럼 너지 누구야.


김태형
아, 오빠 붙이라고 했지.

박여주
오빠라는 말이 그렇게 좋아...?

박여주
왜...?


김태형
다른 여자들이 하는 건 별로인데, 니가 하는 건 좋아.

박여주
어쭈, 다른 여자들이 오빠오빠 거렸어?

박여주
누구야.

박여주
언제야.


김태형
사실 없어...

박여주
그치?

박여주
거짓말이지?

박여주
진짜면 당장 잡으러 가자.


김태형
아이, 앉아, 없었어.

박여주
…맛있게 먹어ㅎ


띠리리리링 -

박여주
오빠 거야?


김태형
음_ 아니, 내 건 아니야.

박여주
아, 내 거야.

박여주
주말인데 무슨 일이시지.


박여주
* 여보세요_

원장쌤
* 주말인데 미안해요. 워낙 급한 질문이라.

박여주
* 아, 괜찮아요ㅎ 말씀하세요.


원장쌤
* 여주쌤 혹시 우리가 이번에 전시회를 할까 하는데_

원장쌤
* 여주쌤이 관리자를 하면 어떨까_해서요.

박여주
* …아_ 관리자요?

박여주
* 이번에 전시회 같이 하는 업체가 어디였죠...?

원장쌤
* 저랑 친한 전시업체하시는 분이 운영하시는 컴퍼니인데,

원장쌤
*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_

원장쌤
* 일단 그건 문자로 보내줄게요.

원장쌤
* 한 번 생각해봐요_

박여주
* 아, 네, 들어가세요.


박여주
…뭐지.


김태형
왜? 뭐 안좋은 얘기야?

박여주
아, 아니야.

박여주
그냥 이번에 전시를 내가 책임져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네.

박여주
내가 할 수 있을까.


김태형
당연하지.


김태형
내가 아는 박여주는 충분히 해내고도 남아ㅎ


김태형
잘할 수 있어_


김태형
힘들면 좀 도와줄게.

박여주
알았어. 그럼 오빠 믿고 원장쌤께 말씀드린다?


박여주
RB컴퍼니...?


김태형
RB컴퍼니랑 같이 전시한대?

박여주
응, 원장쌤이랑 친하신 분이 거기서 일하시나봐_

박여주
근데 여기 엄청 유명한 곳 아니야...?


김태형
맞지_ 나도 회의하면서 몇번 들어본 적 있어.


김태형
그럼 박여주 거기 사람들이랑 미팅하는 거야?


김태형
같이 가줄까?

박여주
됐어_ 아직 미팅 날짜도 안 잡혔어.

박여주
뭐, 오고 싶으면 따라오게 해줄게.


김태형
하여튼 센 척은 엄청 해요_


김태형
그냥 대기업이랑 미팅이 처음이라서 떨리니까 같이 가달라고 말해_

박여주
그런 거 아니야.

박여주
빨리 먹고 나가자_ 우리 호텔 체크인 시간 얼마 안 남았어.



04:02 PM
박여주
저, 조금 늦긴 했는데요, 김태형으로 예약했어요.

직원
김태형님으로 4시에 예약하신 거 맞으시죠?

박여주
네.

직원
네_ 701호 스위트룸입니다.

박여주
감사합니다_



김태형
내 이름으로 예약했어?

박여주
나 이상하게 이런 건 엄마 닮았어.

박여주
이런 거 예약할 때 절대 내 이름으로 안 해.


김태형
어머니가 그러셔? 왜?

박여주
몰라_ 뭔가... 뭔가 내 남자친구 이름으로 하고 싶어.


김태형
아_ 그럼 예전에는 내 이름이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막 예약하고 하셨겠네요_?

박여주
아, 아니에요_ 제 남자친구는 김태형 뿐이죠.




김태형
아까 7층이라고 했지?

박여주
응_ 근데 바다가 보일까?


김태형
안보여도 돼_ 우리 어차피 호텔에 많이 있을 것도 아니잖아.

박여주
그렇긴 해.



박여주
…누가 열까.


김태형
와_ 진짜 오랜만이다.


김태형
우리 이걸로 싸운 적도 있지 않나.

박여주
그랬지_ 그냥 빨리 열고 들어가서 쉬면 되는데

박여주
굳이 서로 열겠다고 싸웠었지.


박여주
그래서 지금은?


김태형
내가 겨우 얻은 보석같은 박여주가 열어.


김태형
다음번엔 내가 열게ㅎ

박여주
오_ 웬일로 그런 스윗한 멘트를 하지?


김태형
내가 또 한 스윗하지.


박여주
자, 연다.



김태형
이거 먼저 꽂는 거 아니야?

박여주
…아, 다시.


김태형
솔직히 말해.


김태형
바보지?

박여주
놀려?

박여주
카드 지금 내가 가지고 있다_ 까불다가 못들어오는 일이 벌어질 걸.


김태형
…얼른 열어_

박여주
연다.



박여주
엥_ 바다가 안보이는 게 좀 아쉽긴하다.


김태형
뭐 어때_ 밖에 나가면 되지.

박여주
다음번에는 더 좋은 숙소를 잡아보도록 할게.


김태형
좋아.


박여주
일단 옷 먼저 갈아입고, 좀 쉬다가 저녁되면 밖에 나가자ㅎ


김태형
먼저 갈아입어_

박여주
네 -


…



김태형
뭐야, 귀엽다_ 새로 샀어?

박여주
응_ 오빠 가방도 열어봐.


김태형
에 - 나도 있네ㅎ


김태형
갈아입고 올게, 기다려봐.


박여주
오_ 역시, 모델이 얼굴이 되니까 다 좋아.


김태형
그럼_ 당연하지.


박여주
이제 좀 쉬자_


김태형
우리 영화볼까?

박여주
오, 좋아ㅎ


김태형
뭐 볼래_ 공포, 코미디, SF….

박여주
당연히 공포 아니겠어?

박여주
저거 제일 무섭게 생긴 거 보자.


김태형
…너 지금 나 놀려?


김태형
나 공포 못보는 거 알잖아.

박여주
아니? 몰라.

박여주
…뭐, 무서우면 안기던지.


김태형
됐어. 이런 거 하나도 안무서워.

박여주
그럼 틀어도 돼?


김태형
어! 틀어! 틀어 봐!



정확히 영화본지 30분 후.


김태형
아…!!

박여주
뭐야...?

박여주
울어...?


김태형
…안우러.

박여주
많이 무서워? 그냥 끄고 다른 거 볼까?


김태형
…그래주면 고맙게 생각할게.

박여주
역시 이런 거 못보는 쫄보였어.


김태형
쫄보라니_ 그럼 계속 틀던가.

박여주
안기라고 했더니 그건 부끄러웠나봐?

박여주
손을 아주 꽉 잡더라?


김태형
…ㄴ, 내가 언제.

박여주
암튼 귀여워 우리 태형이.


김태형
됐어. 잠이나 자.






박대리
이팀장님, 이번에 같이 일하게 된 전시팀인데요.

박대리
규모가 좀 작긴해도 전에 했었던 전시들 결과가 다른 팀에 비해서 좋아요.

박대리
거기 원장님하고는 이미 연락이 됐습니다.



김원우
거기 담당자가 누구예요?

박대리
거기 원장님 말씀대로라면...박여주씨랬나?


김원우
박여주….


김원우
결국 만나네.

박대리
…아는 분이세요?


김원우
아, 네.


김원우
여자친구예요ㅎ

박대리
아_ 역시, 팀장님 얼굴이신데 여자친구가 없으실리가 없죠.

박대리
어쨌든 이 프로젝트로 진행할까요?


김원우
네. 미팅 날짜 그분이랑 상의해서 보고해주세요.

박대리
알겠습니다_



김원우
역시 만날 사람들은 끝까지 만나게 되어있어_


김원우
어쩌다가 여기까지 올라왔냐.







박여주
와_ 진짜 좋다.


김태형
밤바다 진짜 오랜만이네.

박여주
그니까. 나랑 와서 좋지?


김태형
당연하지_


김태형
너랑 안왔으면 이렇게 좋은 것도 못보고, 봤어도 좋은지 몰랐을걸?

박여주
오늘 하루종일 컨셉이 스윗남이야?

박여주
아님 진심이야?


김태형
컨셉이 스윗남이기도 하고 진심이 섞이기도 했지ㅎ


박여주
지금까지는 진심이 아니었다_ 이거야?

박여주
왜 이런 걸 컨셉으로 잡아.



김태형
적어도 난 계속 진심이었어.


김태형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야.

박여주
그렇게 말해주니까 진짜진짜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운데_

박여주
좀 오글거린다.


김태형
아.


김태형
그럼 나 이제 안 해.


김태형
다 때려치워.


김태형
뭐_ 뭐, 해줘도 오글거린다고 별로고, 안하면 또 삐져가지고 어렵고.


김태형
뭐 어쩌라고.

박여주
…그래서 지금 불만이라는 거야?

박여주
내가 그러는 게 불만이야?


김태형
에이_ 절대 아니지.


김태형
사랑해.

박여주
됐어_ 뭔 사랑이야.

박여주
난 별로.

그렇게 말하며 태형의 눈 앞에서 손하트를 만든 후 반으로 쪼개는 시늉을 하는 여주.



김태형
너, 너 그런 거 하지 마.

박여주
내가 뭘 어쨌는데_


김태형
아_ 하지 말라고오_

박여주
이거?



김태형
쪼개지 말고 붙여 -

박여주
싫어.


김태형
안붙이면 나 야시장 안 가.

박여주
그래_ 가지 마라.

박여주
나만 갈게.


김태형
…넌 진짜 니 멋대로야.

박여주
불만이야?

박여주
다시 쪼개버린다.


김태형
붙여. 아니다.


김태형
그냥 손을 잡아버려야지.

태형은 여주의 장난을 받아주다가 결국 먼저 손을 잡아버린다.

갑자기 그러는데 또 안설레는 사람이 어디있겠어.

얼굴이 빨개진 여주는 덥다며 얼굴에 부채질을 한다.


박여주
…겨울인데 왜, 왜 덥지?


김태형
그냥 니가 설렌 거야_

박여주
내가? 허, 내가 왜.

박여주
내가 이런 거에 설렐 것 같아?


김태형
설레잖아.

박여주
…어.

박여주
설렌다.

박여주
근데 뭐_

박여주
뭐 어쩔건데.


김태형
너 맨날 그렇게 좋으면서 틱틱거리는 거 진짜 중학생같은 거 알지.

박여주
내가 나이가 몇살인데 지금 중학생이래.


김태형
내 눈엔 중학생처럼 귀여워보여.

박여주
말도 안되는 거짓말치지 말랬지.


김태형
조용히 해_ 그냥 빨리 걷기나 해.


박여주
내가 그렇게 귀엽냐? 어?

박여주
내가 귀엽냐고_


김태형
어_ 귀여워. 아주 터뜨리고 싶을만큼.

박여주
…너무한 거 아니야?


김태형
원래 귀여운 거 보면 깨물고 싶고 터뜨리고 싶잖아.

박여주
아니...?


김태형
음, 난 그래.

박여주
이상한 사람을 만났었네, 내가.



오히려 남이 된 모습이 더 좋아보였던 우리가 다시 이렇게 만난다는 건,

다시는 찢어지지 말라는 뜻으로 알고 있자.

서로 원망하고 그만큼 그리워했던 시간이 4년이나 되니까

앞으로 그 4년을 메꿀 수 있도록 우리 더 사랑하자.

아무도 우리를 방해할 수 없게.

확신을 주고 배려하며 그 전보다 더, 앞으로 일어날 미래보다는 작게 사랑하자.

꿈이었다면 아쉬울 만큼.